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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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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어디를 가든 분위기를 중요시 한다. 카페나 식당은 말할 것 없고 지역 대학이나 도시의 공원도 고유의 분위기가 있는 곳을 선호한다. 그것은 아름다운 것을 갈망하는 마음과 닿아있다. 아름다운 곳에 가고 싶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욕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서점에 대해서는 그곳이 꼭 아름다워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책이 있으면 그것으로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나에게 서점이 책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려줬다. 책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서점은 무한히 아름다울 수 있는 미지의 장소였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아틀란티스 북스와 프랑스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서점이면서 문학지망생들의 작가수업이 이루어지는 비밀 공간이다. 작가지망생들은 그곳에서 숙박하며 서점 일을 돌봐주는 시간에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서점들은 책을 판매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서점 직원들은 단지 계산대에서 바코드만 찍고 잔돈을 돌려주는 판매원이 아니다. 세심하게 책을 선별하는 지식을 갖춘 북러버들이다. 

 

"아름다운 서점이란 독자가 그 책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싶을 만큼 엄선한 책을 진열해야 해요. 열정과 지식을 겸비한 안내원들이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책과 독자와의 만남을 돕는, 언제나 생동감 넘치는 곳이 바로 아름다운 서점이죠."(108) 아메리칸 북 센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포르투갈 리스본의 레르 데바가르는 서점 이름이 '천천히 읽기'라는 뜻이다. 경영자는 '모든 좋은 것들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급할수록 천천히 해야겠죠'라고 말한다. 서점 천장에 하얀 자전거를 탄 소녀가 날아다니고, 서점 물품들은 이웃에게서 얻어왔다. 한밤중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는 새벽 2시까지 문을 연다.  

 

미국 오하이의 바츠북스는 야외 서점이다. 비가 오면 책이 젖을 것을 걱정하는 방문객에게, 이곳의 비는 수직으로만 내리기 때문에 책이 젖지 않는다는 말이 돌아온다. 고양이가 계산대를 지키고 어떤 책이든 35센트에 가져갈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서점들은 한결 같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보다는, 그곳에 그저 '있기'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다.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책과 사람을 더 사랑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그 방식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 곳에서 서점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확실히 책은 책 이상의 것을 만드는 힘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책으로 가는 문>을 읽으면서, 나는 세상에 두 가지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책으로 가는 문을 발견하고 들어간 사람, 아니면 그 문조차 발견하지 못한 사람. 책의 문으로 들어가본 사람은 이 아름다운 서점들에 반하지 않을까. 누군가 그저 아름다울 뿐이잖아,라고 핀잔을 놓아도 그 아름다움만이 전부인 것처럼 혼자 중얼 거리게 되는 것 같다. 산토리니에 가고 싶어. 런던에, 네덜란드에, 오하이에 가고 싶어.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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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3-12-3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었지만 이런 종류의 책은 리뷰를 쓰기가 너무 어렵더라구요.
쓸 말도 많지 않은데 느낌만 과장되는 것 같고 말이죠. 저만 그런가요? 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토끼 2014-01-21 18:14   좋아요 0 | URL
그런 점이 없지 않아 있지요. 신간평가단을 한다는 건, 저한테 도전적일 때가 종종 있더라고요. ㅎ

행복한 한 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