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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 - 이중섭의 삶과 예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예술기행
허나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이중섭탄생 100주년에 떠나는 특별한 예술기행
국민화가 이중섭.
한때 위작 사건이라는 구설도 있었지만,
그건 그거고.. 이 책을 읽다보면
이중섭의 인생이 국시와 결부되어
짠해지는 마음이 강해지며 그의 작품이 깊이있게 보인답니다.
필자와 함께 떠나는 특별한 예술기행,
이중섭을 알아봅니다.
책 제목이 '떠돌이 소의 꿈'인 것처럼,
이중섭은 부산, 통영, 제주.. 많은 곳을 떠돌수밖에 없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이중섭거리를 다녀왔는데,
그저 제주도에서 활동한 줄 알았더라죠.
그런데 알고보니,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함께 지내는 바람에,
그래서 부산에도 오게 되었고, 통영에도 오게된 것, 그리고 제주도요.
저자는 부산에서 이중섭의 발자취를 먼저 찾아봅니다.
이중섭 아내인 남덕의 이름을따서 '마사코 전망대'가 있다고 하지만
이중섭의 작품이 벽화로 남으며 소소히 남은 정도라고 합니다.
활동하고파 했던 벽화, 생전의 꿈이 사후에야 기념으로 남았다 합니다.
국민화가라 불릴 수 있는 이중섭에 대해
한편으로는 너무 등안시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어찌보면 그의 소박했던 활동들이 아기자기 모여있으니
부산에 들르면 꼭 찾고싶어지네요.
이중섭은 상당히 로맨티스트적인 남자였다 싶습니다.
얼마전에 서양화가들의 책들에서는
예술혼들은 가득하지만, 가정에 대해서 부인에대해서는 소홀하던 이들을 보고 살짝 안타깝고는 했는데,
이중섭은 부인이 될 마사코를 마음에 담아 떨어져있는 기간에도 사랑을 그림에 담고,
떨어져지낸 자식들에 대해서도 그리움을 가득 안고 열심히 살아갔습니다.
마사코(만덕)의 발이 다쳤을 때,
발을 치료했던 순간을 그림에 담기도 하고,
만덕에 대해 애칭을 부르면서 사랑을 편지에 담곤 했습니다.
첫째아이가 글을 읽기 시작하고,
아빠의 그림이 좋다고 하니, 엽서에 그림을 자주 그려보내기도 하고요.
만덕과 자식들, 자신의 소가족과 헤어지기 전.
서울이 수복되고 부산으로 내려갔지만, 그곳또한 여의치 않고 포화상태.
그리하여 제주도로 내려가게 되는데...
"길 떠나는 가족"이라 하더라도,
중섭은 내 가족과 함께 하니 참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제주도에서 생활을 꾸려나가자 했을 때
그 자체로, 가족과 함께하니 좋았습니다.
가진것이 많지 않았다 해도,
간단한 그림 속의 아이들과 부부는 행복해보이지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나이터울 많은 형이 가정을 책임지며 잘 지내던 중섭.
그러다 6.25이후 형이 잡혀가서 돌아오지 않고,
어머니와는 이산가족이 되고...
만덕도 아버지의 사망으로 일본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그곳이 한국보다 나은 상황이라 일본에서 자리를 잡기로 했고.
안타까운 시국에 더불어 가족과의 이별들,
그는 가장으로서 가족들과 함꼐하고픈 마음이 더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중섭에게 같은 화가친구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가 형편이 좋을때 도왔기도 했지만,
그래도 친구들의 도움 덕에 작품활동도 해보고,
자리 주선으로 수입도 있고 했었다는 사실이
그나마의 인간적인 안심이 되곤 하네요.
힘겹게 여러곳을 전전하곤 하지만, 친구들 덕이 있었다 했죠.
구상은 특히 여러모로 신경써준 좋은 친구였습니다.
<구상의 가족>에서 구상이 아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모습.
그때 이중섭은 아들 태현과 태성을 생각하며 구상의 아들을 바라보는 듯 하죠.
구상의 아들에 손이 다을 듯 연결된 그림에서,
작가의 해석처럼, 중섭은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있을 것이라 저도 그리 느껴집니다.
이중섭은 우리에게 신화적인 화가로 전해집니다.
비록 당 시대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급했으니,
그의 가치를 잘 몰랐다 하더라도,
세월이 지나, 안타까운 역사에 걸쳐진 천재화가의 일생을 이해해보자면
그의 그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시기에서도 잃지 않았던 예술혼이
우리에게 신화로 보일 수 밖에 없겠다 싶어집니다.
곁에 있는 새를 그리고,
아이들을 그리고,
가족을 그리고..
그리고, 중섭을 대변하는 느낌의
거친 붓놀림으로 우직한 소를 그렸습니다.
여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리하여 그림도 그냥 지나쳐왔던 것 같습니다.
저자를 따라 그의 발자취를 읽어보고나니,
그의 전시회들, 지금 당장 서울에서도 열린 전시,
꼭 챙겨야겠다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