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 더웠고, 북적거렸다.

 

가릴 수 있다면, 좋은 날은 아니었다.

 

바보 같은 사람.

 

국화 한 송이 툭 던지다, 눈물이 쏟아졌다.

 

입술을 물어 피 맛이 짰는데,

 

정작 삶은 싱겁기만 하다.

 

미안하다.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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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다시 아침이기를.

 

일어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 있기를.

 

당신, 그랬듯, 그렇게 웃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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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8-07-2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은 지웠다. 마음에 담으려고 한다.

뷰리풀말미잘 2018-07-2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지 못할 것이다.

AgalmA 2018-08-16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제가 꿈 얘기 쓰면 뷰말님 나타나시는 걸 보는데, 우리 악몽에 대해 얘기 나눈 적 있잖아요. 밀란 쿤데라 <정체성> 왠지 뷰말님이 참 좋아하실 거 같어요~~

뷰리풀말미잘 2018-08-20 16:39   좋아요 1 | URL
네, 갈마님. 꿈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죠. 늘 갈마님 같은 사람들과 그런 대화만 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운 날씨에 안부를 여쭈려고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했는데 여기서 대신 해야겠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너무 책만 읽지 마시고 운동도 가끔 하세요. 한 달에 20권이 뭡니까 책벌레 아님? 벌레는 으.. 별로입니다.

AgalmA 2018-10-0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레 꿈틀.... 추석 연휴 잘 보내셨어요~~~ 이젠 춥다고 감기 걸린 사람도 많던데 건강 조심^^♥
 

#. 1

 

만약 프로포즈를 하게 된다면, 탁 트인,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서 다이아 링이다. 눈 감아 봐요. 하고 손바닥에 살짝.

 

Will you marry me?

 

워커힐 클락식스틴. 음식은 푸아그라를 올린 미디움 스테이크에 에스카르고. 가볍지 않은 레드와인.

 

#. 2

 

정신병원에서 내 옆에 있겠다고 떼쓰던 그 녀석은 살겠다고 했다. 축구는 그만뒀다고.

 

#. 3

 

사이렌이 울렸다. “실제상황입니다. 반복합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나는 장입된 모든 좌표를 점검했다. 곧 적들의 머리 위에 미사일이 퍼부어질 것이다. 내 손으로 죽일 목숨들을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0%에 수렴되는 나의 생존 확률을 생각했다. YTN을 틀자 연평도에서 까맣게 포연이 올라오고 있었다. 들볶이고 다그쳐진 병사들은 겁을 먹었다. 통신반장이 달려와 외부로 나가는 모든 통신선을 끊었다고 보고했다.

 

새벽까지 작전지도를 개정했다. 잠들 여유가 없었다. 동부전선에 적 병력이 증강되었고, 평양 근교에서 공군기가 활발하게 출격하기 시작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 창우에게 전화가 왔다. 저, 연평도 들어갑니다.

 

죽이라고 말해야 할지, 살라고 말해야 할지, 죽이는 것이 사는 것인지, 죽이지 않고 사는 것이 죽이고 사는 것 보다 나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보고 싶어.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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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찰은 세 번, 검찰은 한 번이었다. 주옥같아라. 폭행, 공문서 위조, 명예훼손. 그 중 한 건이 변희재 덕분이었고 '혐의없음'으로 방송되었다. 덕분에 나의 옥고, ‘변비어천가’는 아직 서재에 건재하다. http://blog.aladin.co.kr/Escargo/7094854 

 

이제 와서 말이지만, 야, 니가 훼손될 명예는 있냐? 

 


#. 2

 

피부과 예약했다.

더 예뻐져서 사랑받고 싶다.

쿨한 척, 속내는 만성적 애정결핍.

 


#. 3

 

작년에 50평 아파트를 장만했다. 방은 네 개다. 침대에 누워있다가 부동산이 좋아진다는 문자를 받고, 공인중개사에 들러 집을 본 뒤, 계약금을 보내기까지 30분 좀 더 걸렸다. 가히 슈퍼에서 맥주 한 캔 사오는 시간이었다. 집값이 이미 절정을 찍을 무렵이라, 어이없을 정도로 오르지 않았지만 월세는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다. 세입자 녀석, 하루라도 밀려보라지. 


