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헤그만 지음. 펀북스,256쪽, 7800원

'남자는 다 그래'. 유행가 가사냐고? 천만에, 버젓한 책 제목이다. 리드미컬한 제목처럼 책은 톡톡 튀고 간결하다. 정색하기보다 낄낄대고 무릎 쳐가며 읽기 딱 좋은 책. 책 자체도 그렇지만 이런 책들이 쏟아져 나오며 독자에게 선호되는 최근 출판 풍토가 흥미롭다.

아무튼 책은 남자보고서.남자해부서다. 필자는 게이 남자. 독일 함부르크에서 문화.멀티미디어.데이트.인간관계 등을 소재로 저술 활동을 하는 '튀는 게이 프리랜서'다. 필자는 "나 자신이 완전한 남자이며 남자 파트너와 소통하고 여자들의 허물없는 친구라는 점에서 남자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한다.

책의 결론은 하나다.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모든 남자는 똑같다는 것. 필자가 명명한 '사피엔스 페니스종'은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양성애자든, 자상한 사람이든 마초든 다 똑같다. 절대로 철들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다.

필자는 기발하고 코믹한 안목으로 그의 파트너이자 친구인 남자들을 해부한다. 아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 섹스와 멋진 자동차, 수퍼맨과 경주에 탐닉하고, 이별과 종말을 두려워한다. 이 가운데 엄살이 심한 남자들의 철없는 얼굴이 드러난다. 평원에서 달리던 고대 전사의 승전보를 잊지 못해 여전히 내기와 승부에 집착하는 남자들은 3분에 한 번씩 섹스를 생각하며 '브레인 피트니스(사고가 잘 되게 머리를 정리해주는 것)'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그렇게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아니 태생적으로 어른이 될 수 없는 현대 남성의 유아성을 섭렵한다. 이들을 '피터팬종'이라 명명해도 좋으리라.

필자의 약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저술 활동과 함께 함부르크 온라인 중매소의 데이트 전문가로 이메일.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철인 3종 경기 트레이너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오토바이와 만화의 열혈 매니어다. 그 자신이 어느 한 곳에 머물기를 거부하며 한 순간도 무언가에 몰두하지 않으면 허전해하는 유아적 남성인 것이다. 사소한 수다떨기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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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5-2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것 같아요. 철 들지 않을 사피엔스 페니스종..

보슬비 2006-05-2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