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의 사랑은 왜 항상 자기파괴적인가.국가가 복지로 책임졌어야 할 돌봄이 가족에게 전가되고, 모든 가족구성원이 함께 나눴어야 할 책임은 사랑이라 불리며 여자에게 전가된다. 그렇게 여자의 사랑은 이름을 잃고 주인을 살해한다. 그 과정이 너무 가혹할 때는 운명이라고도 한다.

<1막: 타고난다는 오해 中>

- P42

아이의 투병, 나의 간병을 통해서야 나는 알았다. 아이에 대한 나의 감정이 상호호혜적인 사랑에 기반한다는 것을. 내 돌봄이 모성에서 발현된 헌신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의리와 도덕에 더 가깝다는 것을. 의도치 않고 실현하게 된 이 모종의 윤리가 사실은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누구와도 이런 종류의 사랑을 다시 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이가 아닌 그 누구도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감정을 모성이라 부르지 않기로 했다.

<1막: 타고난다는 오해 中> - P61

삶의 지혜라며 여자들에게 전해지는 조언은 여자를 더욱 미치게 한다. "남자들은 아이와 같아서 살살 구슬려야 일을 한다, 아이를 다루듯 어르고 칭찬하며 남편에게 작은 일부터 시켜봐라." 대체 왜? 애초에 성인이 아니라면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인에게 의존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성인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들을 이렇게 키운 어머니, 즉 여성에게 다시 책임이 돌아가는 것인가? 남자를 다루는 법을 제득하지 못하거나 안 하면 결국 그런 남자를 선택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모든 책임이 어떻게든 여성에게 귀결되는 이 굴레를 도무지 벗어날 수 없다. 결국 많은 여성들은 "애 아빠가 뭐라도 하겠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자조하게 된다.

<2막: 돈 버는 여성 中>
- P82

그는 결코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왜 자신의 좋은 자질과 유능함을 돌봄에서는 발휘하지 않는 걸까? 고의인가?

<3막: 가족 내 정치 中>

- P93

그는 알아야 했다. 그를 비롯해 이 시대 남자들의 돌봄에는 알맹잉가 없다는 것을. 그들이 사용하는 사랑의 언어는 천편일률적이고, 현실을 외면한 채 관념으로만 존재한다. 그래서 그것은 키치다. (...)
그들은 돌봄이 어떤 것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끝내 모른다. 이 키치적 돌봄은 "앞은 파악할 수 있는 거짓이고, 뒤는 이해할 수 없는 진리"라는 키치의 특성에도 정확히 들어맞는다. 모성이 타인이 만든 환상이라면, 부성은 스스로 만든 키치다.

<3막: 가족 내 정치 中>

- P100

자기 자식을 양육할 책임을 자기 부모에게 손쉽게 전가하는 동물은 오직 인간뿐이다.

<3막: 가족 내 정치 中>
- P108

하지만 ‘여자사람‘은 인정투쟁에 실패했을 때 분노 대신 불안을, 자신의 존재가 지워질 것이란 두려움을 느낀다. 이 두려움은 기어이 자기희생을 감내하게 만든다. 엄마의 고통과 희생은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강요된다. 희생의 당사자와 목격자, 수혜자 모두 고통에 무감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받는 데 실패하면 여성은 제일 먼저 희생의 강도를 높인다

<3막: 가족 내 정치 中>. - P114

앤 보이어는 (...) " 현재 당신이 누군가와 이 세상의 관습에 부합하는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면, 당신을 극진히 보살펴줄 장성한 자식이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래 살지 않았다면, 여전히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만큼 충분히 어리지 않다면, 그렇다면 이토록 공격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공격적인 암에 걸렸을 때 계속 살아야 할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을 실은 모두가 알고 싰다."

<4막: 눈에 보이는 구원 中>

- P130

앤 보이어는 이를 두고 "암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그건 암이 전염보다는 확률의 질병이라는 점"이며, "암 환자는 본인이 암을 앓고 있기에 상대방은 암을 앓을 필요가 없게 해주는 존재로 간주될 수 있다"고 냉소했다.

<5막: 의학의 태도 中>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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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가 있거나, 써먹을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공무원 생활이란 게 너나나나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냥 그게 또 위로가 되었다. 

마지막 엔딩은 좀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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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직에서는 일이 익숙해질 만하면 나라는 나사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강제로 뽑혀버린다. 그리고 전혀 다른 구멍에 끼워져 오늘 처음 본 일도 지금 당장 해내라고 강요당한다. 공무원이라는 이름의 나사는 전문가가 될 자격이 애초에 부여되지 않은 것 같다.

<고인 물이 얼마나 좋은데 中>

- P79

"마음은 아주 하기 싫어서 딱 지옥 같은데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고 있는 게 조직생활이야. 그러니 좀이라도 덜 괴로우려면 영혼은 집에 두고 와야지. 안그래?"

<정답은 회사 밖에 있는 법이야 中>
- P105

"돈이 목적이면 조선시대로 따졌을 때 신흥상인이 되었어야지. 그동안 왜 그렇게 과거시험만 주구장창 봤냐고. 난 누나가 돈 없고 가난해도 청렴결백한 선비가 되고 싶은 줄 알았지." (...)
"누나 솔직히 200만 원 벌어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기 쉽지 않잖아. 내 친구 공무원인 애한테 들어보니까 그냥 죽지 않고 먹고살 만큼만 준다며. 녹봉. 옛날 말로 녹봉이잖아."

<취직 안 해도 돈 벌수 있는 세상 中>

- P147

내가 그렇게 엄마의 가슴에 쐐기를 박지 않았어도 엄마는 괴로워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면서도 내 자식이 나 때문에 저렇게 된 건 아닐까, 하고 끝없이 자책했을 것이다. 엄마가 공을 들이고 들여 쏘아올린 나라는 별이 정상구도를 벗어났을 때 엄마는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 엄마의 소중한 별이 아예 방향을 잃고 제 기능을 상실한 채로 우주 쓰레기가 될까 봐 얼마나 속이 타들어 갔을까.

<우물 밖을 동경하는 우물 안 개구리 中>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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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부>가 개봉하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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