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척 - 슬프지 않은 척, 아프지 않은 척, 혼자여도 괜찮은 척
이진이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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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 자신 위에 세운 모든 것은 모래성과 같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나 자신입니다." 

바로 지금 행복하기를 이야기하는 이 책,  어른이 되면 다, 어른스러워야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곧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전, 아직도 이십대 초반의 그때 그 속내를 지닌채 나이만 들어가고 있는것 같다.  에세이를 좋아하는건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다른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그 시기를 지나보냈을까,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쉼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쉼이 있었다.  그것이 누군가의 눈에는 움츠림으로 보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눈에는 후퇴로 보일 수도 있고 위태로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같은 날의 반복 속에 다른 시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자존감이 유난히 낮은 편인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고 뒤처진다고 생각 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늘 열심히 살았고 쫒기듯 살았다. / 프롤로그



사는데 있어 평균이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삶이란 저마다의 인생만큼이나 다양하고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그 삶을 비교하는 평균에 있어선 경제적인 지표로 잣대를 쉽게 드리우기도 한다.  개개인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잇고 평균화 될 수 없지만 주변의 다른이들이 저만치 등을 보이고 앞서갈때면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나만 뒤에 서 있는건 아닐까?  그러기 시작하면서 행복의 기준도 가치도 같이 달라지게 되기도 한다.  다른이들보다 조금더, 조금더... 하며 일상의 소소한 작은 행복들을 많이 놓치고 있는건 아닌지...



일러스트가 함께 수록된 에세이보다 사진이 실린 에세이를 선호했는데, 이진이 작가의 에세이는 찾아보게 될 것 같다.  마음이 몽글몽글 해진달까?  너무 감성적이지도 그렇다고 감정에 호소하지도 않지만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이야기들이 더 깊게 와 닿았던 것 같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달까?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에세이여서 때론 몇 자의 글보다 그림 몇 커트가 더 와 닿았던 건, 글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이미지로 전달 할 수 있는 감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점점 빠져들고,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작가의 집필글이라 더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어른이니까 이 즈음이면 난 이정도는 되야하지 않을까?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사회적인 기준 이랄까?  다른 이들처럼 평범하게 사는게 왜 어려울까? 라는 생각도... 부쩍하게 되는 요즘 이었다.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 척, 어른인 척... 척.척.척 하며 살아야 하는건 아닐거다.  조금은 힘을 빼고, 조금은 천천히 가도 괜찮지 않을까?  이십대가 되고, 삼십대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지만 내면의 나는 아직도 철없는 이십대 어느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듯 하다.  어른이 되면 내면도 저절로 성장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어른이 되기엔 나의 내면은 성숙하지 않았고, 그런 나라도 처음 살아보는 오늘이기에 그리고 또 다가올 내일은 조금더 나아질거라 생각하기에 그녀의 처방전으로 위로를 삼아본다.   책표지마저도 따스해보여서 마음이 허하고 외로운날 가끔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될 것 같다.  함께읽고 싶은 이에게 선물하고 같이 읽어보는건 어떨까?  가을비마저도 따스해보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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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화를 내봤자 - 만년 노벨문학상 후보자의 나답게 사는 즐거움
엔도 슈사쿠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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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소한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는건 가보지 않는 길을 가는 모험하는 기분인듯 하다.  엔도 슈사쿠.  이 책은 그의 에세이지만 <침묵>이란 작품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작품이라고 한다.  1950년대 전후 최초의 유학생 신분으로 프랑스 리옹에서 공부를 했고, 책에도 여러번 나오지만 자신이 소설가가 될 줄 몰랐다고 한다.  또한 폐결핵을 고치기 위해 3번이나 큰 수술을 받았고 늑골 8개를 제거하고 살아가야 했으며 축농증으로 몸이 좋지 않을때면 쾌면, 쾌식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몸이 건강하지 못했고 큰 수술을 여러번 해야했고 그 수술로 인해 평생 건강을 신경쓰며 살아야했지만 그는 짓궂은 장난을 좋아해 '고리안'<여우와 너구리가 사는 집> 이라는 별명으로 유머가 넘치는 에세이도 다수 발표했다고 한다.



