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최소원칙
도정일 외 지음 / 룩스문디(Lux Mundi)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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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를 필요로 하는 최근 우리 사회에 대한 사회 각계 전문가들의 반향을 아우른 것”으로 경희대 교육대학원에서의 특별담화를 기록한 것이다. 글에 대해 나름의 일가견을 가진 분들을 초대해 그들의 ‘글’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훈, 김영하와 같이 그 이름만으로도 글쓰기의 힘을 대신할 수 있는 소설가들부터 교수, 변호사, 평론가까지 여러 분야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물론 글을 쓰기위한 실천적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글쓰기의 최소원칙>이라는 책 제목처럼 글을 쓰기위한 최소한의 마음자세, 혹은 글쓰기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여러 인사들을 섭외하다 보니 아무래도 어려움이 많았으리라. 시작과 끝 부분의 작가들에 비해 중간에 삽입된 작가들은 비중이 떨어지는 것 같다. 글 자체도 어렵고 글쓰기라는 주제와 동떨어진 내용도 보인다. 일정량의 분량을 위해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렇다고 책이 엉망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여기 책에서도 지적했듯 평하는 글을 적다보면 아무래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장점부터 이야기하는 게 순서겠지만 나 역시 전문적인 교육 없이 글을 쓰다 보니 적기 쉽고 말하기 쉬운 단점부터 들춰지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몇 몇 작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도정일 :
개인에게서 출발하는 일상의 글쓰기를 강조한다. 특히 학생들은 여러 실천적 방법을 통한 훈련으로 논술 부담을 떨쳐버리라 한다. 교육현장에서 오래 계셨던 분인지라 지금의 교육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많이 털어놓는다. 학생을 직접 마주하는 교사로서 독서나 글쓰기를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이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아무런 준비도 없는 아이들에게 강압적이고 수동적인 글쓰기만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대담형식의 글 중간에 청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리, 요약하는 김숙이 교수님의 모습 역시 인상 깊다. 전체의 흐름을 염두에 두어놓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이끌어나가는 대화 기술은 서로를 무시한 체 자기주장만을 되풀이하는 우리들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어쩌면 이런 대화 기술 역시 오래된 글쓰기를 통해서나 올 수 있는 산물이리라.

김훈 :
몇 해 전 독서토론회에서 봤던 그가 생각난다. 나지막하면서 어눌한 듯 이어지는 김훈님의 억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았다가는 무슨 말인지 놓쳐버리기 쉬운, 조금은 난해할 수 있는 말로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국어가 갖고 있는 모호함을 인문학에 대한 체계적 접근을 통해 과학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나 역시 우리말을 너무 함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지금도 글을 쓰고 있지만 글자 한자 차이로 문장의 의미와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한 문장을 놓고 어떤 표현이 더 적당한지 갈피를 못 잡을 때도 많이 있다. 좀 더 정확한 표현을 위해 국문법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도 필요하지 싶다.
또한 기자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글쓰기에 대해서도 간단히 얘기한다. 칼럼과 에세이의 본질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최재천 :
통섭을 통해 학문 간의 소통을 이뤄내자고 말한다. 깊이 파려면 넓게 파려면 넓게 파야한다지만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넓게 파다가는 한도 끝도 없게 되었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파자고 말한다. 각자의 분야를 파되 다른 사람의 분야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편협한 개인플레이로 치닫고 있는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복이 아닐까 싶다.

배병삼 :
고전에 대한 이해와 그에 대한 글쓰기를 말한다. 단어와 구절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에 놓고 낯설고 간결하게, 현실에 맞게 적으라 한다.
하지만 고전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배병삼 교수님의 글, <고전, 현재형으로 끊임없이 다시 써야 할 ‘오래된 미래’>는 쉽게 다가오지 못하고 겉돈다. 일단은 고전에 대한 나의 무지 때문이리라. 그리고 나를 이해시키지 못한 교수님의 글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리라...

