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그녀들의 이야기

19 29 39 -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그녀들의 아슬아슬 연애사정! ㅣ 소담 한국 현대 소설 2
정수현.김영은.최수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10대의 끝 19.. 20대의 끝 29.. 그리고 30대의 끝 39...  여기서 9라는 숫자는 각 나이대의 끝자락에 위치하며 인생의 반환점과도 같은 그런 의미..
이렇게 연령이 다른 세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19 29 39>..
한 남자를 사랑하는 세 여자라는 소재 또한 독특하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띄는 점이 '압구정 다이어리'로 이름을 알린 정수현 작가,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최수영 작가 그리고 신예 작가인 김영은 까지 모두 세명의 작가가 각자의 연령대와 감성에 맞는 소설 속의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띄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열 아홉, 스물 아홉 그리고 서른 아홉의 그녀들의 삼자대면에서 부터 시작된다.  그동안 자신만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 나의 멋지고 듬직한 남자 친구가 한 여자도 아니고 두여자와 바람을 피고 있는 바람둥이라는 놀라운 사실!! 놀라움과 당혹함을 시작으로 그녀들이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 순간부터 최종적 선택까지 조각조각 나뉘어진 퍼즐을 맞추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람의 기억도 이렇게 휴대전화처럼 간단히 입력하고 또 그만큼 간단히 지우는 게 가능하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기억 때문에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고 괴로워하거나 몇 날 며칠을 눈이 없어질 정도로 울거나 하지 않을 텐데...
 
당차고 무서울 것 없는 나이 19.. 결혼이라는 현실앞에 직면하게 된 나이 29.. 피부, 흰머리를 신경써야하는 나이 39.. 그리고 세 여자가 동시에 사랑하게 된 남자..
그녀들의 선택은 19의 입장에선 29와 39를 이해할 수는 없는...하지만 19가 29가 되고 39가 되면 이해가 될 법한 그런 상황들..그 나이에서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사실 읽으면서 조금은 유치하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떤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었던 그런 이야기..
내가 19일 때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앞으로 29가 되고 39가 된다면 이 소설 속 그녀들의 선택을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온 세상이 추격하는 한남자의 치열한 도망 이야기!!

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ㅣ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넌 도망칠 수밖에 없다는 소리야. 잘 들어 아오야기, 도망쳐. 꼴이 좀 우스워도 괜찮으니까,
좌우간 도망쳐서 살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잖아"
 
숲의 도시라 불리우는 센다이.. 시청 앞에서 시작된 신임 총리의 카퍼레이드 중 폭탄을 실은 무선 조종헬기가 폭발하게 되고,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중계로 총리 암살 사건이 발생되게 된다.  그무렵 현장 부근에서 택배 기사인  아오야기가 대학시절 친구인 모리타와 오랜만에 재회를 나누고 있었고, 그러던 중 모리타로 부터 곧 자신이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당할 것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듣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로 아오야기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 혼란도 잠시, 곧 폭발음과 동시에 경찰들에게 쫓기게 된다.  매스컴들은 앞다투어 총리 암살사건을 내보내고, 다음날 용의자로 반듯한 외모에 영웅적인 행동으로 한동안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택배 기사 바로 아오야기로 지목되게 된다.  물론 자신은 범인이 아니지만 모든 정황들이 총리 암살범이 자신임을 가리키고 있는... 하루아침에 온 세상이 주목하는 인물로 떠오르게 된 아오야기의 치열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된 지극히 평범한 한 남자.. 이유도 알지 못한채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게 된 그는 결국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내가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이 책은 독특한 구조로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 하기전에 먼저 20년 후의 결말을 미리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아오야기가 거대 조직에 붙잡히지 않기를 바라며 한장한장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강한 흡입력을 가졌다. 물론 깨끗하게 누명을 벗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아오야기 모습과 왜 그여야만 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야기가 없었기에 한없이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소설에서도 매스컴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게 등장하지만, 소설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매스컴의 힘은 거대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이 아닌것을 사실인 것인양 보도를 한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가리기 보다는 보여주는 그대로 곧이 곧대로 믿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라 할 수 있다.  매스컴들은 사실만을 전달하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고, 그 매스컴을 접하는 이들도 보여주는 그대로만 믿기보다 어느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가릴 수 있는 시각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어 배워서 일본으로 여행가쟈~!!