다른 모든 게 부족했지만 어머니가 나의 유일한 장점을 인정하고 칭찬해서, '지금은 사람들이 너를 무시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네가 좋아하는 것으로 인생에 맞서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던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강한 의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소설가가 된 지금 돌아보아도, 그때 어머니가 없었더라면 나는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p49-50



나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배에 가깝게 놀면서도 그 이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를 '멍하니 있는 시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코털을 뽑다가도 가만히 멈춰 있는 순간이 많은데, 일상생활을 하면서 수시로 마주하게 되는 이 '멍함의 시간들'을 나는 역동적인 생활의 자양분으로 활용하고 있다.  /p99



1장 곁에 있어 좋은 자네들 / 2장 삶은 비극이라네, 웃을 때 빼고 / 3장 나는 나, 이대로 좋다 / 4장 인생에선 무엇도 하찮지 않다 / 5장 고물이 되어서도 힘을 내는 게 인간 으로 구성 되어있는 책은 초반은 가벼운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읽으면서 그 상황들이 상상되서 키득키득 웃기도 하며 읽다보면 어느덧 중반부에 이르게 되고 이야기는 조금 진중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진행된다.



노인네 같다거나 일종의 체념 때문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점차 내 인생을 달리 바꾸어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예전에는 소설가가 되기 위해 시골에서 태어났더라면 좋았겠다거나, 조금만 더 건강한 몸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내가 가지지 못한 이런저런 차이점들을 부러워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나는 나, 이대로 좋다'라고 저절로 생각하게 되었다.  남을 부러워하는 대신에,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것을 향유하고, 모든 각도에서 (문자 그대로) '만끽'하는 것이 살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p108



나의 펜대는 지저분하고 흉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만큼 가치있는 물건은 없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것, 매력적인 것은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  하지만 지저분하고 흉해진 것을 버리지 않기란 어려운 법이다.  진짜 사랑이란 깨끗한 것에 마음이 끌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나 물건이 아무리 흉해져도 그것을 영원히 버리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p153



문득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보다 많은 그의 다른 에세이가 읽고 싶어졌고, 대표작인 <침묵>이라는 작품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곧 불혹의 나이를 맞이하게 되는데, 지금껏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었는데 이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즐거울 수 있었다.  물론 삶은 개개인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조금 더 재미있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인간은 고물이 되어서도 힘을 낼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이, 조금은 힘들고 망가져도 힘내서 살아볼 수 있는게 인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가을이다.  그럴듯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담백한 에세이.  가을이 가기전 한 권쯤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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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타이완 (2016년 최신판) (휴대용 대형지도 및 지하철 노선도 증정) - 타이베이, 타이중, 까오숑, 타이난, 컨띵 외 27개 도시 완벽 가이드 디스 이즈 시리즈
신서희 글.사진 / TERRA(테라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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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여행을 가겠다고, 가보고 싶다고 벼르고 벼른게 3년여가 되어갑니다.  그러는 동안 블로그도 기웃거리고 먼저 다녀오신 분들의 블로그 후기를 보며 대리 만족을 하기도 하고, 여긴 꼭 가봐야지 하는 곳도 생기고 했었는데, 이웃블로거이신 신서희 님께서 완소책을 출간하셨어요.  여행가기전 정독! 해봅니다.  사실 정말 애정하는 여행작가님들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있으시죠?  블로그에 깨알같은 글도 종종 올려주셔서 즐겁게 보고 있었는데~~~~  책을 받아들자마자 훅~ 떠나고 싶어집니다.  생각보다 책이 두꺼워서 놀랐어요 600여 페이지에 달하고 대형 지도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타이완 여행은 이 책 한 권이면 다른 정보든 더 찾아보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Chapter 1 니하오, 타이완

일상이 아닌 여행이기에, 정해진 기한안에 원하는 스타일 대로 여행 일정도 짜야한다.  여기선 저자가 직접 다니고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일정을 제시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다면, 그리고 뭔가 새로운 일정을 짜는게 귀찮다면 이 일정대로 다녀보는 것도 괜찮을것 같다.  그리고 타이완의 매력과,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축제와 야시장에 대해서 살짝 귀뜸해주고 있다.

