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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찰기행
조용헌 지음 / 이가서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 이 책은 올해 즉 2007년 4월에 구입한 책이지만 실제로 소위 [찍어]논 것은 2006년 여름에 종로로 TOEIC 학원을 다니면서 동생을 기다리기 지루하여 찾아간 [반디앤루니스] 서점에서 읽은 후 나의 구입 리스트에 올라 오게 되었다. 당시 군대에서 읽었던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을 통해 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 였으며, 책에 소개되어 있는 도봉산 망월사가 내가 사는 곳과 가까워서 나의 구입 리스트에 올라오게 되었다. 그동안 변리사 공부를 위해 책을 자주 사지 못했으나 변리사 1차 시험이 끝나고 책을 대량 구입할때 같이 구입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소개 하기에 앞서서 일단 글쓴이인 [조용헌]씨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필요할 거 같다. 조용헌씨는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현재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초빙교수로 있으며 지난 18년 동안 한중일 3국의 600여 개 사찰과 고택을 현장 답사하였으며 답사 과정에서 가산을 탕진하였으나, 그 대신에 강호의 수많은 기인, 달사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장만하였다. 이 이야기를 밑천으로 하여 '강호 동양학'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본 책의 쓰여져 있는 작가에 대한 소개다. 한마디로 줄이자면 역마살이 끼어 강호의 각 고수, 처사를 만나고 다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같이 많은 사람을 만나서 각 사찰에서 나 같은 하수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었던 거 같다.

 

 나 같은 경우에도 집 뒤에 있는 불암산, 관악산을 오르다가 산에 있는 사찰에 가끔 들리기도 하지만 나같은 하수의 경우에는 각 사찰과 불상의 크기, 화려함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고 그 절의 내력, 혹은 풍수적 위치등은 전혀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사람은 배운대로 보게 된다는 것의 전형적인 예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각 사찰에 대한 나의 지식이 더욱 더 넒어지길 소망한다.

 

 이 책에서는 선운산 선운사, 변산 불사의방, 모악산 금산사, 두승산 유선사, 서방산 봉서사, 금강산 건봉사, 북한산 승가사, 불령산 청암사, 연암산 천장사, 익산 미륵사, 미륵산 사자사, 두승산 유선사, 대둔산 안심사, 승가산 흥복사, 소요산 연기사, 지리산 칠불사, 서해 망해사, 임랑 묘관음사, 동리산 태안사, 오대산 상원사, 영구산 구암사, 도봉산 망월사, 수봉산 홍련암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 나의 마음을 끌었던 몇가지 사찰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진표율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변산 불사의방에게서 가장 인상이 깊었다. 불사의방은 1994년에 들어서 위치가 알려진 곳으로 현재 의상봉이라고 불리는 마천대 밑의 절벽 중간에 있다. 즉 불사의방은 절벽 중간에 존재하는 약 4평 정도의 공간이다. 진표율사가 이곳에서 공부를 하다가 부처의 응답이 없자 절벽에서 뛰어 내렸으나 지장보살이 나타나 진표율사의 몸을 받아 올리고 정진을 계속하자 미륵보살이 나타나 계시와 권능을 주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진표율사가 살던 시대는 삼국시대 막바지로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하여 변산반도지역도 초토화된 사회적 배경이 있었다. 이런 백성들을 어루만지고자 진표율사는 목숨을 걸고 불보살을 구한 것이다. 이런 백성들을 위하는 진표율사의 마음에 매우 큰 감명을 받았다.

 

 이어서 승가산 흥복사에 대한 이야기가 감명 깊었다. 원래 조선 인조때 김제 고을에 흥복이라는 아주 욕심 사나운 원님이 살고 있었는데 한 해 심한 기근이 들었던 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복은 주색에 빠져 있었는데 하루는 흥복이 외출한 틈을 타서 흥복의 아내가 곳간을 열어 모든 곡식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크게 감사하며 돌아갔는데 흥복이 김제로 돌아오는 길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구렁이탈을 쓴 노인이 나타나 흥복이 죄 때문에 구렁이탈을 흥복에게 대신 쓰게 하려고 하였으나 벗겨지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노인은 흥복의 아내의 덕 때문에 구렁이탈을 벗지 못했다면서 매우 아쉬워 하면서 사라졌다. 이에 흥복은 개과천선하여 지은 절이 흥복사이다.

 

 수많은 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2개의 절만 간단히 소개하였다. 이처럼 이 책에는 다양한 설화와 함께 절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절에 대한 이야기 외에 스님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담겨져 있는데 육두문자의 달인 춘성 스님이 인상 깊었으며 글쓴이는 이른바 '도인'이 지나가는 말처럼 흘리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밖에 여러가지 영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이에 관련되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영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기는 부담이 너무 크다.

 

 영적인 부분만 잘 가려서 본다면 이 책은 굉장히 좋은 책이다. 사찰에 대한 책이 거의 없는 가운데 이 책은 사찰에 대한 눈을 트여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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