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재테크가 처음인데요 - 꿈만 큰 생초보의 재테크 분투기 처음인데요 시리즈 (경제)
김태형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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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재테크가 처음인데요!

 

지금 돈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없어서는 안 될 가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것은 돈이라는 것과 교환이라는 거래가 발생해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우리는 어느 샌가 돈에 매우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용돈을 받을 때에는 작은 돈을 저축하고 일상에 필요한 것을 쓰면서도 매우 흡족했었습니다. 얼마 안 되지만, 돈이 모이는 게 참 좋더라고요. 검은 색 눈에 빨간 돼지 저금통을 기억하시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고 있었을 저금통입니다. 아기 돼지부터 아빠 돼지까지 크기도 다양했습니다. 그 저금통은 매우 저렴했지만, 매우 유용하게 저금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이었어요. 돈을 빼고자 하면 돼지의 배를 갈라야 했기 때문에우리는 쉽게 돼지한테 손 대지도 못하게끔 되어있었답니다. 생각해보면 일회용이었지만, 저는 그 일회용 돼지 저금통을 책상 한 쪽에 놔두고 많은 기간을 같이 했어요. 하지만 속이 꽉 찬 돼지를 그대로 두는 법은 없었죠. 목적에 맞게 사용되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처음 돼지 배를 가른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아빠 손을 잡고 농협에 가서 통장을 만들고 저금을 했거든요. 아마 제 재테크는 돼지 저금통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뭔가 다른 재테크였기 때문에 저는 저자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지출관리는 재테크의 시작.

 

지출관리는 모든 재테크의 책에서, 돈에 관련된 책에서 초반부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출관리가 바로 재테크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수입이 많다 해도 지출관리가 안 된다면, 돈을 모을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100-100’은 반드시 ‘0’이라는 값이 나온다는 숫자의 절대적 진리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돈을 숫자로 계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돈을 불리는 방법은 지출을 줄이고 알맞은 투자계획을 세워야 하는 겁니다. 여기서 시작점은 바로 절약입니다. 풍요로운 현대 사회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단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풍요롭다고 해서 내 자신이 언제나 풍요로운 것은 아니죠. 그러니 재테크를 하려고 하는 거겠죠? 재테크를 시작하려면 절약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출액을 줄이고, 저축액을 늘려 종자돈을 만드는 것이 1단계입니다.

 

통장에 이름 붙이기.

 

요즘 통장에 대해 참 많은 책들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전부 통장 쪼개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요. 급여 통장, 투자 통장, 비상금 통장 등 말이죠. 게다가 요즘 많이 합니다. 커플 통장이나 목표 통장 같은 것에 대해 말이죠. 저도 선물 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저금을 했었어요. 생각보다 유용하더군요. 한 번에 목돈이 나가는 게 아니라 조금씩 모아둔 것으로 나가니 그 달 생활비에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되니 만들어 놔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목표 통장 또한 매우 유용합니다. 다이어트의 경우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 먹고 싶은 것의 가격만큼 저금을 하는 방식입니다. 다이어트도 하고 돈도 모으면서 나중에 목표에 성공하면 그것으로 사고 싶었던 옷을 사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일단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도록 꼭 목표가 아니더라도 통장에 이름을 붙여서 그만큼 저축을 한다는 것이 참 좋은 효과가 아닐까 합니다. 통장을 쪼개고 이름을 붙입시다!

 

죽음의 계약을 아시나요?

모기지론(Mortgage Loan)’이라는 것을 아마 들어보시긴 하셨을 겁니다. 아직 대출이력도 집도 없는 저도 들어본 적이 있네요. 아직 먼 나라 이야기 같아서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아, 놀랍더라고요. 모기지론은 담보, 저당을 의미하는 ‘Mortgage’와 일반적인 대출을 의미하는 ‘Loan’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담보대출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대출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에는 조금 더 깊은 듯이 숨어있습니다. 모기지라는 단어가 실은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는데, ‘Mortgage’‘Mort’는 프랑스어로 죽음을 뜻하며, ‘gage’저당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어원대로 해석하자면 모기지론은 일종의 죽음의 계약이 되는 셈입니다. 그 숨은 뜻을 알고 나니 정말 저자의 말대로 섬뜩한 기분이 드네요.

