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만 타면 멀미가 났다

엄마는 검은 봉다리 내 목에

걸고 한 숨 자라 했다

그물 속 잡힌 고기 놓칠까봐

삶은 계란 든 빨강 망을

꼬옥 쥐었다




목타지요 이거 하나 드세요

건너편 자리 앉은 덩치 산만한 아저씨가

엊그제 빠마한 엄마한테 말을 건다

자꾸 멀미가 난다

겨드랑이 파고드는 내게

저 먼상 바라보면 좀 날거

라며 머리를 쓰담는다




아저씨가 준 캔 뚜껑 입으로 열다가

피가 났다

골고루 먹어야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쑥쑥 큰다 하던데요

입술에서 나는 피는 왜 비릴까요




신기하게도

버스를 내리니 멀미가 그쳤다

아빠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사 준

삶은 계란은 여전히 따끈하다

비릿했던 피도 계란 찍어 넘기니

캐첩처럼 달콤하다

엄마 잃을까 블라우스 자락을

꼬옥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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