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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한 그릇 요리 - 간편해서 좋아
함지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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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상차림은 보통 밥과 국, 김치를 포함한 밑반찬을 바탕으로 한다. 나의 경우 국을 생략하고 찌개를 올리거나 고기나 생선을 주재료로 한 요리를 더하거나 경우에 따라 밑반찬만으로 밥을 먹거나 하는 식이다. 그런데 요즘은 혼자 먹는 때가 많아서 밑반찬은 고사하고 감자나 떡으로 대강 '때우는' 때가 많아 서럽던 차. '한 그릇 요리' 컨셉의 책이 일단 반가웠다.

 

이 책은 차리기 손쉽고, 어느 정도 포만감도 주는, 또 맛도 있는 한 그릇 요리들을 소개한다. 사실 이 책을 구해서 보는 사람들은 이미 요리책을 몇 권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나 역시 그렇다. 이전 요리책들이 주로 밥, 국, 찌개, 반찬 등의 구분으로 요리를 소개하는 것이 비슷비슷하다면 거기에 비해 이 책은 '한 그릇 요리' 컨셉에 충실하게 밥, 죽, 면, 탕 등 비교적 간소하게 차릴 수 있는 메뉴와 맛탕이나 핫도그 같은 간식거리를 소개한다. 이제는 요리책의 필수요소처럼 된 '육수 내기' '계량하기' 등 요리 초보자들을 위한 기본 정보와 군데군데 소개한 팁들도 충실히 담긴 편이다.

'베이컨김치볶음밥', '스팸달걀밥'처럼 "요리"나 "레시피" 같은 단어를 쓰기엔 좀 싱겁게 느껴질 정도로 간단한 메뉴부터 '단호박해물찜', '애플타르트'처럼 요리에 자신감이 붙었을 때 도전해볼 만한 복잡한 메뉴까지 무려 123가지나 되는 요리가 소개된 것도 장점이다. 꼭 이 책의 레시피를 따르지 않더라도 딱히 요리할 메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좋은 참고가 된다.(사실 이 책을 받은 날 바로, 맨처음 소개된 새우양파덮밥을 내 맘대로 해서 먹었다.) 또 한 가지, 완성접시들이 예쁘고 장식도 세련되어서 사진을 보는 것만도 눈이 아주 즐겁다.

 

그런데 책을 넘겨 보는 동안 나는 계속 고개를 갸웃했다. 제목을 비롯해 표지 어디에도 이 책이 '가족이 있는 사람'을 전제로 했다는 내색이 없는데, '한 그릇 요리'라는 명확한 컨셉이 오히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것 같은데, 정작 본문은 '남편 입맛에 꼭 맞춘 한 그릇 요리' '아이가 잘 먹는 한 그릇 요리' '나를 위한 한 그릇 요리' 등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즐기는 특별한 요리' '주말 낮에 즐기는 간식거리' 챕터도 있지만 이미 가족이 컨셉으로 들어와 있는 셈.) '강된장부추비빔밥'과 '떡갈비쌈밥'은 남편을 위한 요리로, '소시지볶음우동'은 아이를 위한 요리로, '가지덮밥' '꼬마 김밥'은 나를 위한 요리로 꼭 나누어야 했을까? 별것 아닐지 모르지만 혼자 사는 사람(특히 남자) 독자들에게는 좀 당혹스러운 구성은 아닐지, 왠지 정말 왠지 나는 그런 게 마음에 걸렸다. 또 사소한 일이지만 (나는 왜... ㅜㅜ) 계량 단위에 '꼬집'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나로선 내키지 않았다. 한번 들으면 딱 아 얼마큼 넣으라는 거구나 하고 알 수 있는 '꼬집'이라는 단위는 참 귀엽고 직관적인 단어다. 그렇지만 꼭 책에서까지 이 말을 써야 했을까? 어차피 일러두기에 "꼬집, 조금, 약간 : 소금이나 후춧가루 등을 엄지와 검지로 살짝 집은 정도를 말해요."라는 설명을 붙일 것 같으면, '꼬집'이라는 단어는 안 써도 되지 않았을까? 참고로 이 뜻에 대응하는 우리말로 '자밤'이라는 단어가 있다.

 

내 손으로 밥을 해 먹으면서부터 끊이지 않는 고민.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귀찮은 고민이 바로 '뭘 해 먹을까?'다. 이 책은 메뉴 정하기의 참고서로, 이만하면 혼자 먹더라도 해보자 싶은 요리들의 안내서로서 의미가 있다. 자격증 없는 요리사 레벨을 1~5로 나눈다면(5가 높은 것) 자기가 최소 2레벨은 된다고 생각하는 요리사들이 보기에 적당하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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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3-09-09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리뷰 참 좋다..! ^^
'자밤' 잊지 말아야지. 헤헤

네꼬 2013-09-12 09:39   좋아요 0 | URL
레와님아 나 지금 빙긋 웃으면서 댓글 달고 있소. 사실은 흐흐 소리가....
뭐 저도 순우리말 애호가는 아니지만 '자밤'은 쓸모가 많은 말이라 안 까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흐흐.

Mephistopheles 2013-09-1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표현도 있더군요 1아빠숟갈, 2아빠숟갈....소금은 소큼소큼 뿌리고 후추는 훗주춧~뿌려줘야 한다고

네꼬 2013-09-12 09:38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아악 메피니이이이임! 왜 그런 말을 제 서재에 쓰시는 거예요. 혼자만 아시지 왜왜왜왜왜 (귀 막고 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