 

그런데 요즘 빚이 없는 사람이 과연 인구의 몇 퍼센트나 될까요? 참고로 신용카드도 빌려 쓰는개념이니 빚에 해당됩니다. 가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학생들도 학생증에 카드를 접목시키는 추세이니 우리는 빚과 함께 살고 있는 게 아마 현실일 겁니다. 그래서 확인해봤는데 제 친구들 중 몇몇은 아직 체크카드만 열심히 쓰고 있더군요! 놀라운 사실이었어요.

우리는 신용카드를 얼마나 잘 쓰고 있을까요? 과연 누릴 혜택 다 누리면서 잘 쓰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습니다. 카드사는 고객보다 똑똑하다는 것이죠. 카드사도 이윤을 남겨야 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니 적자로 돌아가지는 않겠죠. 혜택은 실적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100% 활용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활용한 포인트를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대개 연회비보다 적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려면 우리는 우리의 월급을 전부 카드사에 헌납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2014년 연말정산부터는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이 작년 기준인 20%에서 15%로 줄어들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신용카드는 우리에게 불필요한 지출을 너무 쉽게 하도록 만듭니다. 그 불편한 진실,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죠.

 

  호모 헌드레드의 시대

  사회초년시절부터 우리가 준비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노후자금이죠.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호모 헌드레드란 UN에서 2009년 발표한 <세계인구 고령화>라는 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세계 인구의 평균수명이 100세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빗대어 100세시대 인류를 표현한 용어입니다. 그만큼 현대 우리들에게 100세까지의 인생 설계. , 은퇴 후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월급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요즘 정년퇴직이 몇 세 인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회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은퇴 후 우리는 숨가쁘게 달려온 그 절반가량을 더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노후자금에 대해 별로 생각을 안 하더군요. 아마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재가 되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 외에도 저자는 적금, 대출, 보험, 주식 등에 대한 분야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처음 접한다면 읽어봐도 좋을 듯합니다. 재테크 관련 서적을 읽다가 보면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조금씩 단어가 익숙해지면 이해도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이 원하는 분야 대해 골라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천천히 읽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모르면 정말 당하는 시대인 만큼 자신의 돈을 꼼꼼히 체크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요즘 특히 가계부를 열심히 쓰고 있는데, 쓰다 보면 반성할 것들이 보입니다. 오늘은 특히 금요일인데, 불필요한 지출이 없도록 더 주의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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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들 - 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
장미정 지음 / 한권의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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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들

 

  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
빈 화면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문장으로 시작해야 할지 전혀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절로 미간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탄식이 나오기도 하고, 안도의 한숨으로 마음을 쓸어 내리기도 하다가 씁쓸함 속에서 마지막에는 방긋 웃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응어리진 상처가 치유가 되긴 할까요. 나는 영화의 예고편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먼저 접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했지요. 반드시 영화를 보려고 했으나, 시간대가 맞지 않았단 이유로 결국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읽고 나니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이 다시 많이 아프겠지만요.

  

 

 

  그녀는 평범한 남편과 평범한 딸과 함께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그런 그녀의 가정을 세상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더군요. 착하디 착한 남편이 동생에게 돈을 빌려주고 보증까지 섰다가 일이 잘못되자, 가정이 한 순간에 무너졌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금광에서 캔 원석을 운반하는 일로 수수료를 무려 사백만 원이나 준다는 것은 길가로 내동댕이쳐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연히 혹하는 일이었을 겁니다. 의심을 했어야지! 라고 속으로 버럭- 소리를 질러보지만, 저였어도 그 말 그대로를 믿고 싶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상황이 사람의 눈을 가리게 만드니까요.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운반한 트렁크 하나가 단란한 세 식구의 인생을 송두리째 휘저어놓습니다. 금광 원석으로 가득 차있는 줄 알았던 트렁크 가방 안에는 17KG에 달하는 코카인이 들어있었습니다. 마약 소지 및 운반 현행범으로 곧장 체포되어 그녀는 파리 프렌 구치소를 거쳐 마르티니크의 뒤코스 교도소에서 형을 살게 됩니다.

 

  통역사와의 대화에서는 같은 한국인끼리임에도 더 처참합니다. 그녀의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라고 울컥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저는 그녀의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단 한 사람도 없이 오롯이 혼자였습니다. 그녀는 그녀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얼마나 속 터지는 일일까요.