 

 

 

 



Chapter 2 푸통푸통(두근두근), 타이베이

여행을 떠날때 제일 먼저 검색해 보는게 뭘까? 공항에서 숙소까지 들어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몇 년전 일본 여행때 공항이 1청사, 2청사로 나뉜걸 모르고 친구랑 만나기로 했는데 한 시간이 넘게 공항에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 그 후론 해외여행때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이동은 몇 번이나 확인하는 중요한 사항이었다.  두근두근 하기전에 공항에서 나를 원하는 곳으로 안내해줄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하기 부터 여행시 알아두면 편한 교통수단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핫한 도심 여행지, 미식과 산책, 타이베이에서의 특별한 재미를 이야기 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숙소, 그 종류도 다양해서 원하는 컨셉대로 골라 가보는 재미도 있을듯하다.



 Chapter 3 더 깊숙이, 타이베이

영화, 소설, 드라마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봤음직한 장소들.  눈에 익숙한 지명이 반가워서 대만에 가보게 된다면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은곳이 타이루거, 지우펀, 딴수이, 진꽈스... 였다.  다... 가볼 수 있겠지?  대만의 온천도 유명하다니 일주일 정도 간다면 이틀 정도는 꼭! 온천에 머물러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온천의 종류도 다양해서 골라보는 재미도 있을것 같다. 



Chapter 4 한 걸음 더, 중부 타이완

타이중은 우리나라로 치면 대전쯤 해당되는 곳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라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있는 곳이고 한국에서 바로 타이중으로 가는 항공편도 있다고 하니 좀 쉬어가는 여행을 떠나려면 타이중. 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여행서의 사진들을 휘리릭 넘기다보면 먹거리, 시선을 멈추게 하는 자연경관의 사진들이 많아서 이런 곳에서 사는 이들은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리샨 하이킹 코스도 걸어보고 싶고, 타이완 최대의 고산 호수인 르위에탄도 돌아보고 싶다.  (이건 일주일로도 모자를 것 같은 일정인데? ㅋ)



Chapter 5 조금 멀어도 괜찮아, 남부 타이완

최근 종영한 드라마에서 까오숑의 지명을 첨 들었다.  중궁의 어디쯤인가? 했는데 타이완의 남부지역이었구나.... 한국에서도 까오숑으로 바로 들어가는 항공이 매일 1회 있다고 하니 까오숑으로 들어가서 타이베이로 나와도 될 것 같다.  몇 년 전만해도 짧은 시간에 더 많이 보고 찍는 여행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적게 보더라도 현지인처럼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물론 시간과 돈이 가장 큰, 요건이겠지만...)



Chapter 6 타이완으로 떠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8 가지 

책의 서문에서 타이완에 대한 간략한 배경과 설명을 읽었다면, 중간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읽기전에 이 부분을 읽고, 읽어도 좋을것 같다.  내가 여행하고자 하는 곳의 역사나 배경, 간단한 인사말등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해 몇 마디 정도는 외워가는 것도 좋을것 같다.  다만 걱정인건 한문이 너무나 낯설고 거부감부터 든다는 말이지....ㅠㅠ



