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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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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보가 집권을 해야할까?   

 2MB는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주장하면서 2007년 집권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잃어버린 5년'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 책 143쪽에서 언급하듯이 '사람의 입맛이라는 것은 하방경직성이 있기 때문에 한번 좋은 것을 맛보면 그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요.'라면서 김대중-노무현 정권 동안 정치적 민주주의 맛을 보고 나서 2MB 정권 출범 이후 그 수준이 떨어지자 짜쯩이 나는 것이 바로 잃어버린 5년을 우리가 절실히 체감하고 있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2012년에 다시 진보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과연 다시 한 번 진보가 집권할 수 있을까? 아니 왜 진보가 집권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는바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되어 줄 것이다. 간만에 추천하는 별 5개짜리 책이니 만큼 웬만하면 일독 하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간만에 책 읽는 재미를 주는 책  


 그 동안 고시 공부를 하면서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그 원인은 공부 시간 확보를 위해 부득이한 면도 있었지만 책 자제가 주는 '재미'가 덜했던 점도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간만에 나에게 책 읽는 재미를 다시 찾아준 책이다. 점심도 걸러가며 3시간을 집중해서 책을 읽었으니 까다로운 나의 독서 편력에 비추어 볼 때 이례적이다. 

 딱딱해 보이는 대담집인 이 책에서 나는 어떤 재미를 찾았을까? 기본적으로 이 책의 대담자인 두 분의 견해와 나의 견해가 비교적 일치했다는 점도 그 원인이겠지만 내가 그동안 무심코 넘겨 왔던 여러 진보에 대한 이야기와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나에게 '재미'를 가져다 준 것 같다.  

 

왜 진보가 집권해야 하는가?  

 과거 선배에게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선배는 '진보'=국가보다는 개인의 기본권과 행복을 중요하다 여기는 것 vs '보수'=개인의 행복보다는 국가를 중요시 여기는 것 이라고 이야기하면서 크게 보면 두 집단이 동일하다고 하였었다. 즉, 개인이 행복해지고 강해지면 그 집단인 국가가 강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반대로 국가가 강해지면 그 구성원인 개인이 행복해지고 강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렇게 단순하게 진보와 보수를 나눌 수는 없다. 이에 대해서는 이 책 26~27쪽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중언하지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는 진보가 심각한 과소 상태에 있고 역사적으로 보면 보수를 자체하는 사람이나 정당은 친일파 및 기득권 옹호자이고 그들이 말하는 '자유주의'라는 것이 사실 가진 자의 자유만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진보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는 조국 교수의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다. 그런만큼 나는 진보의 입장에서 이 책을 살펴 보아 어떻게 해야 진보가 다시 집권 할 수 있을지 대담자와 함께 고민해 볼 것이다. 
 


다시 진보가 집권할 수 있을까? 


 일단 다시 진보가 집권할 수 있는지 따지기 전에 앞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동안 진보가 집권하면서 잘못한 일에 대해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조국 교수는 진보가 과거 추상적 모델 논쟁에 빠져 대중이 고통을 느끼며 개선을 원하는 구체적인 생활 경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p.66)과 이른바 왕이 되기를 포기한 영주가 되어 혁신에 미흡했기 때문(p.69)이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참여한 정치인, 지식인과 그러지 않은 진보-개혁 진형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p.71)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 첫 번째 이유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 이른바 <무상급식>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지방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지만 대선이나 총선에서는 <뉴타운>이라는 프레임에 의해 참패하고 말았던 것이다.(사실 나는 당시 노원갑의 유권자였지만 노회찬이 홍정욱에게 질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과감히 이슈를 선점하고 실천하는 진보가 되는 것이 진보 집권에 있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삼성 세습과 학벌 사회에 대한 조국 교수 생각에 대한 비판
 

 그러나 삼성 세습에 대한 생각은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다. 삼성의 이중성에 대한 오연호의 질문에 "문제는 있지만 잘나가는 대기업 말고 문제도 없고 잘나가는 중소기업군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p.59)이라는 조국 교수의 답변도 뭔가 알맹이가 빠진 듯한 아쉬운 답변이었을 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발렌베리(Wallenberg)의 예를 들면서 가족기업도 가능하고 세습도 인정할 수 있지만 내부의 '경영의 민주화'가 필요하다(p.123)고 하였는데 노조의 경영 참여을 인정하면 소수의 지분으로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을 지배하고 세습하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그리고 학벌 사회에 대한 문제도 그렇다. 조국 교수는 "국공립 대학 통합네트워크"안에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며 '서울대 분할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건 나는 두 개의 서울대를 만드는 안일 뿐 학벌 사회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학벌 사회와 사학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대학을 전부 국유화하여 적은 등록금으로 어느 곳에서나 좋은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서울대를 두 개로 나눈다고 학벌 문제가 해결될까? 이를 보면 조국 교수도 서울대 출신의 모교 교수니 어쩔 수 없이 서울대 교수라는 기득권 보호에 애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진보에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의 매력을 가진 사람이 나오길….  

 오연호는 마지막에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의 매력은 '그가 내세우는 가치', '그의 인간 됨됨이', '권력의지'를 통해 나온다고 하였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번 만큼은 노무현 대통령때와 달리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그 사람 옆에서 지켜줄 것을 다짐하면서 이 책을 덮었다.

 p.s) 조국 교수는 MLB파크의 불펜을 언급하면서 20~30대가 소통하는 온라인 공간으로 소개하였는데(p.50) 얼마 전 지방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유시민 후보가 인증샷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한 공간이다. 다만… 자정 무렵에는 게시판에 가보지 않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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