 

  거기서 그저 그렇게 형을 살고 나온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만약 그저 그렇게 마약 현행범으로 붙잡혀 형을 살다가 나왔다면 이 소재가 그다지 독특하지도 않았을 테고, 감동적일리도 충격적이지도 않았을 테지요. 그렇다면 영화화도, 이렇게 글로도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대한민국이 주권을 가진 국민을 버린 일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서류 하나만 도착하면 될 것이었는데, 한국대사관에서는 프랑스 법원에서 요청한 재판 서류를 전달하지 않아서 그녀는 악몽 같은, 잊혀지지 않을 나날들을 보내야 했던 것입니다. 방송도 못나가게 막았고, 대한민국의 국민을 버렸던 대한민국. 과연 민주주의가 맞는 건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정말 주권행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냄비근성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이긴 해도, 그녀를 돕기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지금은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녀는 그녀에게 등돌린 국가에 대해 소리내지 않고 침묵했습니다. 그것은 아마 그녀를 도와준 사람들을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전 개인적으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만큼 국가에게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습니다. – 정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미 극장에서 내렸기에 DVD가 나오면 영화를 봐야겠습니다. 한없이 먹먹해지긴 하겠지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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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와 길을 걷다 -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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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와 길을 걷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동화를 참 많이 읽습니다. 어쩌면 거기서부터 우리의 인생에 대한 지혜는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동화가 늘 꿈 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어린이 시절의 교육은 중요하기 때문에 교훈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으면 좋지요. 동화를 공부하게 되면 어린이에 대해 먼저 공부하게 됩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를 지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연령에 따른 동화가 존재합니다. 결국 어린이의 범위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대개 어린이는 4,5세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를 말합니다. 그 당시에 순수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호기심이 많이 동하는 나이입니다. 그런 나이에 동화는 호기심과 감성, 창의성, 가치관까지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그에 따라 동화의 소재는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 동화를 어른이 되서 다시 읽는다는 것은 참 신선합니다. 한 권의 책을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고등학생 때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에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읽는 시각이 달라지듯이 어른이 된 제게 동화는 어릴 때와는 조금 다르더군요. 게다가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읽으니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
강아지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
부서진 채 땅속으로 스며들어 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어요.
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맺었어요.
봄이 한창인 어느 날,
민들레 싹은 한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어요.

 

『강아지똥』, 권정생 지음, 정승각 그림, 길벗어린이

 

  저자는 책 판매를 시작한 지인 A씨의 이야기를 곁들였습니다. 누구나 초라한 조건 앞에 좌절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타인의 좌절을 공감하는 법을, 작은 선택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크고 요란한 선택 앞에서 주눅드는 법을 먼저 배웁니다. 언젠가 책에서 이런 말을 읽을 적이 있습니다. 꿈은 가장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라는 거였죠. 하지만 우리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쩐지 꿈이 너무 멀어 보이기만 하니까요. 하지만 절대 소소한 선택을, 그 작은 희망을 버리면 안 됩니다. 저자는 진정한 시작은 자신이 작음을 인정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참 장황하게 꿈을 꾸던 때가 있었지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던 때였으니까요. 그런데 현실의 벽은 너무 험난하더군요. 어느 정도 타협을 하고 살다 보니 어느 샌가 저는 적당한 타협의 울타리 안에 자리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 꿈에 대해 조금 생각하게 되더군요. 과연 이게 옳은 것인가. 내 선택이 이것을 위한 것이었나.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제 생계를 전부 내팽개치기엔 현실은 너무 잔혹하니까요. 다른 사람의 선택이 제게는 작아 보일 지라도 그 사람에게는 매우 큰 시작일 수 있습니다.

  

 

나는 하루종일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입니다.

강연을 하는 건 오로지 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랍니다. 나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풀빛

 

 

  이 책에서 말하는 ‘노동’과 ‘지성’은 평등한 친구이다. 높고 낮음 없이 서로 마주보며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아주는 친구. 두 친구가 생활 속에 고르게 존재할 때 우리는 보다 풍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주말이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벽돌공이나, 주말농장에서 채소를 돌보는 연구원처럼. 