김수이, 이문재:
김수이 교수님은 일단 많은 글을 읽고, 많은 글을 쓰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생긴 ‘결핍’과 ‘잉여’의 경험을 수사적이고 미학적으로 표현해보라고 한다.
이문재 교수님은 좀 더 실천적 방안을 제시한다. 메모하고 관찰하고 필사해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글을 쓰라고 한다.
하지만 글이라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던가. 수많은 문학 지망생이 존재하지만 세상에 빛을 보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 독서와 사색이라는 오랜 담금질이 없이는 몇 페이지의 글도 채울 수 없는 것이 바로 글이다. 좋은 글이 나오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학적 경험이 충만해야 할 것이고 이것을 스스로 소화하고 토해낼 수 있는 문학적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지 싶다.
아, 어려운 글쓰기여...

계속해서 박원순, 민승기, 이필렬, 차병직, 최태욱 님의 글 이야기가 쏟아진다. 하지만 다소 어렵게 다가오는 글도 있고 글쓰기라는 실천적 행위와는 멀게 느껴지는 글도 보인다. 초반부에 지닌 힘과 집중력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느낌이다. 비록 책의 말미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김영하 님을 불러 앉혔지만 ‘글쓰기의 최소원칙’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마무리 짓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김영하 :
김영하 님의 잡기에서부터 최근의 소설,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까지, 글과 관련된 그의 오늘 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한 정규교육 없이 어린 시절의 독서와 평범함에 대한 조율을 통해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확실히 다지고 있는 그를 보자니 부러움과 시샘이 몰려온다. 진지하면서도 기발함이 느껴지는 ‘힘’ 쎈 작가, 김영하.

글이란 확실히 부담스러운 존재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오는 경험의 재생산이나 한편의 글을 마무리 지었을 때의 뿌듯함도 크다지만 그에 못지않게 글쓴이를 고달프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머릿속에 맴도는 수많은 영상들을 단어와 문장이라는 기호로 표현하려다보면 머릿속이 절로 뜨거워진다.
하지만 하나씩 쌓이는 나의 결실들을 대할 때면 창밖에 뛰어노는 자식들을 보는 것만큼이나 흐뭇해진다. 수십 번을 고쳐가며 글을 다듬다가 자신을 마음에 딱 들어맞는 글을 찾았을 때의 즐거움은 글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이리라.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도 글을 적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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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책읽어주기의 힘 -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짐 트렐리즈 지음, 눈사람 옮김 / 북라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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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 책을 읽자.
그 속에 길이 있다지 않은가. 지금은 보이지 않더라도 끈기를 갖고 찾다보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시공을 체험해볼 수 있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 책!

<하루 15분, 책 읽어 주기의 힘>을 읽고 있다.
하루 15분씩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아이의 성적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가 읽어주는 책에선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나는 과연 얼마나 읽어주었던가?
앞서도 언급했듯 책이 갖고 있는 ‘길’의 의미를 느꼈기에 우리 아이들만큼은 책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전에는 책 읽어주기에 대한 중요성을 통감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저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지 실제로 읽어준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물론 나 자신의 책 읽는 시간 역시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많이 갖질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하루 몇 분만이라도 좋으니 꾸준하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말한다. 거기다 책 읽어주기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을 오랜 경험에서 얻은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책의 유익함을 알고 있지만 그 활용에 대해선 소극적인 우리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길 바라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15분을 투자라고 이야기한다.
많이 읽어줄수록 아이들은 책 읽기를 즐기게 되고 그에 비례해 어휘력이 증가할 것이다. 이를 통해 쌓인 배경지식은 보다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바탕이 될뿐더러 그들의 자녀들에게까지 책읽기의 모범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책 읽어주기는 믿기 어려운 놀라운 기적을 일으켰다. 주의력결핍장애를 갖고 있던 아이가 책을 통해 차분함과 집중력을 높였고, 장애아 판정을 받은 아이가 부모님의 끈질긴 노력으로 정상인과 다름없는 아이로 성장하게 되었다. 또한 소원했던 가족들 역시 책 읽기를 통해 더욱 친밀해졌다. 단순하고 더딜 것 같은 책 읽어주기의 효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책 말미에는 ‘책 읽어주기’에 활용할 수 있는 적당한 책을 연령대별로 소개하고 있어 지금 당장 마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입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이 외국 번역책이라 조금은 아쉽다. 저자가 외국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출판사가 저자와 국내 전문가를 연결, 조율해 우리나라 책도 몇 권 추천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리고 역자의 말처럼 조금 반복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책 읽어주기의 모범적인 사례를 설명하고,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 그 만큼 중요한 것이겠지만 자칫 지루하게 들릴 수 있겠다. 260여 쪽에 이르는 페이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례를 조금 줄였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겉으로만 교육, 교육 하면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려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진작 책 읽어주기의 중요성을 알고 많이 읽어줬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오늘 저녁에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야겠다. 나의 작은 관심과 노력은 아이의 장래에 큰 밑바탕이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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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권력
황기우 지음 / 원미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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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권력 - 황기우> 을 읽고.


