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상담실 이야기 - 마음이 멍든 아이들을 위한
이지성 지음 / 성안당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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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반은 참 부러운 심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딱딱한 교직사회에 적응하지 않고 자기만의 심성을 계발해서 독특한 자기 색깔을 찾아냈으니 그는 교사로서 성공의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많은 교사들이 '가르친다는 것'의 어려움에 괴로워하다가 가르치지 않고 관리하는 직업인 교감, 교장으로 올라가려고 자기 길을 정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계의 대세다. 교사가 되고자 한 이들도 어린 영혼을 가르친다는 일의 소중함을 제대로 알고 그 길로 접어드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때문에 교직에 나와서야 그 영혼들을 만나고, 그 일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 그러나 정말 가르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인간이 인간을 가르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탈무드>에서 랍비는 탈무드교사가 되고자 찾아온 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학문을 배우려면 도서관을 가거나 혼자서 집에서 책을 읽으면 된다. 학교는 학문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위대한 영혼을 가진 이를 만나는 곳이다."
학교의 본질을 정확하게 일러주는 말이다. 아이들의 영혼을 매만질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스승이 될 수 있고, 아이들도 기꺼이 제자가 되기를 원할 것이다. 교육제도라는 틀 속에서 만나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예비해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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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세상에서 제일 크고 신기한 우유니 소금호수의 나라 - 꿈소담이의 세계여행 3
박후기 글, 조성철 사진 / 꿈소담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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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니 소금 호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소금호수가 있는 곳이 바로 볼리비아의 우유니 호수다. 옛날에는 그곳이 바다였다고 한다. 이제는 바다는 아니고 소금을 생산하는 소금호수가 되어버렸다. 그곳에는 소금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지구상에 단 하나 있다는 소금호텔도 있다. 또한 소금호수 주변에 사는 유일한 식물인 선인장이 있다. 다 자라면 10미터도 넘는단다. 나이는 몇 백살이나 된다고 하니, 무슨 신화 속에 나올 법한 이야기인 것 같다. 소금을 져다 나르는 라마는 내가 그곳에 가 본다면 꼭 만져보고 싶다. 

볼리비아는 남아메리카를 지나가는 안데스 산맥의 가장 높은 지대에 있는 나라이다. 수도인 라파스와 포토시 같은 도시들은 알고 보면 유럽인들의 착취의 흔적이다. 엄청난 매장량을 자랑하는 은광을 개발하기 위해 지었던 도시가 볼리비아의 수도도 되고 관광도시도 되었던 것이다. 가짜 돈과 물건을 교환하는 알루시따 축제는 거꾸로 그들이 얼마나 가난하고 궁핍한가를 증명해주는 슬픈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 지구상에는 아직도 절대적으로 가난한 나라들과 착취당하는 인민들이 얼마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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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 여행하며 읽는 우리 고전 5 여행하며 읽는 우리고전 5
박천홍 지음, 이상규 그림 / 서울문화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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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진주니어에서 나온 이차원의 <대동여지도>를 보고 난 뒤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박천홍의 ‘여행하며 읽는 우리 고전’시리즈 중의 한 책이다. 전에 박천홍이 쓴 <자산어보>편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기대가 많았다. 이차원의 <대동여지도>에서도 박천홍이 쓴 이 책을 훌륭하다고 칭찬을 해 놓았다. 이런 저런 기대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 내용이 괜찮았다. 초등학교 사학년 정도면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한 분량이고 내용이다. 김정호 이야기가 초등학교 오학년 교과서에 나오니 오학년이 읽어도 괜찮겠다. 김정호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이 워낙 간략하다보니 김정호에 관해서 특별히 내용을 많이 늘어놓을 것이 없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  이차원의 책이 좀 더 길고 자세하기 때문에 중학생 정도에서 보아도 괜찮을 만한 수준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에게 딱 알맞은 내용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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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향연 - 광우병의 비밀을 추적한 공포와 전율의 다큐멘터리 메디컬 사이언스 7
리처드 로즈 지음, 안정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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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은 먼 나라 이야기인줄만 알았다. 난데없이 우리 식탁에 광우병이 걸린 소고기가 오르게 생겼다. 이것을 가장 심각하게 느낀 것은 중고등학생들이었다. 최초의 집회를 조직한 것은 그들이었다. 4.19이후 최초로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와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알린 경우라 한다. 나머지 세대들은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해서 촛불은 100만에 가까운 시민들을 광장으로 불러냈다. 나는 엉덩이가 무거운 편이라서 좀 늦게 촛불집회에 가보았다. 시위대에 섞여서 “고시철회 명박퇴진”을 외치면서 흥분을 느끼기도 했다.