 

  우리는 하나에 치우쳐 살기 쉽습니다. 한동안 저도 그랬어요. 워커홀릭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살았습니다. 그때는 일이 제게 전부인 것 같았어요. 뭐, 매우 사적인 이유도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에요. 시간이 흐르면서 저는 이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결국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지요. 어떻게 해야 할까. 일과 꿈을 같이 꾸기로 했습니다. 일도 하고, 여가도 즐기고, 꿈도 꾸고 하면서 생활 패턴을 바꾸는 거였죠. 사실 쉽진 않아요. 하지만 균형은 정말 중요한 거에요. 그리고 제가 긍지를 가지고 즐겁게 하는 것도 중요하죠. 인생은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으니까요.

 

  동화는 참 즐겁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이정표 같은 이야기들이 가는 곳마다 숨어있어요. 어릴 때에는 그 이야기들을 그저 이야기들로 읽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서 다시 만난 동화들은 참 많은 지혜들을 담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아동문학 작가님들이 존경스럽네요. 저자와 함께 떠난 동화여행에서 만난 이야기들은 참 즐거웠습니다.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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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면 왜 아픈 걸까
허유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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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면 아픈걸까?

 

마치 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제물로 바치듯이 하나도 남김없이 주고 빈털터리가 되었다는 느낌을 가장 확실한 사랑의 증거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자신의 생각, 느낌, 개성 같은 모조리 버리고 오로지 상대방에게 맞추는 정말 사랑의 표식일까요?

 

『연애하면 아픈걸까』 에서

 

 우리의 연애는 안녕하신가요? 요즘 주변에는 안녕하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저도 포함일지도 모르겠네요. 연애 초반에는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던 것이 어느 순간에는 아까운 순간이 있습니다. 게다가 내가 해줘야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구요. 그러다 보면 점차 줄어들고 우리는 그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식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옳은 것일까요? 자신을 지키면서 하는 연애가 건강한 연애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어려운 같더군요. 불같이 타올라서 설렘으로 두근두근 거리며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순간이 바로 연애의 초기이자 끝나기 전까지의 단계거든요. 하지만 상대에게 무조건 맞추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것을 해야 저도 행복하다고 느끼니까요. 말이 모순 같나요? 약간 돌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처음에는 어떤 것이든 그의 모습 자체가 반짝반짝하게 빛납니다. 하지만 그를 위해 이것도 바꿔주고 싶고, 저것도 바꿔주고 싶고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결국 이것저것 선물하게 되고 스타일을 바꾸게 되죠.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에요. 그러고 나면 저도 그에 대해 무언가를 받고 사랑 받고 있음을 느끼고 싶어해요. 가령 무언가 물건이 아니더라도 고맙다는 말이던지, 사랑한다는 말이던지 등등의 위해 그가 준비하는 무언가가 되는 거겠죠. 안에서 나는 행복함을 느낍니다. 전제는 물론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설렘이 존재해서 내가 스스로 행동할 있어야 한다는 것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빈털터리가 생각은 없습니다. 그가 삶을 살아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내가 있는 선에서,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그게 옳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그와 내가 헤어질 , 나는 너무 억울할 거에요. 나는 모든 것을 줬는데, 결국 이렇게 되다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생각이 들면 말이죠.

 

흔히 연인을 구하는 모습을 반쪽 찾기라고 말을 하죠. 신화에 따르면 원래 하나였던 우리가 둘로 쪼개어져 반쪽이 되었으니 절묘하게 어울리는 표현이에요. 우리는 지금 상태로는 완전할 수가 없고, 잃어버린 반쪽을 만나 둘이 하나가 되어야 완전하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우리는 불완전하고 부족한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고, 언제나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해요.

 

『연애하면 아픈걸까』 에서

 

예전에 일과 이분의 이라는 노래를 혹시 아시나요? 얼마 , 종영한 응답하라 1994’ 통해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 노래였죠. 노래가사에서도 보듯이 우리는 반쪽을 나눠가져서 하나가 있다고 생각해요. 반쪽을 찾는 것이 바로 연인을 찾는 것이죠. 우리는 원래 불완전한 존재래요. 그렇죠. 우리는 원래 불완전한 존재에요. 그런 우리가 서로 만나서 서로 도움을 주고 의지해나가는 관계를 형성하죠. 인간은 공동체적 동물이라고 하죠. 그리고 우리가 이룩하는 가장 작은 사회는 바로 가정이에요. 가정은 남녀가 만나 형성하잖아요. 그렇게 우리는 완전체를 꿈꾸며 만들어가는 아닐까요? 같이 작은 사회를 꾸려나갈 반려자를 만나고자 하는 거죠. 하나를 위해서. 그러나 그게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찾는 거에요. 만남과 이별을 계속해나가면서 말이죠.