진정한 교사란 무엇이고, 어떠한 위치에 있는가? 그리고 요즘의 일련의 교사에 대한 사회의 냉소적 시각에 대한 물음과 ‘교사의 권력’이라는 말이 가지는 약간의 권위적인 느낌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된 책(‘교사의 권력’)읽기로 새로운 교사의 직무와 사회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교사라는 직업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고, 사회에서의 견제와 통제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전체적으로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인식하고 사회에 전문가들의 집합체로서 봉사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대안들을 제시하여 ‘단체교섭’등의 방안으로라도 교사와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자는 것에 그 목적이 있겠다.
이러한 책의 내용은 교사를 지망하는 나에게 있어 하나의 교사로서의 막중한 책무감과 더불어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었기에 여기를 통해 몇 자 적어볼까 한다.

‘교사’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제일 처음 머리에 떠오른다. 막연히만 생각해 왔던 교사들의 어려움들도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교육의 첫째 목적은 아이들에 대한 바른 교육에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교사와는 별 관계가 없을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많은 어려움과 복잡한 사회적 환경이 숨어있음을 본다.
먼저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면 교사들은 그들만의 독립적인 힘과 능력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상부기관이나 사회단체들의 지나친 간섭은 교사들의 의욕상실과 무력감만을 가져올 것이며 이러한 규제로부터의 자유와 교사 자신들의 내적 성숙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교사의 권력’은 이루어 질 수 있으리라 본다.
이러한 교사들의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첫째로 교사들의 전문직화를 통해 교사들의 목소리와 권위, 사회적 지위, 경제적 여건을 향상시켜야 한다. 교사를 말로만 전문직이라 일컬어지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보다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교사나 예비교사들 스스로는 자신들의 과학적 지식을 기르는데 역점을 둬야할 것이다. 자신의 전공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다변화되어가는 사회에서 교사로서 아이들의 존경을 살 수 없을 것이다. 스스로의 훈련과 많은 교양의 습득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교사들은 직업으로서의 교사가 아닌 사회 봉사적인 측면의 교사로서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교사들은 단순노동도 아니며 한 순간의 판단으로 바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의 마음이 없다면 지속적인 교육과 관심은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다.
또한 교육 자체에 대한 이념과 신념이 확실히 서 있어야 할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다양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확실한 신념이 없다면 성의없는 교육과 과거의 무의미한 이론만 답습하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교사의 임용 또한 중요한 일이다. 엉터리 교사는 엉터리 학생만을 만들어낼 뿐이다. 이 학생 역시 엉터리 선생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것의 결과는 바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계속적인 악순환으로 사회는 점점 혼란스러워 질 것이다. 아이들이 미래의 희망이라면 교사는 희망을 태울 수 있는 기름과 같은 존재라 생각한다.
이러한 교사들의 자격이 단편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주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수한 학교만 졸업한다 해서 그 사람이 교사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다고는 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보다 확실하면서 엄격한 교사 임용의 방식이 제안되어야 할 것이며 예비교사들의 훈련기간을 가져 현직에서의 오류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임용의 제도 역시 점차 교사 자신들이 교사를 뽑을 수 있는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러 상황의 동기유발의 측면에서도 교사들의 지위나 명예, 경제적 여건은 만족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의 노력과 그 노력한 만큼의 충분한 대가는 교사들을 더욱 분발시킬 것이며 교사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준 역시 높아질 것이다.

