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인이라는 직업은 저에게 참으로 낯선 직업입니다. 현재는 사형제도가 폐지되기도 했고, 폐지되기 직전까지도 대개 소설 속의 사형집행인처럼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소설 속의 고문기구들이 연상될 때 어찌나 끔찍하던지. 저자가 너무 생생하게 그려줘서 마치 한편의 영화필름을 돌려보는 듯한, 그 숀가우 도시 안에 제가 존재하고 관찰자 시점으로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사형집행인은 단지 사형만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더군요. 고문도 하고 마무리까지 하는 그런 사람. 이는 아마도 직접 피를 묻히고 싶지 않은 윗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진 직업이겠죠. 도시마다 필요로 하는 사람. 그러나 누구나 기피하는 사람. 그럴 수 밖에 없겠죠. 사형집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는 엄청난 피폐함을 가져오니까요. 예전에 글에서 읽은 기억이 문득 떠오르네요. 사형집행을 맡았던 그는 정신적으로 엄청난 중압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그 일을 그만둔 이후에도 정신질환을 계속 앓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리 죄가 크다 해도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말처럼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