 

 

당신에게 내가 필요한 존재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은 당신에게 내가 섹시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이기도 해요. 아무리 가족처럼 가까워져도 한편으로는 나는 언제나 당신에게 섹시한 낯선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낯선 사람은 신선하고 그런 만큼 질리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내가 섹시해서 나를 사랑하는 한편 나를 사랑해서 내게 섹시함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상대방이 나를 계속 필요로 하고 갖고 싶어할 만큼 매력적이기를 바라고, 동시에 내가 어떤 모습이든지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기쁘게 나라는 사람의 의미와 필요를 만들기를 바라는 거예요.

 

『연애하면 아픈걸까』 에서

 

상대방에게 필요한 존재이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상대방이 나를 생각하고, 나를 보고 싶어하고, 나를 떠올릴 때면 언제나 행복함과 설렘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바로 마디로 정리할 있습니다. 그에게 언제나 나는 매력적인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사람이라는 그런 가봐요. 잡은 고기에게 먹이 준다는 말처럼. 서로 잡은 고기라고 생각하는 건지 점점 새롭고 두근거리는 모습보다 마치 오래된 가족처럼 스타일이 변해버린 달까요. 무릎 나온 츄리닝(트레이닝 복이 아니에요.) 슬리퍼 질질 끌고 다니는 모습이 과연 그가 설렜던 모습일까요? 아니라는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모습에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면서 비교를 하게 되죠. 밖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블링블링하게 꾸미고 다니는 모습이 보이니까요.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스스로 모두 행복을 만들 재료를 가지고 있어요. 조금의 노력과 의지를 보탠다면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의지와 노력을 무너뜨려요. 조금만 투자해보세요. 평소하고 다르게 화장도 조금 신경 써보고, 옷도 신경 써서 입어보고 말이죠. 상대방이 오늘 그래? 어디 아파?’ 라고 말하는 것은 다크서클과 함께 짙어지던 나온 편안함에서 벗어난 것임이 틀림없어요. 그러니 좋게 받아들이세요. 자신에게 신경 쓰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에요. 우리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사랑, 한창 빠져들 때는 그보다 달콤하고 견고한 성이 없을 같은데, 성은 언제든지 녹을 있는 초콜릿 같은 것이더라고요. 열을 가하면 금방 녹아서 다른 것을 안으로 들이기도 하고, 아예 일그러져 망가지기도 하지요. 그래서 세상의 많은 로맨스들은 순간을 보여주는가 봐요. 일상이 로맨스는 언제든 뒤집힐 있는 풍랑을 만난 종이배 같다는 것은 보여주지 않아요. 그래서야 어디 로맨스겠어요.

 

『연애하면 아픈걸까』 에서

 

사랑이라는 , 정말 너무 달콤씁쓸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초반에는 누구나 달콤함에 빠져들죠. 그리고 아무도 이별을 생각하고 사랑을 시작하지 않아요. 모두가 이별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어도 마치 사랑이 영원할 것만 같은 근거 없는 믿음으로 초콜릿 같은 사랑에 빠져들죠. -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우리의 뜻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 사랑은 초콜릿과 같아서 달콤하기도 하지만 형체도 없이 녹아 버리기도 쉬워요. 마치 언제 우리의 사랑이 하트를 그리고 있었냐는 듯이 말이죠. 사랑은 그런 건가 봐요. 그래서 우리는 노력을 해야 해요. 연애의 온도를 맞춰줘야 우리의 초콜릿사랑이 아름답게 형태를 유지할 있으니 말이에요.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해어지는데 한쪽에서 회고하는 이야기와 다른 쪽에서 회고하는 이야기가 전혀 다른 이야기요. 일방적 기억은 자기가 기억하는 것이 이야기의 일면일 뿐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마치 전부인 진실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면, 진짜 문제적기억이 됩니다. ‘내가 아는 전체의 일면일 뿐이다.’ ‘상대방은 다르게 기억할 것이다.’ 정도까지 생각할 수는 있어요. 그럼에도 실제로 상대방이 어떤 방식으로 느끼고, 흔들리고, 결정하고, 정리하는 지는 제대로 없지요.

