조선반역실록 - 12개의 반역 사건으로 읽는 새로운 조선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아는 역사는 승리자의 역사. 반역이란 통치자에게서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을 빼앗는 행위입니다. 그 시대의 최고 권력에 맞서면 반역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성공하면 영웅, 실패하면 역적이 되는 이 묘한 이치를 정작 역사를 들여다볼 때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200만 베스트셀러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외 22년간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를 펴낸 박영규 작가는 이번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조선시대 12개의 반역 사건에 숨은 진실을 통해 새롭게 조선사를 들여다보는 책 <조선반역실록>.

 

 

 

조선의 혁명가 이성계는 고려의 역적입니다. 그것도 세 번씩이나 역모를 하면서 조선을 세웠습니다. 위화도 회군 정도의 토막 이야기만 알고 있었는데, <조선반역실록>에서 이성계의 역모가 성공하기까지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며 의문을 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보니 이성계는 자신의 의지와 주변 상황이 맞물렸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인물이더라고요. 새삼 그 책략이나 실행력에 경탄했습니다. 만약 위화도 회군 이후 쫓겨난 우왕의 아들인 아홉 살짜리 창을 왕위로 세우지 않고, 이성계의 뜻대로 왕실 인물 중 덕이 있는 자를 골랐더라면 고려의 역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해집니다.

 

 

 

고려왕조의 피 묻은 손에 의해 세워진 조선. 이후 정몽주와 이방원, 이방원과 정도전의 싸움도 정말 살 떨리는 스토리였습니다. 왕이 된 후 치세가 어떻든 그 자리에 올라서고 왕권을 굳히기까지의 과정은 전쟁이었습니다. 선비처럼 점잔 빼는 전형적인 양반의 모습으로만 이미지화해서인지 내심 많이 놀랐어요.

 

 

 

단종을 내쫓고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 스토리도 영화를 통해 익히 알려져 있는데, 왜 수양대군이 당시 크게 문제 될 것 없었던 정치판에 뛰어들었는지 그 과정이 나옵니다. 유명무실해진 왕권을 강화하겠다는 일념만큼은 진심이었을 겁니다.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가진 허균은 워낙 다양한 계층 사람들과 사귀길 좋아한 탓에 오히려 화근이 된 사례였습니다. 광해군의 신임을 받았지만 결국 정치의 희생양이 됩니다.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정여립 역시 자유로운 사상가로서 시대를 잘못 만나 영웅이 아닌 역도로 몰려 생을 마감했습니다. 둘 다 원인을 스스로 제공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말입니다.

 

<조선반역실록>에서 다룬 반역자들은 성공해서 왕이 된 이도 있고, 실패해서 죽은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로 세운 조선이어서 그럴까요. 피는 피를 부르는 식이었습니다. 고려의 피로 조선을 세운 이성계, 아비의 역적이 되어 왕이 된 이방원, 그의 손자 수양은 조카를 내쫓고 왕이 되었습니다. 신하들 사이에서도 역적 고변이 출세길이 되어 거짓 역모로 정치의 희생양이 된 이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실록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에 대사를 적절히 가미해서 드라마 보듯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반역사를 총망라한다면 너무 방대한 작업이 될까요. 12개의 반역 사건을 다룬 <조선반역실록>에 나온 사건 외에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개할만한 의미가 있는 사건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