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랫동안 ‘감정’을 깊숙이 파묻고 ‘이성’이라는 널빤지로 못을 쳐놓고 살았다.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버려야 한다고까지 세뇌 받았다. 감정은 숨기고 다스리고 제어해야 할 작은 악마 같은 취급을 받았다.
이러는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자기 삶의 나침반이다. 자신의 감정을 ‘좋다’, ‘싫다’, ‘나쁘다’ 정도로 뭉뚱그리지 않고 기쁨, 슬픔, 분노, 증오, 불안, 기대, 신뢰, 놀람 등으로 구별하고 그에 알맞은 어휘를 붙여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후련해진다. 나아가 나침반이 되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알려준다. 각각의 감정은 내 인생의 징후이며 각기 다른 해석과 해결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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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류는 엄청난 파괴력과 창조력을 지닌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이에 비등하게 존재의 가벼움과 불확실성, 혼돈에 휩싸여 있다. 끊임없는 문화 교류와 비판적 사고 능력으로 인해 우리는 오랜 세월 내려온 전통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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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머뭇거리며 주위를 탐색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아기는 아장아장 걷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값비싸고 깨지기 쉬운 유리 조각상을 만지려고 손을 뻗는다. 먼저 눈으로 조각상의 색깔과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난 후, 조각상에 손을 대 보고는 그것이 매끈하고 차갑고 무겁다고 느낀다. 그때 갑자기 엄마가 나타나 아기의 손을 잡아 내리면서 "이건 절대 만지면 안 돼."라고 말한다. 아기는 지금 막 그 조각상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중요한 지식을 몇 가지 배웠다. 먼저 조각상의 감각적 특성을 분명히 파악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배운 건, 조각상에 손을 대면 위험하며 그것을 만지기보다는 그대로 두고 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아기는 조각상이라는 하나의 대상에 관해 실증적 관점에서 접한 동시에, ‘사회와 문화 속에서 결정된 대상의 지위’를 배웠다. 실증적 관점에서 접한 대상의 감각적 특성은 그 대상에 ‘내재된’ 특성으로 간주된다. 한편 대상의 ‘지위’는 대상의 의미, 다시 말해서 대상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아이가 접하는 대상들은 모두 이렇듯 두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아이는 대상을 통합된 전체로 경험한다. 모든 대상에는 ‘본질’과 ‘의미’가 있는데, 이 본질과 의미는 서로 구별되지 않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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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 - 뿌리 깊은 트라우마를 극복한 치유의 기록
캐서린 길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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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앞)


저자 캐서린 길디너Catherine Gildiner : 1948년 미국 뉴욕주에서 출생했다.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찰스 다윈이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토론통서 25년간 임상심리학자로 일했다.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심리학을 주제로 한 기사와 칼럼을 게재했으며, 50세에 은퇴한 이후 작가로 데뷔했다. 첫 책 『낭떠러지 앞에서 Too Close to the Falls』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담을 회고록으로, 출간 이후 150주 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2005년에 발표한 소설 『유혹Seduction』은 독일에서 슈피겔 상을 수상했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낭떠러지 그 이후After the Falls』, 『뭍으로Coming Ashore』가 있다.


『생존자들Good Morning, Monster』은 그가 임상심리학자로 지낸 25년간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 4명의 내담자와의 상담 기록을 정리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어린 시절, 허구에 가까울 정도로 비극적인 상처를 입고 살아가던 이들이 상담자와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 과거를 용기 있게 마주하고 끝끝내 희망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이 커다란 감동을 안겨준다.



영웅은 다섯 명이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4명의 내담자는 저마다 사회적인 배경도 다르고, 각기 다른 문화권 출신이며, 가장 중요하게는 기질이 다르다'고 하면서 아무튼 '모두 내가 갈구하는 영웅적인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었다.'고 했는데, 독자로서 말하자면 저자야 말로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을 대표할 만큼 '(독자인 내가) 갈구하는 영웅적인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생전 처음, 심리상담사를 찾아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만큼 상담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50세에 은퇴해서 작가로 데뷔한 뒤 쭉 글을 쓰며 살아온 저자는 지금 70대 중반이다. 앞으로도 책을 몇 권이나 더 낼지 모른다. 부디 그 책들이 다 번역되어 나오기를 바란다. 아니 그러지 말고 그냥 내가 확 그냥 이제라도 막 그냥 영어책 읽기를 도전해 볼까? 그가 쓴 책, 쓸 책, 추천한 책들을 읽어보기 위해서라도? 와이 낫!!! 


내일은 어떨지 몰라도 오늘은 딱 그 심정이다. 

와이 낫?



*책에다 모두 벅벅 까만 줄을 그어대며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은 이것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과거의 모든 문제를 혼자 힘으로 극복 할 수 없다.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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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5-27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미래에도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은 없단 생각이에요.
대통령으로 뽑히기 위헤서도 주위에 선거 캠프가 있어야 하고, 책을 한 권 낼지라도 출판사의 도움이 있어야 하고,
가수 활동을 하더라도 혼자 힘으로 안 되고 악단이나 연주자가 있어야 하죠.
블로그 운영을 하더라도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만든 이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터...(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을 적고 갑니다.)

잘잘라 2022-05-27 18:49   좋아요 0 | URL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도움 받는 존재로 삶을 시작하는 거니까요. 도움을 주고 받는 일이 점점 줄더니 어느샌가 돈으로 모든 것을 사고 파는 느낌입니다. 돈도 많이 벌고 도움도 많이 벌고, 돈도 많이 쓰고 도움도 많이 쓰고, 그러고 싶어요. 페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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