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천사
테마루 카노코 글 그림, 야마모토 나오히데 감수, 양윤옥 옮김 / 애니북스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내용이 쉽고 재미있어요. 11살난 달희가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겪는 신체적 변화를 주위 친구나 어른의 도움을 밖아 해결해가는 과정을 만화로 그리고 있답니다. 엄마랑 시장에 가서 속옷을 사고 학교에 생리대를 잘 들고 다니는 법, 남자아이가 놀리는 것 등 아이를 낳는 생물학적인 원론보다는 사춘기 소녀가 실생활에서 겪는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각 장마다 실제 아이들의 질문과 전문가의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어 만화 부분에서 다루지 못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많이 풀어준답니다.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지침서랍니다. 사춘기에 들어선 딸이 모든 것을 엄마하고 의논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 이 책 한권이 큰 도움이 될 듯 싶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김재경 옮김 / 미래의창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노인은 어떤 노인인가? 어떤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만이 가지는 정신적인, 게다가 물질적 풍요로움을 모든 갖춘 사람이었다. 그가 가진 삶의 비밀을 알고 싶어 젊고 실수가 많은 내가 묻는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습니까?' 나는 직설적이다.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샀으니 돈값을 하시오.'라고 불손하게 속으로 투덜거린다. 몇몇 주식 거래의 실패로 내 양미간은 젊은이답지 않게 찌푸려져 있었다.

푹신한 등받이 의자에 편안히 몸을 누이고 노인은 달관한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그 웃음을 보이면서 말한다. '그건'. 꿀꺽, 내 안에서 침이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소리를 듣는다. '그건 말야, 돈을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었기 때문이지.'. 이어서 두 시간을 그가 구십평생 살아온 길과 그 방법을 나는 듣는다. 그는 입담이 좋다. 어려운 것도 쉽게 말할 줄 안다. 나이에서 오는 경험이 그에게 그런 지혜를 주었을 것이다.

나는 이 노인이 좋다. 그는 헛살지 않았다. 그에게선 가진 자의 여유로움이 있고, 그 여유로움은 부모에게서 얻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찾아낸 것이다. 게다가 그는 남을 짓밟지 않고 살려고 했고, 젊었을 때 실수로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한 것을 부끄러워 하고 있다. 그는 돈을 사랑했지만 음악도 사랑하고 자신의 삶도 사랑한다. 솜씨 좋은 연주자가 악기를 다루는 것처럼 돈을 다루었다.

나도 늙으면 어떤 분야에서 이 노인처럼 일가견을 이룰 수 있을까? 자신이 살아온 길을 부끄럽지 않게 또다른 젊은이에게 얘기할 수 있을까? 아무리 보아도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노인이다. 나는 단지 돈많은 노인에게서 확실하게 빠른 투자의 비법을 얻으려 했으나, 기술이 아닌 그의 삶 자체를 들었다. 또 한 권의 책 속에서 한 사람을 만난다. 그 한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일랜드 7 - 완결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추천하여 본 만화책이었답니다. 그림체도 멋지고, 꽤 박진감이 있더군요. 또 아일랜드가 제주도라니, 제주도가 멋지게 공포 영화의 새로운 배경으로 등장할 수 있다니. 게다가 '벤줄래'란 우리 나라의 귀신이, 작가가 얼마나 관련 사료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는지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첫장면부터 보기가 쉽질 않더군요. 왜? 너무 무서워서가 아니라, 선정적이고 잔인했기 때문이랍니다. 첫장면부터 도발적인 여자의 교성, 그리고 심심챦게 등장하는 강간, 주인공이 요괴가 아닌 인간의 팔을 토막내는 장면. 읽다가 '이 만화를 청소년이 볼 수 있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끝까지 만화를 제가 읽은 것은 추천한 분의 성의와 열심히 그리고 쓴 작가에 대한 예의와 7권이란 짧은 권수였답니다.