만에 하나 결혼도 못하고 외톨이로 늙게 된다면 방 세 개는 가난한 아티스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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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8-05-0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방 한 칸 예약 좀(굽신).... 아무래도 저는 이번 생에선 알거지로 살다 갈 거 같아서ㅋㅋㅋ 아티스트 기준이 높은 건 아니겠죠!?!?

뷰리풀말미잘 2018-05-04 18:02   좋아요 1 | URL
그렇잖아도 내정되어 있었죠.(거부해도 잡혀오실 운명이었습니당) 두 명. 이제 두 명만 채우면 되겠네요. 염두에 두는 알라디너가 하나 있긴 한데 모진 매질이 없이는 다루기 어려울 것 같아 저어되는군요. 힘든건 싫어서..

AgalmA 2018-05-04 18:09   좋아요 0 | URL
오. 그 한 명 누군지 알 거 같아서 심히 두렵당ㅋㅋ
잡아 들여서 감옥으로 만들면 아니 되오!! ㅎㅋㅎ;;;

뷰리풀말미잘 2018-05-04 18:19   좋아요 1 | URL
뭐..잘 길들이면 되니까요.^^
 

#. 1

 

이 카테고리에 쓰는 이야기의 3분의 1은 허구다.

 

수줍음을 타는 편이니까.


 

#. 2

 

의사는 폐쇄병동을 권했다. 거부할 수 있나요? 내 상상 속 폐쇄병동은 한니발 렉터를 가둔 FBI감옥 같은 곳이었다. 더는 스트레스를 수용할 여유가 없었다. 의사는 장고 끝에 일반 병실을 허용했다. 대신 늘 다량의 약물을 복용해야했기 때문에, 머릿속은 늘 안개가 낀 것 같았다. 살면서 가장 죽음과 가까운 시기였다.

 

환자들은 나를 동정했다. 미잘이, 내 동생이 미잘이 나인데 말 놔도 되지? 오짬 두 개 사왔는데 노나 먹을까? 저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잡혀왔어요. 옆에 있어도 되나요? 자네, 바둑은 좀 두나? 참외를 왜 껍질째 먹어? 왜 거기에 혼자 앉아 계세요? 어두운데.  

 

“거 좀 놔두지!” 맞은 편 침대를 쓰던 그가 일갈했다. 정강이까지 문신이 있었기 때문인지 아무도 그의 말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흩어진 오후에 은밀히 접근을 해서는 이은하 노래를 핸드폰에 넣어달라고 했다. 나는 그것을 모종의 거래라고 생각하고 응낙했다. 덕분인지 나는 꽤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는 낮 시간동안 재활을 위해 병실 밖을 출입했고, 저녁에 돌아와서는 딱딱한 주황색 종이를 삼각형으로 접어 풀로 붙였다. 그러면 시간이 잘 간다고. 해볼래? 난 고개를 저었다. 어느 날, 그는 한 달 내내 만들던 걸 내게 안겨주고 자리를 떴다. 단단한 항아리. 두 손을 모아서 쥐어도 쏙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볼륨이었다. 잊힐 때 쯤 연락하지. 그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 두 해 전, 카톡에서 그의 자리가 젊은 여자의 사진으로 바뀌었을때, 나는 딱딱하고 단단한 질감이었을 어떤 죽음을 직감했다.

 

이은하의 ‘봄비’가 재생되고 있다. 비 오는 봄날에. 

 


#. 3

 

우리 회사 회장님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낀 적이 있다. 휴. 이 분야에 있어서 나는 정말이지 엉망진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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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8-05-0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망진창ㅋㅋ 지난번 바이섹슈얼 나왔던 글과 오버랩이 되어 또 눈물이;ㅁ;)...
존 파울즈 <만티사> 생각나는 글이네요.

뷰리풀말미잘 2018-05-04 18:06   좋아요 0 | URL
그는 병원에서 눈을 뜬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 누워 있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그는 아내를 알아보지 못하며, 아내가 말해 주는 아이들 이름도 알아듣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젊은 여의사 델피는 그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데... 섹스 치료라고?

뷰리풀말미잘 2018-05-04 18:06   좋아요 0 | URL
섹스치료라..

뷰리풀말미잘 2018-05-04 18:08   좋아요 1 | URL
..흠.. 주문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