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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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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보듯 국내에서는 맷 데이먼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더 유명해진 SF 소설인 '마션'이다.


화성 탐사 우주인의 '낙오'와 화성에서 '혼자 살아남기'를 주제로 한 SF 소설인데, 작가가 현직 게임 개발자여서 더 특이했던 소설이었다.
작가는 직장 생활 틈틈이 자신의 블로그에 '마션'을 연재하였는데, 독자의 호응이 생각보다 커 출판을 겸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이력(현직 개발자, 속칭 공돌이)이 말해주듯, 개연성이 떨어지는 소재가 아니라 근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만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소설을 썼기 때문에 현실감이 두드러진다. 작품이 전개되는 방식이나 에피소드 등도 충분한 자료 조사와 논거로 무장한 느낌이 든다.

사실 소재는 현실감이 있지만 신선도는 떨어진다. 과거에 유사한 소재가 얼마나 많았던가? 대표적으로 무인도에서 '로빈슨 크루소'가 있고, 같은 무인도 배경에서 배구공 친구 '윌슨'과 함께 한 '캐스트 어웨이'도 있다. 말하지면 '마션'은 '21세기 로빈슨 크루소'이자, '유니버셜 캐스트 어웨이' 랄까?
어쨋든 유사 소재를 이렇게 잘 풀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니, 작가의 필력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또한 번역의 질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평가이지만 번역 역시 참 잘 되었다는 느낌이다. 
첫 문장. '나는 X됐다.' 원문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소설 (대중 소설)의 첫 문장을 저렇게 비속어로 시작해도 되나 싶은데, 어쨌든 그 문장이 소설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영화 얘기도 잠깐 하고 싶은데, '마션'의 주인공이 맷 데이먼인 것은 참 잘 된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간엔 맷 데이먼을 '생환 전문 배우'라고도 하는 모양인데-그도 그럴 것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부터 '인터스텔라'에 이어 '마션'까지 멧 데이먼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해 미국이 쓴 돈이 수 조 달러라는 우으갯소리도 있다.- 그만큼 일종의 모노드라마에 특화된 연기력을 가진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본 시리즈도 1인 영화라 할만큼 주인공의 활약이 중요시되는 영화고 배우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좋은 소설과 소설 원작 영화가 동시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데, 근래에 둘 다 성공한 작품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물론 국내 출판 시장이 침체기라 국내 소설 흥행은 물음표이긴 하지만.) 곧 화성에 유인우주선이 갈꺼라는데, '마션'같이 낙오되는 우주인은 없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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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행성 밖에서 C. S. 루이스의 우주 3부작 1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공경희 옮김 / 홍성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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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는 금세기 위대한 작가의 한 명으로 꼽히는 영국 출신의 작가이며, L.R.R 톨킨과의 우정과 문학적 교류로도 유명하다. 일반 독자에게 유명하기로는 '나니아 연대기'가 그렇고, 이 책 '침묵의 행성 밖에서'도 그렇다. 톨킨과 루이스는 서로 공상과학 소설을 쓰기로 하고, 뽑기를 통해 한 명은 시간 여행, 한 명은 공간 여행을 소재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공간 여행을 쓰기로 결정되어 쓴 소설이 '침묵의 행성 밖에서' 외 우주 삼부작이며, 이 책 외에도 '페렐란드라'와 '그 가공할 힘'이 연작을 구성하고 있다.


침묵의 행성 밖에서는 언어학자인 랜섬이 여름 휴가 차 도보 여행을 즐기다 대학 시절 동창을 만나고 악당 격인 그 친구와 동료에 의해 납치되어 우주 여행을 하게 되는 스토리로 구성된다. 흔히 공상 과학 소설, 그 중에서도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거리가 멀고, 대다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부정하는 스토리로 이어지게 되는데, 같은 소재를 이용하여 기독교적인 내용을 어떻게 변증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책을 읽는다면 한층 흥미롭게 책이 읽히게 된다. 물론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소설 자체 만으로도 저작 당시의 우주에 대한 동경과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한 권 자체로도 에피소드가 완결되지만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기에 이어지는 작품에서 전체 스토리가 어떻게 엮이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시리즈 작품을 읽는 재미가 된다.


