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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여지도 - 두 발과 땀으로 써내려간 21세기 대한민국 노동의 풍경
박점규 지음 / 알마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노동여지도] 이야기로 그린 대한민국 노동지도

 

 

퇴사 후 긴 알바천국이의 삶을 보내다가 얼마 전 새 회사에 입사하였다. 남정욱의 <차라리 죽지 그래>를 읽으면 요즘 청춘들이 사회적 나이를 먹지 않아 자기가 원하는 직업이 아닌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직업에 목을 멘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청춘을 지난 지 얼마 안 된 입장에서 변명하자면 유치하고 나약해서가 아니라 3000만원 넘게 주고 산 졸업장에 대한 책임감이자 등골이 휜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죄책감 때문이다. 몇 년 전 20% 정도의 젊은이들이 평생 정규직을 하지 못한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남의 일 같았는데 서른까지 정규직으로 일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이번 입사 후로 아버지는 나와 말도 섞으려고 안 하신다. 4대 보험 유무, 번지르한 이름을 찾을 것인가 중소기업에 안착할 것인가 말고는 연봉 2000 이하에선 정규직과 비정규직, 파견직의 구분이 무의미한 것 같다. 주5일 주간 전일제로 근무하면 좀 쉴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좋아진 건 아직 밤에 일을 안하고 하루에 여섯 시간 자도 죄책감이 덜하다는 것 정도이다. 여전히 알바를 하고, 없는 시간을 쪼개 자격증 공부도 하고 책도 읽으며 입사하자마자 다음 직장 준비를 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니까 최소한의 교육기간만 주고, 영어 사용 등 업무량은 정규직과 같다보니 오버타임 근무를 밥 먹듯 한다. 다들 어떻게 제 나이에 연애 열심히 하고 결혼할 수 있는 건지.

 

<노동여지도>를 보기 전에 충격적인 다큐 하나를 본 적이 있었다. 취업시장에서 4년제 문돌이만큼 쓸데없는 불가촉천민이 없다고, 최후의 로망은 공장이다라는 농담을 정말 많이 한다. 그런데 이 다큐에서 울산, 구미 등 주요 공단 밀집 지역에서 기본급 150미만인 곳이 수두룩하며, 흔히 우리가 아는 200후반에서 300대 생산직 월급은 특근, 야근까지 다 하는 만근으로 겨우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강도가 하늘과 땅 차이인 저강도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이나 비슷한 월급을 받는다는 걸 보고 놀랐다. 그런 우리나라 노동계의 실태를 전국 스물여덟 지역을 직접 발로 밟고 인터뷰하며 쓴 <노동여지도>가 있다. 무척 인상 깊게 읽은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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