둘째로 사회와 상부기관으로부터 독립된 단체를 결성하여 교사 스스로의 복지와 이익에 힘을 길러야 한다.
교사 개인은 학교라는 하나의 조직에서도 제일 아래단계에 존재한다. 물론 사회라는 조직체를 통해서 보더라도 그리 높은 단계는 아니다. 그렇다 보니 교육의 주체가 아동, 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상부층이 교육의 주체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힘없는 교사들은 하나에서 열까지 상부의 지시를 받아야 하고, 보고해야만 하는 비효율적 일들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뺏긴다.
따라서 교사들의 보다 자율적이고 활발한 교육적 활동을 위해서는 교사단체를 이용한 실질적인 교섭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일선 교사들과 아동들이 교육의 주체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하고, 교사들의 자율권과 복지 그리고 정신적, 물질적 보상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사회의 의식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교사들의 권위와 자율권은 교사들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식이 바꿔야 할 것이다. 교사의 약간의 다그침에 학생이 반발하고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는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 서로의 노력으로 신뢰가 쌓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장이나 학교 운영진으로부터의 간섭을 서로간의 조화를 통하여 방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단체나 교육위원회는 학교와 교사의 행동과 교육을 믿고 간섭하지 않음으로서 서로의 활동과 자율권을 인정해 줘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의식수준의 향상과 서로간의 존중, 믿음으로 가능할 것이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점진적으로 하나씩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요지는 역시 교사의 힘이다.
교사는 그들만의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 그들만의 목소리와 활동은 아이들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교육이 보다 빠르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사들의 힘과 발언권은 말로만 행한다 해서 생겨지는 것도 아니고, 교사들만의 노력만으로도 불가능하다.
교사들 개인의 지적성숙과 봉사정신을 통한 다른 직업과의 차별성을 가져야 할 것이고 교사들의 목소리가 참여할 수 있는 임용제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거기에 보다 확실한 교육과 선발을 통해 교사 집단의 우수성과 응집력을 강화시켜 물량적 인원수로 대변되는 단체의 힘을 질적 능력의 우위로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여기에 각 사회단체의 지원과 이해가 하나로 단결될 때 교사들은 진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여건이 될 것이다.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교사에 대한 추상적 개념에서 실질적인 역할과 활동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진정한 교육은 교사들의 자율적 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다. 교사들의 권력은 다른 집단의 물리적 권력과는 다른 의미의 것이다. 교사들에게 권력이 있을 때만이 진정한 전문가 집단으로서 참교육은 조금 더 가까워지리라. 그리고 우리와는 아직도 대조되는 미국의 교육환경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미국적 교육환경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실정에 맞는 독자적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야 될 것이라 생각했다.
교사들의 권력은 반드시 일으켜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성세대들의 노력뿐 아니라 우리들 예비교사의 각성과 준비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열심히 보고, 열심히 느껴야 할 것이다. 후에 교단에 들어섰을 때 우리 자신에게, 우리의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으로 존재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우리 개인의 안위만을 추구하는 직업적 선택을 넘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밝은 사회 건설을 위해서 교직을 부지런히, 하지만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 1999년 6월, 단국대에서 황기우 교수님 레포트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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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란 무엇인가 - 최민식, 사진을 말한다
최민식 지음 / 현실문화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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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사진의 가벼움?
감각적인 색감으로 치장된 예쁜 사진이나 겉멋만 잔뜩 부린 가벼운 사진은 가라. 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으로 작가의 고뇌가 담긴 생각하는 사진을 창조하자!
작가 최민식 님이 <사진은 무엇인가>에서 줄곧 강조한 내용이다.

책은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보다는 왜 찍을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더 가깝다. 또한 리얼리스트가 되어 세상을 해석하고 그 결정적 순간에 셔터를 누르라고 충고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진과 더불어 세계적인 작가도 소개한다.
그래서 사진에 대해 어느 정도 참맛을 알아가는 ‘중수’ 이상에게 유용한 책인 듯 보인다.