(추가 - 2015.11.04)


- 화성(말라칸드라)의 대기와 중력에 따라 화성의 생물들의 생김새가 길쭉길쭉하게 다른 점이나 지열에 의한 온도나 행성의 나이 등을 잘 표현했다.

- 엘딜과 엘딜의 장인 오야르샤는 천사인 듯도 싶고, 가이아의 느낌도 난다.

- 지구(말칸드라)가 '침묵의 행성'이라 불린 이유가 지구와 다른 별들의 소통이 단절되고 그로 인해 지구로부터 오는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된 까닭이며, 지구가 그렇게 된 이유가 뒷 편에서 설명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 마지막 장은 갑자기 내용이 점프하는데, 랜섬(이라는 가명의 친구)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화자인 저자(루이스라고 나옴)에게 보내면서 오해할 만한 내용을 해명하는 저자 후기의 역할도 하고 있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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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1
김경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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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류가 절판되어 알라딘에서 검색되지 않아, 동 작가의 이후 작품인 임진왜란으로 대신함)


격류, 세차게 흐르는 물.

이 물을 의지하여 말도 안되는 싸움을 이겼다.


정유재란, 명량에서 통제공 이순신 장군이 싸운 싸움에 대한 한 줄 평이다.


선조와 조정 아첨꾼의 모략에 통제공이 한양으로 압송되고, 삼도 수군 통제사에 재수된 원균이 칠천량에서 대패한 후, 공은 백의종군하여 흩어져 버린 조선 수군을 추스리고자 애썼다. 이 때, 선조를 위시한 조정은 수군을 파하라 명했다. 어차피 전력도 안되는 십수 척의 배로 일본의 대함대를 어떻게 막느냐면서.


공은 장계에서 유명한 말을 남기셨다.

"아직도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저런 장계를 올릴 리가 있겠는가?

조선 수군을 버리지 말고, 수군을 폐함으로써 조선의 남해와 서해를 버리지 말고, 그에 속한 백성을 버리지 말기를 바라는 공의 마음이 저 문장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아무것도 못 하고 손 놓았던 4.16일의 일과 오버랩이 되기도 한다. ㅠ.ㅠ)


어쨌든, 그런 열악하고 말도 안되는 전력 차를 어떻게 극복해 냈는지 밝히고 묘사하는 작업은 역사학자 뿐 아니라 작가 집단(소설가를 위시해 각본가, 드라마 작가, PD, 영화 감독까지)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사실을 왜곡하면서 까지 극적인 내용을 전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상황 자체가 이미 극단의 상황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서두에 꺼낸 이유는 이 책(현재는 절판 되고 중고 서적으로도 구하기 어려운)이 명량 대첩(넓게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관한 객관적이고 사료에 근거한 묘사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고, 더 근본적으로는 현재 천만 관객이 훌쩍 넘은 영화 "명량"의 내용이 사실을 너무 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난 2000년 초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방영되면서 이슈가 되었던 이순신 자살설, 이순신 반란 모의설, 원균 용장론 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발굴된 소설로,  지난 글

2011/11/13 - [서평] - 조선 르네상스 시대, 셜록홈즈의 왓슨의 등장

에서 원작인 김탁환의 "불멸"을 이야기할 때 언급한 적이 있다.

작가는 김경진, 안병도 씨로써 밀리터리 소설계에서 내로라하는 인기 작가들이다. 데프콘 등 현대 전투를 소재로 글을 쓰다가 명량 대첩을 소재로 "격류"를 썼는데, 공에게 불필요한 의문을 남발하는 "불멸"의 내용에 발끈하여 정유재란 전체를 소재로 한(심지어 시작은 칠천량의 대패) "임진왜란" 시리즈를 내기도 하였다.


