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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O.S.T.
루시드 폴 (Lucid Fall) 작곡 / 드림비트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가을이 시작될 무렵 어김없이 태풍이 찾아오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듯이
나는 가을이 시작될 무렵 미리 가을앓이를 한차례씩 하는 내 육신의 고단함과 더불어
함께, 추억을 앓고 그리움을 앓습니다.
해저물고 늦은 밤에 갖는 혼자만의 시간에 듣는 음악은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그 무엇, 혹은 그 이상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언제나 내 안에 살아서 숨쉬고 있는 그대에 대한 그리움 역시.
나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앉아 당신을 기다렸었지요. 한 시간이 조금 넘었을까.. 하지만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혹시 전화가 왔나 확인했을 뿐 당신에게 전화하지는 않았습니다. 전화를 할 필요가 있다면 나에게 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급한 마음에 서둘러 달려올 그대에게 전화로 짐지우기는 싫어서였죠.
한참만에 나타난 당신은, 미안한 마음에 먼저 활짝 웃기부터 합니다.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당신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나는 이미 벌써 튕기듯 벤치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지금 나는 이 음악을 들으며 그 날의 만남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