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관스님 지음 / 램프온더문 / 2016년 4월

 

외국 생활했을때, 그리웠던 맛이 나물요리였던것 같아요. 종종 말린 나물은 공수해서 만들어 먹기도 했지만, 봄이 되면 푸릇푸릇 돋아난 봄나물들 특이 냉이와 달래가 생각났어요. 11월쯤 놀러왔던 동생이 겨울이라 냉이를 사올수 없어, 둘째형님의 냉동고를 털어 얼린 냉이를 싸온 덕분에 맛있는 냉이 된장찌개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 신랑에게 한국가면 맛있는 나물들 많이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막상 한국오니 외국에서 먹던 그 맛들이 그리워지는것이....ㅋㅋㅋㅋㅋ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질수 없는 것을 욕망한 이런 미련함이란...^^;;

 

한국에서 생활했던 초반에 한식보다는 양식 위주의 요리에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 한식 위주로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제철에 맞춘 재료로 반찬을 내놓는데, 확실히 재료를 보면서 계절의 흐름이 느껴지는것이 재미있고, 점차 식재료를 보는 눈썰미도 늘은것 같습니다.

 

그동안 채식 요리하면 서양 채식요리를 살펴보았는데, 생각해보니 '사찰음식'이야말로 우리의 채식요리라는것을, 그렇기 때문에 더 손쉽게 구할수 있고 따라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사찰에서 직접 담근 장이나 효소들은 흉내낼수 없지만....)

 

오랜만에 사찰요리책을 읽으니 힐링이 되는것 같았어요.

과연 따라할수 있을까?하는 요리들도 있지만, 간단하게 응용할수도 있겠구나..하는 요리도 있어서 사찰요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보리일미'는 한권쯤 소장해도 괜찮을 요리책인것 같습니다.

 

레시피 소개만 있었다면, 아쉬웠을테지만 음식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나물은 캐는것이 아닌 뜯는다는 의미'가 가지는 생명의 소중함.

 

 

저에게 '돌나물 물김치'하면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예요.

 

어릴때 외조부모님 밑에서 자란 저는 외할머니 손맛으로 컸는데, 외할머니께서 종종 만드셨던 돌나물 물김치는 그 당시 어린 저에게는 그다지 좋아했던 맛은 아니었어요. '어른의 맛'이랄까? ^^그런데 어느 순간 돌나물 물김치는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 되었습니다. 물김치를 못 만드는 저로써는 그냥 깨끗히 씻어서 초고추장에 버무려 내놓아보았는데, 신랑이 너무 좋아해서 지금은 봄이면 돌나물 무침을 먹어요. 그리고 어느날 제게도 '돌나물 물김치'를 만들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만들 날이 올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 날이 올때까지는 지금은 그냥 기억의 맛으로 저장해두었어요. 

 

 

 

쉽게 구할수 없는 쌈밥인지라 저는 요즘 그냥 갈치속젓에 상추쌈을 싸서 먹고 있어요.ㅎㅎ

이상하게 제가 동생보다 비릿한 맛을 더 잘먹는데, 갈치속젓 쌈은 제게 신세계였거든요. 다행이도 비린거 잘 안 먹는 신랑도 갈치속젓은 신랑도 좋아요. 대신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더 좋아합니다.^^

 

 

언뜻 보았을때는 찻잎의 어린순으로 밥을 지었나 싶었는데, 화살나무의 순도 먹을수 있는거였군요. 밥 한그릇에 봄이 가득합니다.

 

 

두릅을 좋아하는데, 두릅도 참두릅과 개두릅이라 부르는 엄두릅이 있군요. 개두릅은 별로인데, 엄두릅이라하고, 참두릅보다 향이 좋다하니 다음에 시장을 가면 눈을 크게 뜨고 엄두릅을 찾아봐야겠습니다.

 

 

 

 

먹기 아까운 꽃부각들..

 

 

잘 읽은 김치도 맛있지만, 요즘은 점점 슴슴한 백김치의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백김치는 만들어 먹을것 같아요. 은근 쉬운듯하지만, 슴슴하고 쉬원한 맛을 내기 위해 은근 까다롭기도 한것 같습니다.

 

 

 

연근은 제게 계절을 느끼게 하는 재료중에 하나예요.

일반적으로 연근조림을 많이 하지만, 저는 얇게 썰어서 기름에 들들 볶다가 베트남 고추 부셔넣고, 굴소스로 버무리면 조림보다 식감이 살아있어서 좋아요. 매생이 전도 많이 먹는데, 이렇게 부치면 모양도 식감도 좋을것 같네요.

 

 

진짜 건강할것 같은 맛.

 

 

당뇨가 있는 사위를 위해 친정어머니께서 말려서 차로 끓여 먹으라 주신 돼지 감자를 저는 그냥 칩처럼 먹기도 하는데, 감미료 폭탄인 과자들보다 훨씬 담백하고 맛있는것 같아요.

 

 

돼지감자꽃도 차로 마실수 있네요. 깨끗한곳에서 자란 꽃과 식물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약이 되는것 같습니다.

 

 

굳이 가꾸지 않아도, 자연이 알아서 가꾸어주는 자연 텃밭.

그 싱그럽고 건강함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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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1-22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찰 음식인가요.넘 맛있어 보입니다^^

보슬비 2019-01-26 16:08   좋아요 0 | URL
네. 확실히 나이가 들수록 자극적인 맛보다 순한 맛들을 찾게 되는것 같아요.
정성이 가득한 음식은 맛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