밀리터리 소설을 전문으로 쓰는 작가이기 때문에 책에는 전쟁에 대한 묘사가 매우 잘 기술되어 있고, 영화 "명량"에서 보였던 억지스런 설정과 장면도 배제되어 있는 등 실제 명량 대첩이 어떠했을지 상상하는데 영화보다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영화에서 보였던 좌선의 백병전(실제로는 안위의 배가 백병전을 한 것으로 추정)이나 전체 함대의 충파(당시 표현은 당파이며, 판옥선이 당파를 위해서는 근접전의 조총 및 화살 공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 공격 등은 소설로 보면 더 잘 이해되고 영화의 무리한 설정이 잘 드러난다.

물론 소설에서도 "발포 돌격선"이라는 명칭의 "거북선"이 등장하는 등 사료에 없는 내용도 등장하지만, 그 경우 영화와는 달리 추정의 근거 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는 편이다. 이 부분은 영화와 달리 책은 지면의 양에 구애 받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특별히 안병도 작가가 담당한 일본측 전투 장면 묘사는 이전에 국내 작가들이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왜란의 주범인 일본이 단순히 괴수이거나 전쟁광이라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그 당시 전국 시대를 살아가던 일본인에 대한 고찰과 당시 전투 방식, 무기 등에 대한 고찰도 되어 있는 등 양 측의 시각을 동시에 읽을 수 있게 한다.


여하튼 술술 읽히는 게 킬링 타임용으로든 영화의 감동을 책으로 한번 더 되살리는 용도로든 사료에 충실하게 묘사한 전투를 상상해 보는 용도로든 "격류" 소설은 독자들을 매우 만족시키는 소설이다.

특히 영화 "명량"에 감동 받았다면 이 책도 필히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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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살인 사건 매그레 시리즈 7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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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델프제일이란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그 사건에 연관된 자국민의 보호 겸 사건 해결을 위해 파리 경시청을 민완 형사 매그레 반장이 출동했다.


델프제일이란 도시는 흐로닝언 근처의 작은 도시로 평소라면 살인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소도시인데, 이 도시에 강연차 방문한 프랑스인 장 뒤클로 교수가 휘말린 살인 사건으로 인해 매그레 반장이 출동했다. 사건의 연관자들은 크던 작던 저마다 살인사건의 주연이 될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고, 이 사건을 맡은 담당 형사는 외항 선원의 밤행으로 결론 내려 한다.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매그레 형사이기에 되도록이면 사건에서 한발 물러서 있고자 하나, 사건이 내닫는 결말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이 피해자의 역할을 자처하여, 그 날의 일을 재현해낸다. 피해자인 포핑아 교수, 아내인 포핑아 부인과 자존감 강한 처제 아니, 그를 도피처로 삼은 철없는 아가씨 베이트예, 그의 아버지 리번스씨, 베이트예를 연모하는 청년 코르넬리위스, 존재감 없는 옆집 사람 비난츠씨 부부, 포핑아의 친구이자 항구의 터줏대감 오스팅 그리고 매그레를 이 사건으로 부른 장 뒤클로, 이 중에 범인은...


사실 매그레 시리즈의 참맛은 그가 머리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몸으로 말하는 민완형사라는 데 있다. 시리즈 자체도 7권인 '네덜란드 살인 사건' 전까지는 대부분 직접 몸으로 부딧쳐 사건을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도 그렇거니와 말도 안통하는 등 매그레가 직접 몸으로 뛰어 사건을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따라서, 매그레도 이번만큼은 머리로 사건을 해결하는데 그 맛이 영 개운찮다. 셜록이나 포와로 같이 기발한 추리의 매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이 거한이 주변인들의 숫한 추리들에 냉소하며 사건을 해결한다니.. 물론 1편 수상한 라트비아인에서 본 매그레의 첫인상이 매우 강렬해서일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몸으로 부딪치는 문제 해결을 본 다음 이 책을 봤다면 신선함이 더하지 않았을까? 마치 날생선을 충분히 먹은 이후 먹은 탕요리가 더 맛있듯이.


아무튼 매그레 시리즈 7권 네덜란드 살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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