누구랑 가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시간만 된다면 혼자라도 훌쩍 떠나고 싶어 항상 기회를 만들고 싶었던 타이완 여행, 책으로 읽고나니 한발짝 그 시간에 다가선 기분이었다.  들고다니기엔 다소 무거운 감이 있었지만 작가님의 꼼꼼한 설명과 이야기에 여행에세이를 읽는 기분도 살짝 들고, 야시장 나들이가서 먹어보고 싶은 것도 하나 가득이고, 현지 쇼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품들을 보며 또 들썩 했고, 무엇보다 순박하다는 그 곳 사람들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디스 이즈 타이완>을 읽으며 얼마전 읽은 요시다 슈이치의 <타이베이의 연인들>이 떠올랐던건 책에 묘사된 타이베이의 거리풍경들, 사람들, 그리고 음식들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2015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것 같았는데 벌써 11월의 첫날을 시작하고 있다.  올해 남은 60여일의 시간도 훌쩍 지나가겠지?  2016년엔 이 책을 들고 타이완 어디즈음에서 인증샷!을 날릴수 있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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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선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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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류시화의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발표, 5년 뒤인 1996년 두 번째 시집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그리고 15년이 흘러 세 번째 시집인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발표했다고 한다.  앞의 두 권은 소장하고 있기도 하고 학창시절 그 중 좋아하는 시 몇 편은 외우기도 하고 친구나 지인들에게 편지 쓸 일이 있으면 시를 써서 주기도 했어서 학창시절을, 그리고 아련한 그시절의 풋풋한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시집이고, 기억하는 작가였다.  그로부터 또 시간이 흘러 류시화 시인의 시집 3편중 시들을 추려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다고 하니, 이 책은 꼭! 소장해야한다는 생각에 다시 읽게 된 2015년판 류시화 시선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세 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들을 한 권으로 묶으며 내 시에서 깜빡이는 신호는 '절망과 희망', 혹은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도 말했듯이 '질문에 답하는 질문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첩된 우연들이 모여 운명이 되듯이, 중첩된 단어들이 모여 내 시의 운명을 결정 지었다.  삶은 경이롭고, 외롭고, 정망적일 만큼 희망적이다.  그러는 사이 꽃은 적멸로 지고, 비는 우리를 잠재운다. /시인이 쓴 서문 중

 


류시화 시인도 35년만에 출간하는 시선집이라고 하니 신중한 것인지, 아니면 시인으로서 글을 내는걸 극히도 아끼는 것인지.  그의 시를 다시 읽으면서 그 당시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하고 십대때 읽었던 감성과 삼십대에 읽는 그의 시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십대엔 막연한 아련함과 애틋함이 있었다면 지금은 살아온 시간이 덧입혀져서 시를 읽는 맛을 조금더 알 수 있었다고 할까?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수 없지

눈물을 흘리면

소금별이 녹기 때문

소금별 사람들은

눈물을 감추려고 자꾸만

눈을 깜박이지

소금별이 더 많이 반짝이는 건

그 때문이지 / 소금별



고교시절 적은 용돈을 쪼개서 책을 직접 구입해 읽던 시절, 그 시절 구입했던 몇 권 안되는 책들을 아직도 소장하고 있지만 시간의 더께를 덮어쓴 그 책들이 다른 어떤 책들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지는건 그 책들을 다시 읽을 때면 그 시절의 감성들이 어렴풋이나마 떠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류시화 시선집을 다시 읽으면서 잠시나마 그 시절의 추억들을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아마도 책 선물을 가장 많이 했던 작가가 류시화 시인의 시집이었던것 같은데, 깊어가는 가을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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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천재가 된 홍 대리 - 6개월 만에 영어천재가 된 홍 대리의 특급비밀 천재가 된 홍대리
박정원 지음 / 다산라이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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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도서관의 편리한 점은 읽고 싶은 책을 바로 읽을 수 있다는 점?  오랫만에 전자도서관을 검색하다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궁금해서 멈추지 못하고 일하는 짬짬이 읽다보니 몇 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메모까지 하면서 읽었고, <영어>라는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접근을 했던 시간이었다고 할까?  자극을 받았던 시간이었을까?  이젠 그마저도 알고 있던 단어들도 가물가물 해져서, 영어는 아예 손을 놔야하나 싶었는데... 저자의 서문을 읽고 이제 그만 망설여야겠구나 싶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중국의 유명한 문호인 왕멍 선생은 그가 쓴 책에서 "왜 40세가 되어서야 영어공부를 시작하는가? 라는 질문에 "한 가지 이상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하게 창문 하나를 더 열어 지식의 새로운 다리를 건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또 하나의 두뇌와 생명을 얻는 것이다.  그 다리를 건너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다." 라고 대답했다.  세계의 지식 중 70퍼센트 이상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어로 이루어진 것은 고작 3퍼센트이고 그나마 번역된 대부분의 책과 논문들도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것이 많다.  당신이 영어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때 반쪽짜리 세상의 나머지 부분이 열리게 될 것이며, 당시의 꿈은 우물 밖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 /p9 저자서문



