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스
마틴 스콜세지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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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토록 슬픈데, 주여, 바다는 너무도 푸릅니다." 원작 소설가 엔도 슈사쿠의 묘에 새겨져 있다는 비문이 이 영화의 내용을 압축한다. 도저한 침묵 앞에서 신의 행방을 물을 때 신은 오로지 믿는 자의 마음속에만 은거할 뿐이다. 무엇이 신을 증명하는가. 내 믿음이 신을 증명한다. 있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에게는 희망이자 절망이고 비극이자 희극인 유일한 진실 아닐까. 순교의 또 다른 형태로서의 배교의 삶을 살다 간, 예수의 마지막 제자였던 세상 모든 가룟 유다들에게 바치는 애가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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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 시대 -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주경철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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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심주의에 기댄 근대사 이해를 다소나마 교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해상 교류라는 큰 틀 안에서 교역, 정복, 군사, 선박(해양업), 화폐, 노예무역, 생태, 질병, 기독교, 언어, 음식, 과학기술 등의 소주제를 중심으로 근대사를 복기하고 있는 이 책은, 인간이 외부와 형성하는 어떤 종류의 관계도 결코 단선적이거나 일방적인 성격의 것은 없으며 관계에 참여하는 모두가 실로 복잡다기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 그래서 그러한 관계맺음의 양상에는 부득이 모순적이고 이질적이고 양면적인 특질이 병존한다는 사실을 풍부한 사료를 통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역사란 과거의 사건에 대한 회고이고, 그러자면 이 또한 라쇼몽의 경우와 같아서 헤집어보면 볼수록 꼭 누구의 이야기만이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는 바 그 객관적 실체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심층적인 분석과 다각도의 해석이 뒷받침된 종합적 이해만이 절실하단 생각이, 이 책 읽고나서 새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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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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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다 간 사람도 있다. 서른둘에 요절했으나 삶의 총체적 강밀도로 따지자면 팔십 평생 살다 가는 필부의 몇 곱에 해당하는 생을 누렸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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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는 신약성경 - 하루만에 꿰뚫는 이야기 성경
박응순 지음 / 엘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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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을 믿는 신의 아들이 아니라 21세기를 사는 이성과 과학의 자식으로서 예수의 이적과 부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읽는 내내 자꾸만 인내심의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새로운 과제를 던져준다. 하나의 사상과 문화 현상의 중핵을 이루는 신화적 인물로서가 아니라 실재했던 역사적 인물로서의 예수를 만나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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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평전 - 이탈리아 성당 기행
최의영.우광호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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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도판으로 이탈리아에 산재한 여러 성당 건축물을 구경하느라 모처럼 두 눈이 호사를 누렸다. 종교 건축이야말로 당대의 과학과 예술이 도달한 첨단의 경지의 집적이 아니고서야 무엇일까.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간절한 염원을 품고서 절대자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전념했을 테지만 그토록 고결한 신심의 결과물이 오히려 그것을 만든 인간에 대한 경외를 갖게 만든다. 각 성당에서 섬기는 수호성인들의 업적 및 그에 얽힌 종교사 등 비신앙인으로서는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건축물의 종교적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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