광우병이 도대체 무슨 병인지를 모르겠더라. 신문이나 인터넷을 보아도 세밀한 이야기는 알기가 힘들었다. 인터넷서점을 뒤져보니 소고기 정국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책들을 소개해놓았다. 10권 가까운 책들을 후보로 올려놓았더라. 그 가운데서 내가 처음으로 읽어본 책은 스티븐 로즈가 쓴 <죽음의 향연:Deadly Feast>다. 사고 나서 하루 저녁에 다 볼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이 사람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원자폭탄 만들기>라는 책으로 퓰리처상까지 받았다는 글쟁이다. 과학을 대중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설하는 저술가라고 보면 되겠다.

이 책은 한편의 공상과학소설처럼 읽힌다. 그렇게 흥미진진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칼턱 가이듀섹 박사다. 파푸아 뉴기니의 포레족이 걸렸던 쿠루병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수십년간의 연구를 진행한 사람이 바로 가이듀섹 박사다. 사실 난 이름을 외우기가 좀 어려웠다. 박사는 체코계 미국인이다. 어려서부터 천재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가이듀섹 박사는 쿠루병의 경과를 밝혀낸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알고 보니 쿠루병은 포레족이 동족을 먹었기 때문에 생긴 병이었다. 그들의 뇌세포를 분석해 보니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과 비슷했다. 죽기 전에 심각한 정신의 퇴조를 보이다가 죽은 환자들을 분석해보니 뇌에 스펀지 같은 작은 구멍들이 뚫려있더란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해면상 뇌증’이다. 문제는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같은 경우에는 100만명당 1명 정도의 발병을 보이는 희귀병인데 비해서, 쿠루병은 포레족의 1/10 가까운 사람들이 걸렸던 병이었다는 것이다. 그 정도면 대규모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 보니 포레족들은 쿠루병에 걸려서 죽은 동족들도 먹었더란다. 남자들은 안 먹었고, 여자와 아이들만 먹다보니 그 병은 거의 대부분 여자와 아이들만이 걸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종류의 해면성 뇌증 이야기가 나온다. 양과 밍크, 사슴, 소가 해면성 뇌증에 걸린 동물이 된다. 원인을 밝히다보니 박테리아도 바이러스도 아닌 특이한 물질이 나온다. 그것이 이른바 프리온(Prion)이다. 프리온이란 물질이 해면성 뇌증을 전파하는 주범이라고 나온다. 더 연구해보니 프리온은 정상 프리온이 있고, 변형 프리온도 있단다. 이른바 변형 프리온이 해면성 뇌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미생물인지 단백질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것이다. 지금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견해는 그것이 단백질이라는 것이다. 그 견해를 밝힌 사람이 프루시너 박사다. 그는 프리온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사실 이 부분에서 내 빈약한 생물학 지식이 바닥이 나서 책의 내용을 따라가기가 좀 힘들었다. 그래도 공부하면 재미있는 내용이 더 많이 나올 듯 했다.

