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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전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따비 음식학 1
정은정 지음 / 따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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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이 어제 개막을 했다. 내가 사는 인천에서, 그것도 내가 일하는 곳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 차가 많이 막힐 줄 알았는데, 퇴근길은 그리 막힘이 없었다. 개막식의 입장료가 100000원이 넘는데, 감히 가볼 엄두를 못냈다. 티비로 중계를 보는데, 이건 뭐, '내용 없는 아름다움'도 아니고 그냥 '내용 없음'이란 느낌이었다. 쫌 유명하다는 사람들 데려다 시간이나 보내고 만 듯한 느낌. 하여간 그렇게 개막을 했다.

 

인천에서 하는 아시안게임이라길래 의무감에라도 몇몇 경기를 관람하고자 했는데, 이건 뭐, 볼만하다 싶은 것은 다 매진. 집에서 티비 중계로나 보아야 할 듯. 아시안게임의 각종 경기를 관람하면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또 치맥이다. 대한민국 야구팀 경기를 보면서, 축구를 보면서 치맥을 하면 딱 좋겠다. 손연재의 리듬체조를 보면서 치킨을 뜯는건 쫌 격이 떨어짐이 있다. 치킨집이 닭들을 많이 준비해 놓았을 듯 한데, 내가 지금 얘기하려는 것은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치킨이었다.

 

정은정의 <대한민국 치킨展>에서 '展'은 '펼 전'자인데, '~展'하면 전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치킨을 전시해 놓은 책이라는 얘긴데, 글쎄 이것보다는 치킨의 사회사 혹은 사회학 쯤으로 읽힌다. 대한민국은 왜 치맥에 열광하는가? 우리는 왜 치킨을 먹는가? 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치킨이 대한민국에서 먹히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이며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치킨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치킨이 어떻게 키워지며, 유통되는지를 추적한다. 정유정을 치킨학자라 해야할 듯 싶다.

 

나는 치킨을 잘 먹지 않는다. 더불어 치맥에 열광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당연히 치맥을 해야한다고 외치기는 한다. 누구가 치맥을 하자하면 거부하지 않는다. 그럴 때 닭다리 하나 쯤은 뜯고, 맥주 한 잔 쯤은 마신다. 어느 특정한 순간에 치맥은 당연하다고 느끼고 딱이라고 느낀다. 왜일까? 생각하지도 않았던 이 물음을 정은정이 던졌는데, '어 왜일까?'하는 궁금증이 신선하게 왔다. 그리고 그걸 정은정이 풀어내는데 이런 쓰잘데기 없는 짓으 왜할까 하면서도 치킨이 우리 사회의 변화와 문화와 경제의 모습을 반영하는 구나 하면서 무릎을 쳤다.

 

치킨의 종류와 치맥을 하는 이유 등으로 우리의 호기심을 끌면서, 정은정은 치킨의 불합리한 유통구조, 치킨을 파는 자영업자 사장님들의 어려움, 대형 프렌차이즈의 횡포 등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을 읽다보면 이거 치킨을, 치맥을 계속해야하는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과연 이 책은 치킨을 먹으라는 건지, 먹지 말라는 건지, 치킨이, 치맥이 어떻게 발전해야하는 건지, 안해도 되는 건지, 뭐 그럴 말은 하지 않는다. 치킨은 어떻게 변화해오고 있고 현재 치킨을 얽힌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탐구하고 있다.

 

어쩌면 조만간 더이상 우리는 치맥을 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치맥을 외친 이유는 글쎄, 정은정이 축제의 가장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편히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일 것이다. 어느 정도의 맛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러나 더 간단히 먹으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 어떤것이 나온다면 치맥의 자리를 차지할 터. 더불어 우리의 경제적, 문화적 변화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피자가 치맥에서 치킨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피자를 전혀 먹지 않으니, 아직은 치맥을, 치킨을 외칠 것이다. 정은정이 말하는 치킨의 사회사는 그럭저럭 흥미를 가지고 읽을 만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그 이상의 의미를 붙이는 것은 치킨에게 너무 과한 요구를 하는 것과 같다. 재밌게 그냥 읽자.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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