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e, Anne / Alfred a Knopf Inc / 1976년 4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the Vampire'는 톰 크루즈가 주연인줄 알고 봤다가 브래드 피트에 빠졌던 영화였지요. ^^ 원작 소설이 있다는것은 알았지만, '뱀파이어 연대기'로 12권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것은 영화를 본후 꽤 오래 지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제 수준을 잊고 언젠가 읽겠지...하는 마음으로, 원서를 먼저 구입했어요.  책을 읽는동안 이 책을 번역서로 읽었던적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12년전에 한글로 먼저 만났더군요. 그때도 원서를 구입했는데, 번역서를 먼저 읽는다고 적혀있는걸 보니 영어책 읽기를 꾸준히하다보니 이제 조금 책 선택의 폭이 넓어졌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약 12년전에 구입했던 책인데,국내에서는 12권 시리즈가 완역되지 못한것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읽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트와일라잇'의 영향인지, 최근에 제가 읽은 뱀파이어 소설들의 대부분은 로맨스가 메인이였는데, ' Interview with the Vampire'는 로맨스(물론 약간의 로맨스가 있긴하지만...) 소설이 아닌데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게다가 이 책은 약 40년전에 출간되었는데, 지금 읽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것이 이래서 좋은 책은 오랫동안 사랑받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멸을 살아야하는 뱀파이어로써의 선과 악의 고뇌가 루이스를 통해 너무 절절히 느껴지는데, 영화에서는 이런 느낌이었나? 싶어요. 영화는 잘생긴 뱀파이어들 때문에 그냥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소설은 '루이스'의 고뇌를 통해 불멸은 축복이기보다는 저주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신의 존재자체만으로 악이라 생각하는 루이스는 과연 '신'이 있다면, 이런 악을 왜 만들었을까?하는 의문을 품어요. 그런 의문이 그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그 고통은 루이스의 인간적인 면을 잊지 않고 계속 뱀파이어와 인간의 존재 이유를 탐색하며 살아가게 합니다. 자신과 달리 뱀파이어의 힘을 축복이라 생각하는 뱀파이어들은 루이스보다 잘 지내는것 같지만,  결국엔 불멸을 살아가는 뱀파이어들은 불멸이 그들의 발목을 잡아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사라져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주라 생각하는 루이스만이 온전한 정신으로 뱀파이어의 삶을 살아가게 되고요.

 

암튼, 이 책을 읽으면서 비주얼면에서는 영화가 너무 좋았지만, 뱀파이어와의 관계도에서는 원작이 훨씬 마음에 들었어요. 아마도 원작에서 루이스와 레스타, 루이스와 클라우디아, 루이스와 아르망의 관계가 자세히 묘사되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철저히 '루이스'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가 알지 못한 관계는 그의 이야기속에서 그저 유추할수 밖에 없어 답답할수도 있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수 있는것 같아요. (그 점은 혹 다른 시리즈를 통해 해소가 될지는 알수 없지만...)

 

루이스의 부와 직위가 탐나 뱀파이어로 만들었을거 추측되는 레스타는 후반으로 갈수록 그에게도 또 다른 사연이 있을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알수 없고, 파리에서 레스타가 루이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수 없지만, 레스타가 루이스에게 그렇게 집착하는 것을 보면 어쩜 레스타도 루이스에게 첫눈에 반한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와 직위는 그저 핑계였을뿐, 자신과 함께 할 동반자가 필요했을지도 모르죠.

 

루이스와 클라우디아의 관계는 조금 더 복잡해져요. 영화에서는 클라우디아가 원작보다 조금 더 나이가 있는 아이로 표현되었는데, 책에서는 약 다섯살 정도인 여자아이로 등장해요. 영화에서는 클라우디아가 점점 루이스를 이성으로 바라보는것으로 표현되었지만, 원작에서는 둘의 관계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넘어 서로 사랑하는 연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루이스는 계속 클라우디아에게 헌신하지만, 세월이 흘러 정신은 계속 성장하는데 어린아이라는 육체에 갇혀 좌절하는 클라우디아는 점차 냉혹하고 삐뚤어지게 됩니다. 그런 상황들이 기괴하고 섬뜻한데, 결국 그녀의 죽음 너무 비극적이게 끝나서 안타까웠어요.

 

가장 이상적인 관계일수도 있었던 루이스와 아르망.

루이스는 아르망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구원 받을수 있다 생각했지만, 자신이 바라던 바로 고통을 끝냈지만 그것은 그가 원하던 방식의 구원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구원자라고 여겼던 아르망을 통해 뱀파이어 자체가 악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만함과 나약함 자체가 악이라는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클라우디아를 죽음으로 몰았던 아르망과 레스타의 행동에 더 이상 분노하거나 복수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본능에 충실한 뱀파이어 악이라는 본성이라는것을 알았으니깐요.

 

과연 루이스는 이런 결론을 얻었는데 계속 뱀파이어로써의 삶을 살아갈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앞으로 만날 뱀파이어 연대기를 통해 루이스, 레스타, 아르망을 다시 만나고 싶고 그때는 루이스가 좀 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과 시작이 좋았으니 끝도 좋아서 기억에 남는 시리즈 완독이 되길 바랄뿐입니다.

 

 

 

1편에서 사라지기 너무 아쉬운 클라우디아 -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책 읽고나니 다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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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11-03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역시 영어원서를 읽으시는 보슬비님을 보면 넘 부럽습니당.말씀하신대로 뱀파이어 연댄기는 모두 번역되었지만 아쉽게도 모두 절판상태이지요ㅜ,ㅜ

보슬비 2019-11-09 15:04   좋아요 0 | URL
무언가 꾸준히 하는 성미는 아닌데, 책읽기는 유일하게 꾸준히 하는 취미같아요. 영어 과목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처음부터 원서 읽기에 재미가 있었다면 좋아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암튼, 영어책 읽는다고 회화를 잘하는것과 별개인지라 이제 정말 회화 공부를 해야하나?하는 생각이 들긴해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