영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고 난 뒤 10년간의 이야기를 따라 가노라면, 과연 국민경제와 국민의 건강을 놓고 저울질하라면 경제보다 건강을 선택할 위정자는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보수당 정부는 끝까지 광우병의 인간전염을 부인했다. 결국에는 광우병이 인간에게 전염된다는 것을 시인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기간이 10년이었다. 지금 미국의 축산업계 현황을 보면, 미국은 이제부터 광우병 드라마가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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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장 - 미국 산 육류의 정체와 치명적 위험에 대한 충격 고발서
게일 A 아이스니츠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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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서 국어사전과 영어사전을 뒤져보았다. 도살장(屠殺場)이란 한자를 풀이한다면 ‘동물을 찢어서 죽이는 마당’이란 뜻이었다. 살(殺)의 의미만 무서운 줄 알았는데, 도(屠)의 의미는 더 무서웠다. 영어로는 slaughterhouse다. slaugher란 푸줏간 주인이란다. 우리로 치자면 백정쯤 되겠다.

이 책은 끝까지 읽기가 힘든 책이다. 책의 내용 곳곳에 넘치는 것이 동물들의 고통스런 신음소리와 피 냄새다. 잘 짜여진 과학다큐멘터리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동물의 비참한 죽음과 도살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힘겨운 노동에 대한 신랄한 고발장이다. 글의 갈래로 치자면 ‘르포르타주’에 속하겠다. 책의 80% 이상이 소와 돼지, 말, 닭을 도살하는 도살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묘사로 채워져 있다. 주된 내용이 도살장 노동자들에 대한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묘사가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글쓴이인 게일 아이스니츠는 여자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도살장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동물학대를 고발하기 위해서 10여년 가까운 세월을 갖가지 고생을 겪는다. 나중에는 이 일 때문에 유방암에 걸리기도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온몸이 불편했는데, 그것을 직접 겪은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글쓴이는 미국 전역의 도살장을 다니면서 도살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젊은 여자가 도살장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는 일은 무척 힘든 일이다. 도살장은 근무여건이 워낙 나쁘다보니 대부분 미국내 최하층 계급이나 불법 이주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도살장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가정에서 폭력적으로 푸는 경우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마약이나 알콜에 손을 대는 사람도 인터뷰 중에 나온다. 글쓴이는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고 그것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

80년대에 채광석이 번역해서 나왔던 업튼 싱클레어의 <정글>은 1906년에 발간된 소설이다. <정글>은 시카고 식육공장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내용이 너무나 실감나고 노동현실은 끔찍하다. <정글>의 반향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당시 대통령인 테디 루즈벨트는 정육법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정육공장에는 정부 검사관이 상주하면서 고기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검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20세기 후반에 와서 서서히 역전된다. 이른바 ‘자비로운 도살’에 관한 법이 제정되었지만, 내용은 더 후퇴해서 검사관이 도축과정을 제대로 검사하고, 문제가 생기면 정지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이 대폭 후퇴한다. 그 결과로 동물들은 목숨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껍질을 벗기우거나 삶은 물에 데쳐지기도 한다. 또한 세균에 오염된 고기가 생산되어 소비자들은 소나 돼지가 가지고 있던 병에 걸리게 되기도 한다. O157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고기를 먹고 무서운 병에 걸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다.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은 80년대 들어서 레이건 행정부가 집권하고 나서부터이다. 이른바 규제완화가 식육공장에도 적용이 된다. 고기에 대한 검사도 모두가 아니라 일부 표본을 추출해서 하게 된다. 이른바 HACCP의 경우에는 검사권한 자체를 식육회사 자체에 맡기는 식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기업에 대한 감시가 약화되는 시대분위기를 따라서 정육공장도 그러한 감시와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게 되고, 결과는 오염된 고기의 대규모 유통이다. 작업속도를 빠르게 해서 생산성을 높이려다보니 도축하는 시간은 단축되고, 노동자들의 작업강도는 더 세진다. 그 과정에서 온갖 불법행위들이 벌어진다. 글쓴이가 한국어판 머리말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미국의 도살장 실태는 믿을 수 없다. 1997년에 초판이 나온 책이지만, 여전히 미국의 도살장은 큰 변화가 없다고 하니까 어떤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더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더불어 한국의 도살장 실태는 과연 어떨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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