와쿠와쿠 일본어 초급 (교재 + MP3 CD 1장) - 회화.문법을 한번에 끝내는
박유자 지음 / 제이플러스 / 2010년 7월

얼마전 부터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순순히 내가 원해서 시작하게 됐다.  예전에 학창시절에 필수과목이었던 영어나 제2외국어 과목이었던 독일어를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쯤 원어민이라고 해도 될만큼 술술 외국어를 능숙하게 말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  물론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일본에 여행을 가보쟈!!하는 마음가짐은 가지고 있지만 실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 큰 계기라고 한다면 아주 가끔씩 정말 어이없이 번역된는 책들을 읽는데 지쳤다고나 할까?!! 어느 번역가에 의해 책이 번역되느냐에 따라 책을 읽는 몰입도가 결정되기 마련인데 가끔 내가 해도 이보단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큰 마음을 먹었다 하더라도 바로 다음에 부딪히는 벽이 어느 책을 선택해서 공부를 해야하냐는 문제다.  나 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배우겠다고 열의를 불태우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외국어 공부 교재가 넘쳐나고 있으니 어떤 책이 나에게 가장 적합한지.. 더 도움을 줄지 알기란 힘들기 마련이니 말이다.  물론 아무리 대단한 책이라 할지라도 공부하겠다는 열의가 없다면 아무 소용없을테니.. 그게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영어와는 달리 일본어 교재는 그리 선택의 폭은 큰편은 아니긴 하지만...  와쿠와쿠!! 제목에서 부터 두근두근거린다고 쓰여있으니.. 책의 내용도 아마 가슴 두근두근!! 하지 않을까!!! ㅎㅎ 대게의 기초 회화책이 그러하듯 가장 기초적인 히라가나 읽고 쓰기를 시작으로 회화와 기초문법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고, 또 각 단원마다 상황극!!을 곁들이고 있어 너무 지루하지 않게 적절하게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과목별 필수 암기단어와 그 단어까지 읽어주는 MP파일 또한 크게 도움을 주고, 각 단원 말미에 제공되는 간단한 셀프  테스트와 듣기 테스트 역시  조금 더 능력을 향상 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막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나 기초를 조금 더 탄탄히 다지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줄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만 열심히 공부했다고 해서 일본어 회화와 문법의 완벽한 달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일본어가 우리말과 문법이나 비슷한 말들이 많은건 사실이지만 엄밀히 말해 외국어이니 말이다.  두구두근!!! <와쿠와쿠 일본어 초급>을 통해 조금더 일본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숨막히는 공포와 긴장감.. 그리고 반전 '역시 히가시노게이고'라는 찬사가 나오는 "다잉아이"

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 거기에서 내 입맛에 잘 맞지 않는 책을 골라내고, 반대로 나에게 잘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은 특히나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읽고자 하는것 또한 쉽지 않다.  특히나 좋아하는 장르로 손꼽는 추리소설류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외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이제 거의 취급(?!!)하지 않겠되었다는.... 아마 모든 장르를 통틀어 한 작가의 작품만 이렇게 오랫동안 고집해온 것도 히가시노 게이고 뿐인것 같고, 저자의 이름만 보고 바로 구매하는 것도 그의 작품뿐일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다잉 아이>를 읽고 나서 나의 반응은 역시나 "아~~ 이번 작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하는 감탄이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을 쭈욱 읽어온 독자들이라면 틀림없이 나와 같은 반응일 것이라 믿는다.  특히나 <다잉 아이>는 한 문예지에 연재 되었던 장편 소설로 10여 년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라고 해서 더욱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도 역시나 긴장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고, 치밀한 구성과 심리묘사를 이리도 생생하게 전달해 주다니..
 
<다잉 아이>는 바텐더로 일하던 주인공 신스케가 어느 날 퇴근길에 누군가에 의해 둔기로 머리를 맞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되고, 정신을 차린 후 병원으로 찾아 온 형사들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이 과거에 한 여인을 교통사고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알 수 없는 사건에 대해 듣게 되지만, 그 사건을 기억 할 수 없어 답답해 하며 잃어버린 당시의 기억을 찾고자 주변 인물들을 찾아가며 진실에 도달하고자 한다.
 
사실 이번 작품은 읽으면서 데쟈뷰현상을 느끼듯, 어디서 본듯한 그런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었다. 처음읽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리소설이라하면 소재가 어느정도 한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항상 새로운 소재로 놀라게 해주는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작품은 읽으면 읽을 수록 사람을 빨아들이는(?!!) 능력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인간의 심리묘사에 더 중점을 두면서 읽는다면 헤어나올 수 없는 그의 매력을 더욱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나의 이야기, 두가지 결말!! 신예작가 이인애의 "百

백 1
이인애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7월

눈을 떴을때,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다면?!! 

소설 '백(百)'은 주인공 김진수, 이희원, 안지훈, 최승현 그리고 손여정 까지.. 다섯명의 같은 대학 학생들이 어느 날 눈을 뜬 순간 암흑과도 같은 밀폐된 공간에 왜 이곳에 있는지 조차 영문도 모른채 갇혀 있게 된다.  서로의 공통점을 모을래야 모을수도 없는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을 이 공간에 감금한 자들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면서 미로와도 같은 공간들을 헤매며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기 시작한다.  점점 드러나는 실체와 그 배후에 감추어진 놀라운 사실들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소설의 시작은 어떤 영화들을 연상시키기는 했지만.. 여느 판타지 소설들과 별반 다를바가 크게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2권을 읽기 전까지 말이다.  소설 '백'은 하나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두가지의 결말로 끝을 맺는 독특한 구조의 소설이다.  1권에서는 단순한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과도 같았다면 이 요소에 역사라는 장르를 교묘하게 연결시켜 놓았고, 놀라운 반전을 곁들인..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적 묘사 또한  볼만하다.

 

역사를 소재로 다룬 소설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꼭 허구 속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것 같을 때도 있고, 또 반대로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것이 마치 진실인 것 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소설을 읽고 난 뒤에도 이런 점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운 면도 있긴 했지만... 이제 소설계에 막 입문한 신예작가의 솜씨라고 하기에는 조금 놀라운 면도 있는 터라 앞으로 작가의 행보에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