 

『연애하면 아픈걸까』 에서

 

아마 이건 우리에게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나와 상대방은 언제나 기억이 다를 있어요. 우리의 뇌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려는 특성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서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힘들거나 상처받은 것은 기억 잘할 몰라도 상대방이 상처받은 것에 대한 기억은 대개 없어요. 그게 바로 우리가 가진 뇌의 기억작용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사랑이야기는 분명 둘이 만든 하나인데, 가지의 이야기로 나올 있다는 점이에요. 우리의 눈에 양파 껍질이라도 매달려있는 건지 한겹한겹 필터를 거치듯 상대방을 바라보게 되니까요. 결국 상대방을 우리는 재해석해서 바라보고 있는 되는 거에요. 혹시 그렇게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래서 우리에게 대화는 중요해요. 사랑하는 커플에게 있어서 대화가 중단된다면 커플의 앞날은 어떨 같나요? 대화가 없다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거에요. 그건 서로의 진심을 제대로 마주할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니까요.

 

에리히 프롬은 성숙한 사랑에는 다섯 가지 요소가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말해요. 하나가 존중이에요. 정확하게는 존경이요. 존경(RESPECT) 어원은 라틴어로 바라본다(RESPICERE) 뜻이에요. 거리를 두고, 건드리지 않고, 그리고 판단하거나 평가하지도 않아요. 본다는 일은 그런 거예요. 그래서 존경은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사람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세계를 아는 힘이지요.

 

『연애하면 아픈걸까』 에서

 

사랑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어요. 아니 존중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해요.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한다는 .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거에요. 하지만 우리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존경할 있을 , 비로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할 있고, 사랑할 있을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노력해야 해요.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상형에 들어있는 기준 하나가 내가 존경할 있는 사람인데, 이건 내가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거죠. 이건 기준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었나 봐요.

 

사람이 만드는 드라마.

 

연애는 혼자 하는 아니에요. 사람이 만드는 희로애락이 담긴 드라마지요. 우리는 하루하루 드라마틱하게 살고 있어요. 그러니 자신을 믿어요. 자신이 없으면 드라마의 주인공이 없는 거에요. 그리고 상대역에게도 자신감을 북돋아주세요. 그러면 우리의 드라마는 언제나 행복할 거에요. 작가는 따로 없어요. 이야기는 내가 만드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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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인의 딸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1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사형집행인의 딸

   

  사형 집행인의 딸. 2013년 추리소설 부문 최대의 화제작이라는 타이틀과 아마존 크로싱최초 밀리언셀러라고 합니다.
  구교와 신교가 벌인 30년 종교 전쟁, 중세시대의 마녀사냥, 계몽되지 않은 시민의식을 소재로 하고 있어 역사를 좋아하는 제게는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미스터리 물을 별로 접하지 않은 터라 잠시 고민도 했지요. 선택한 이유는 책소개를 읽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세계사에서 특히 중세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이불 속에서 미스터리의 진실을 같이 파헤쳐가는 그 긴장감과 같이 오는 쾌감은 다른 것에 비유하기 어렵습니다.

 

  

사형 집행인

 

 

 사형집행인이라는 직업은 저에게 참으로 낯선 직업입니다. 현재는 사형제도가 폐지되기도 했고, 폐지되기 직전까지도 대개 소설 속의 사형집행인처럼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소설 속의 고문기구들이 연상될 때 어찌나 끔찍하던지. 저자가 너무 생생하게 그려줘서 마치 한편의 영화필름을 돌려보는 듯한, 그 숀가우 도시 안에 제가 존재하고 관찰자 시점으로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사형집행인은 단지 사형만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더군요. 고문도 하고 마무리까지 하는 그런 사람. 이는 아마도 직접 피를 묻히고 싶지 않은 윗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진 직업이겠죠. 도시마다 필요로 하는 사람. 그러나 누구나 기피하는 사람. 그럴 수 밖에 없겠죠. 사형집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는 엄청난 피폐함을 가져오니까요. 예전에 글에서 읽은 기억이 문득 떠오르네요. 사형집행을 맡았던 그는 정신적으로 엄청난 중압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그 일을 그만둔 이후에도 정신질환을 계속 앓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리 죄가 크다 해도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말처럼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우리나라의 형조사령 