후반부터는 좀 흥미롭게 읽었지만 앞부분에 풀어놓은 이야기가 매듭나지 않은 채 끝나버렸답니다. 그래서 만화가 반쪽짜리 같아요. 짧아서 그런지 후반부에 등장하는 일본인 퇴마사들이 착했다가, 나빴다가, 다시 착해지는 그 설정이 너무 빨라서 납득도 가질 않더군요. 특히 아무리 인간에게 양면성이 있다지만, 여주인공을 강간하려던 남자가 다시 이해가능한 인물로 설정할 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더군요. 아무튼 너무 미흡했답니다. 아예 성인물로 완결된 구성을 가진 '아일랜드'가 나오면 나을듯 합니다. 착상이 아깝네요.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풍속의 역사 1 - 풍속과 사회
에두아르트 푹스 지음, 이기웅 외 옮김 / 까치 / 200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날 시간의 신이 나타나 검붉게 소용돌이 치는 터널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는 시끄러운 불협화음이, 그리고 간간히 인간의 교성도 들릴 것이다. 만약 내가 귀를 막으면서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시간의 신은 말할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역사다'라고. <풍속의 역사>를 보고 나니 그런 만화적 상상을 하게 된다. 아마 나는 그 역사의 터널을 이 책을 통해서 한 순간에 보았다. 흥미롭고 엽기적이다. 또 저자가 얼마나 열심히 사료를 모았는지 볼 때마다 인간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권은 너무 딱딱하고 2권,3권은 사료만 모아놓으니 흥미위주로만 느껴진다. 마치 신문에 난 가십거리를 쭉 모아놓은 듯하다. 앞부분의 이론 부분이 없다면, 뒷부분 사료 부분은 존재가치를 잃어 버리고, 뒷부분이 없다면 앞부분 역시 너무 딱딱해서 읽을 맛이 안난다. 흥미 위주로 <풍속의 역사>를 볼려면 2권부터 보는 것이 낫지만, 이렇게 편의상 잘라놓으니 책 전체가 온전하지 못한 듯 싶다. 그래도 인간 역사의 추악한 면모를 보여주는, 생각할 만한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에 아들과 딸을 데리고 근처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 놀이터에 놀러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다섯살 된 아들 녀석의 입에서 '학교, 공부하는 데... 가기 싫어.'란 말이 불쑥 튀어나와 남편과 내가 무척이나 당황했습니다. 이제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아버지의 아, 어머니의 어'를 배우는 녀석 입에서 나온 말이 충격이었답니다.

남편과 나는 그렇습니다. 아이 때는 많이 놀아야 한다는 합의하여 결코 공부를 강요하는 부모는 아닙니다. 아들이 어린이집에 다닌 것도 이사를 온지 얼마 안되어 아파트에 아는 사람도 없고 낮에 놀이터에 아이 그림자 하나도 없어, 친구랑 같이 놀라고 보내었기에 그 황당함은 더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같이 소꿉놀이 하는 조카가 '학교 놀이하자, 그것도 몰라, 너 맞아야 되겠네...'하니 '학교는 공부하고 모르면 매 맞는 곳'이란 생각이 저절로 심어졌을 거라고, 추측을 할 뿐이랍니다. 또 친구랑 많이 놀라고 보낸 어린이집도 '한글','영어','한자','숫자'까지 가르치니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아들은 어린이집에서 늘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낱말 맞추면 숫자 카드도 주고 사탕, 과자도 주는데, 늘 받지 못해서 우리 아이는 저녁에 오면 내내 그 이야기입니다.

내년 여섯살 때에는 어린이집을 쉴까 합니다. 이제 아파트에 같이 놀 친구가 생겼고, 동생이랑 장난도 많이 치기 때문입니다. 그 얘기를 아는 분과 했더니, '그래 가지고 글자를 언제 배우고, 학교가면 뒤쳐질 턴데...'하며 걱정합니다. 제가 '우리 때는 국민학교 2학년에 한글 알았고, 유치원 간 아이가 얼마 없었쟎아요.'라고 하니 '그 때와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데.'하면서 간 큰 엄마라 합니다.

요즘 애들은 5살, 6살 때 한글을 깨치고 책을 읽습니다. 어떤 애는 4살 때 글을 읽기도 합니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국민학교때 글을 깨치는 우리 세대보다 그만큼 더 못 놀고 있답니다. '놀이 공부'니 뭐니 해도 그 근본은 '공부'이니까요. 느끼고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알고 배우는 것이니까요.

<창가의 토토>를 읽었습니다. 단아한 문체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만족한 듯 웃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서 조금 행복해졌습니다. 흙 장난을 하고, 나무를 올라타고, 몸이 아픈 아이들과 놀며 토토는 쑥쑥 잘 자랍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보지요. 저 역시 우리 아이가 흙장난을 하고 손톱밑이 새까매지고 벌레를 보면서 컸으면 합니다. 흙과 나무와 바다와 함께 그냥 행복하게 컸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많이 좋아했으면 합니다. 무엇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게 사람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다만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것은 저의 몫입니다. 토토의 엄마처럼 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하는 법과 인내하며 기다리는 법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