특히, 자신의 일에 대해 떳떳이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이 인상 깊다.
“내게 사진은 대상들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과정을 뜻한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한 사진이냐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사진에 진실을 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인간, 특히 서민들의 모습을 탐구적인 자세로 대해 왔다.” (본문 110쪽)

사진에 대한 확고한 신념 때문에 자칫 교만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열정과 자부심만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어떤 일이든 간에 끝없는 노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이런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다움을 느낀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무엇에 프로인가? 내가 하는 일에 얼마만큼의 열정과 자부심이 있는가? 사진이라는 인화지에 들어있는 작가정신이 나를 매질한다.
우리 모두 프로가 됩시다!

사진,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세상은 평등하다.
연설하는 대통령이나 시골길의 코스모스, 나뒹구는 운동화나 구걸하는 소년,
그리고 나의 모습마저도 ‘피사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동등하다.
그런 평행상태에서 잡아내는 순간의 질서가 사진의 참 매력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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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한창우 감수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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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

텔레비전을 켜자 상대성이론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한창이다. 에너지와 질량, 빛의 속도와 이에 관련된 실험들. 그리고 우주와 중력에 이르기까지 조금은 난해한 내용이지만 쉬 눈을 땔 수가 없다.

나는 방송이 끝난 뒤에도 한참을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다. 머릿속에 떠도는 상대성이론을 정리하기 위해 미간을 찌푸리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여전히 남는 ‘2%’의 부족함을 어찌할 수가 없다.
다음날, 인터넷 서점에서 E=MC2에 대한 책을 주문한다. 오래전에 눈도장을 찍어놓고 차일피일 미루어 온 책을 주문한다.


2. 현재

부스스한 머리를 한 촌부의 모습이나 카메라를 보며 장난스럽게 혀를 내뱉은 익살스런 모습의 과학자, 아인슈타인.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공식이 되어버린 E=mc2.
오늘아침, 11000Kg의 무게로 65Km/h로 돌진하는 버스 안에서 아인슈타인에 의해 재조명된 에너지의 이야기를 펼쳐든다.

마치 E=MC2라는 뿌리에서 뻗어져 나온 거대한 ‘트리’(나뭇가지형상의 그려진 그림)를 보는 것 같다. 단세포생물에서 유인원을 거쳐 오늘날의 인류로 진화된 것처럼, 단순해 보이는 공식에서 빛과 에너지, 지구와 우주로 그 응용범위를 넓혀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물론 과학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만 발전된 것은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출발한 ‘에너지’의 혁명은 수많은 과학자와 냉전의 시대를 거치면서 결국 원자폭탄으로 실현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지만 과학은 다시 그 순수한 정신을 찾아 스스로의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2.5. 시간과 공간

쉽게 설명한 상대성이론이라고는 하지만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다양한 학설과 이론으로 진화해 온 E=mc2(상대성이론)은 과학적 기초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이 보기에는 조금 벅찬 것도 사실이다.
책의 초반부에 상대성이론의 기초지식으로 설명한 E(에너지), =(등호), m(질량), c(빛의 속도), 2(제곱) 부분은 수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읽혀지지만 좀더 전문적인 내용(실험이라든가 발명)에서는 책의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었다. 더욱이 원자폭탄 제조를 위한 과학적 연구와 실험에서는 일부 단락을 제외하고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2차대전 중, E=mc2을 이용하여 원자폭탄을 만들려는 독일과 이를 저지하려는 연합국의 작전은 영화속 장면처럼 흥미진진했다. 또한 히로시마 상공에서 투하되는 원자폭탄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은 생생한 묘사도 기억에 남는다.


3. 미래

책표지 뒷면에는 70회 생일을 맞은 아인슈타인과 이때 모인 과학자들의 사진이 실려 있다.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양손을 모으고 겸손하게 서있는 모습이 인상 깊다.
어쩌면 과학도 이런 겸손한 마음가짐에서 시작되어야할 것 같다. 자연과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미래의 첫 단추를 끼운다는 조심스런 마음가짐으로 연구하고 활용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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