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파트에서 제일 감동적(?)인 문장. 레싱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명명하는 것조차 꺼렸다.





그러나 레싱은 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언제나 회의적이었고,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명명하는 것조차 꺼렸다. 그린에 따르면 레싱이 꺼린 이유는 자신의 많은 에너지를 남로데지아(현재의 짐바브웨)와 영국의 공산주의 운동에 쏟았기 때문이다(그린 28). 레싱은 20대와 30대 내내 공산주의자였고, 1956년 소련이 헝가리를 침공하면서 공산당을 떠났다. 『황금 노트북』의 서문에서 레싱은 자신을 다소 아이러니컬하게 "늙은 빨갱이(Old Red)"라고 소개한다. (136쪽)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는 특별히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연관성을 이론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는 가부장제를 자본주의의 한 증상으로 보았고, 자본주의는 공산주의와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가부장제가 자본주의보다 먼저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이 가부장제를 단순히 초역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가부장제의 역사적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특히 경제적 측면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어떻게 함께 작동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 P126

이 책(<여성의 의식: 남성의 세계>)의 가장 중요한 강점은 특별히 마르크스적인 의미로 개인적인 것을 정치적으로 영역으로 위치시킨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독자는 의식화(consciousness-raising) 과정을 따라 ‘개인적인 사유‘로부터 추상적이고 ‘정치적인 사유‘로 움직이며, 궁극적으로는 둘의 구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 P128

여성의 성적 경험은 질 오르가즘이 존재하나 안하나... 등등의 질문들로 축소될 수 없다. 여성의 성적 경험은 사랑과 신뢰 같은 감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런 방식으로 레싱은 바렛처럼 섹슈얼리티를 재생산이나 본질적인 젠더 정체성으로부터 분리시켜 버리고, 섹슈얼리티가 사회적 압박에 어떻게반응하는지 증명한다. 애나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인 엘라(Ella)는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는 오르가즘에 이를 수 없다고 말한다. "나 같은 여성에게 중요한 진실은 순결이나 정결이 아니다. 어떤 낡은 언어들 중 그 어떤 것도 아니다. 나에게 진실은 오르가즘이다"(292). - P145

이런 식으로 레싱은 로보섬과 바렛의 이론에 대해 핵심적 질문을제기한다. 핵심적 질문이란, 자본주의 가부장제 시스템에서 개인의 자율권이 어느 정도인지, 한 시스템이 자체를 유지하고자 할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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