 

 

  사형집행인인 야콥 퀴슬의 집은 도시의 가장 바깥에 위치해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은 그를 기피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테지요.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형조사령(점잖은 명칭은 회자수, 속칭 망나니)처럼 말이죠. 형조사령은 그 지역의 백정 중에서 차출했고, 백정은 그 당시 사회의 가장 천한 계급이었습니다. 당시 형주사령도 맨정신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아 탁주 같은 것을 마시고 형을 집행했죠. 그 시간을 잊어버리기 위함이죠. 그리고 백정은 백정과 결혼을 했던 때였던 것처럼, 당시 사형집행인의 가족의 경우 타 지역의 사형집행인 집안과 결혼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형집행인의 딸 막달레나는 의사의 아들 지몬 프론비저와 사랑을 나누죠. 그러니 딸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딸에게 직접 수치의 가면을 씌우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의 힘은 어디서나 존재하고 그것 앞에서 사람들은 무기력하죠. 현 시대에도 일어나고 있어요. 느끼고 있나요?

 

 

사형집행인의 딸 중에서

 

 

 

 

  "그 여자한테서 자백을 받아내.

   그러면 그 여자도 자네도 쓸데없는 고생을

   하지 않게 될 테니."


  야콥 퀴슬은 고개를 저었다.


  "그 여자가 한 짓이 아니에요.

   틀림없습니다."


  이번에는 요한 레흐너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도 그 여자가 한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그것이 우리 도시를 위한

   최선의 방법일세. 틀림없어."


  사형집행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수그려 나지막한 문간을 지난 뒤 등 뒤에서 문이 저절로 닫히게 내버려두었다.

 

  서기 1659년 4월 24일.
  페터 그리머 사망.

  마르타 슈테흘린 마녀로 지목 받다.

 

  서기 1659년 4월 25일 수요일 아침 7시.

  소년 살인 사건은 장안의 화제였다. 숀가우처럼 작은 도시에서는 악마의 의식과 마녀의 주술에 간한 소문들이 배설물 냄새보다 더 빨리 퍼져나간다.

 

 

17세기 독일의 한 마을을 혼란과 공포에 빠뜨린 의문의 소년 살인 사건!

 

 

  소년 페터 그리머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도시는 혼란과 공포의 도가니로 빠져듭니다. 당연히 시의원들은 시민들이 공포와 혼란에 동요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그들에게 안락함을 가져오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마녀사냥을 시작합니다. 빨리 평화로운 도시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죠. 그리고 페터와 친구들이 자주 들락날락하던 집의 주인 산파 마르타 슈테흘린이 마녀로 지목됩니다.


  언제나 사회의 분위기는 참 무섭습니다. 누군가 몰아가기 시작하면 그쪽으로 우르르 몰려가고 정확한 물증이 없어도 시민들은 들끓죠. 그리고 조금만 연관된 물건이나 정황이 포착되면 아예 범인으로 낙인 찍어버립니다. 그 사람이 무죄더라도 그 당시엔 유죄가 됩니다. 알리바이가 있어도 '마녀'라는 것에서 모든 것이 무마되기 때문이죠. 마녀가 주술을 부린 것이다! 이 한 마디로 모든 것은 정리되어버리니, 결국 진범을 찾아내지 못하면 마녀는 화형됩니다. 우리들이 인터넷에서 자주 이야기하죠. "마녀사냥"이라고. 바로 중세시대의 산물입니다.

 

 

진실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오다.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은 산파 슈테흘린이 진짜 범인이 아님을 알고 진범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양 옆에는 그의 딸과 그의 지식을 좋아하고 그의 딸을 사랑하는 지몬이 함께 합니다. 하얀 손의 악마를 잡기 위해, 슈테흘린을 위해 말이죠.


  누군가가 믿어준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위해 누군가가 목숨걸고 도와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내가 그렇게 되면 사형집행인과 그의 딸 막달레나와 지몬처럼 믿어주고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리고 제가 목숨을 걸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축축하고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 속에서 이들과 함께 한 시간은 긴장감과 흥미진진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열심히 숨가쁘게 뛰어온 느낌이네요. 이제 한숨 푹 놓아보며 책장을 덮어봅니다.

 

 

 

 

 

AYA'S SECRET GARDEN

사형집행인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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