외국인을 마주하면 두근거리기부터 하는건 영어에 대한 공포증이 아주 인이 배겨서 일 것이다.  사실 매장에 외국인 손님들이 가끔 오는데, 덜컥 겁먹고 있다가도 한국말을 잘하면 그렇게 반갑더라.  어쩌면 그들을 상대로 영어연습을 해 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건..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성취하려면 당연히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선택하고, 또 어떤 것을 포기할지 말이야. 포기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해.  그리고 너의 노력을 집중해야지.  운동을 할 때도 집중훈련이라는 것이 있잖아?  단기간에 성괄르 내겠다는 목표가 확실하다면 때론 집중훈련이 효과적이기도 하지.  그렇지 않고서는 하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관둬버리게 돼.  지금까지 수십 년을 공부했다고는 하지만 뚜렷한 목표를 갖고 집중적으로 공부한 적은 별로 없을 거야.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없었던 것이기도 하고." /p138-140



"삶이란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나아가야 하는 것이지.  그 어떤 이유에서든 멈춘다는 것은 뒤쳐진다는 것이고, 종국에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삶이 되거든.  난 나이가 예순이 넘도록 조그만 아파트에서 수위생활을 했었어."/p179



TV에서 <꽃보다 할배>시리즈를 볼때면 칠순이 훨씬 넘은 연기자 선생님들이 여행지에서 정말 편안하게 의사소통을 하는걸 볼 수 있다.  그들이 영어를 원어민 처럼 잘 하는건 아니지만 천천히 이야기하면 상대방도 그에 맞게 응대해주고, 어쨌든 의사소통이 된다는게 중요한거 아닐까?  해외여행을 정말 좋아하면서 여행을 가기 직전에만 벼락치기로 준비하는 나였기에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언어도 습관인데, 바짝 공부해서 우리말처럼 되길 바라는게 도둑놈 심보겠지.



"아무리 독하게 결심을 해도 자신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이 안 되면 절대로 그 결심을 꾸준하게 지킬 수가 없습니다.  재미있어야 합니다.  가장 큰 재미는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 하는 것입니다."/p211



"저는 곧 죽습니다.  하지만 남은 날 동안 정말 신나고 재밌게 살 겁니다."

그는 강의를 하는 동안 그 누구보다 더 신명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신의 말처럼 '제대로, 사무치게' 오늘 하루를 사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자신의 종양을 '코끼리'라고 유쾌하게 표현하는 그는 '난 암에 걸렸지만 누구보다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며 청중들 앞에서 팔굽혀펴기까지 해보였다.  죽음을 앞둔 그는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긍정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꿈을 일려면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우라고 말했다. /p226



십대, 이십대까지도 영어에 대한 끈을 놓지 못하다가 삼십대에 들어서 그냥 놓아버렸다.  이제 사십대를 목전에 두고 놓지만 말고, 다시 도전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들, 무엇을 하며 살아야할까 하는 생각들이 많았는데 장기목표 한가지는 생긴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작심삼일?  늦추지 말고 시작해야겠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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