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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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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클라이튼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책 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등의 영상매체들로 더욱 익숙한 이름이었을 것이다. 쥬라기공원과 ER이라는 과학을 기반으로 한 소재를 다루었던 이야기들을 통해 최고의 영화를 만들었고, 동시에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어내었던 작가. 2008년 마이클 클라이튼이 타계하면서 사람들은 이 위대한 이야기꾼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여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했고, 더 이상 그만의 상상력과 뛰어난 스토리텔링 실력으로 만들어진 또 다른 영상물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했다. 마이클 클라이튼. 그는 그렇게 글을 쓰는 작가로서, 또 많은 대중들에게 새로움이 가득한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 뛰어난 이야기꾼이었다


마이클 클라이튼이 세상을 떠난 후 사람들이 더 이상 마이클 클라이튼의 세상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이클 클라이튼은 이런 사람들의 기대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가 그렸던 또 하나의 세상을 준비해두었던 것 같다. 그것도 그 동안 마이클 클라이튼이라는 이름이 늘 가지고 있었던 과학이라는 이름이 아닌 또 하나의 전혀 다른 세상을 말이다. 바로 바다위를 호령하며 한 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꿈꾸었던 그 이름 <해적의 시대>를 마이클 클라이튼이라는 이름으로 내어놓은 것이다.

그 동안 수 없이 많은 작품의 소재가 되어왔고,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해적이라는 소재가, 마이클 클라이튼이라는 이름을 거치며 어떻게 바뀌었을까? 마이클 클라이튼이 그린 <해적의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해적의 시대>는 그렇게 마이클 클라이튼이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였다

<해적의 시대>는 매력적인 영국의 선장 찰스헌터나 보물을 얻기 위해 마탄세로트와 몽키 베이를 거쳐 다시 포트 로열로 돌아오는 바다위의 원정과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해적의 시대>라는 작품의 이름에 반드시 따라붙는 엄청난 보물이라는 또 하나의 소재를 더해 해적과 해적들이 원했던 부와 시대의 명예대 대한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내고 있기도 하다.

<해적의 시대>를 읽어내려가며 가장 흥미진진했던 점은 바로 눈 앞에서 그려지는 듯한 섬세한 묘사력이다. 사실 해적이라는 과거의 무리들에 대해, 그리고 실제로 항해를 해보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글을 통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영상을 제공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 하지만 <해적의 시대>는 한줄 한줄 글을 따라 내려가며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마치 영화의 한장면이 펼쳐지듯 그 모습들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뛰어난 영상효과까지도 제공한다. 책을 읽으며 영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다니... 어쩌면 이것이 마이클 클라이튼의 그 수 많은 작품들이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라는 영상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 또, 어떤 캐릭터는 선인이고, 어떤 캐릭터는 악인이라는 이분적인 캐릭터 설정이 아니라, 시시각가 변모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일면들을 모두 여과없이 보여줌으로써 조금 더 사실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를 구현해내기도 하는 것 역시 이 작품의 매력이기도 하다

<해적의 시대>는 마이클 클라이튼의 유작이다. 그가 그의 이름으로 내어놓은 마지막 작품이자, 그가 그 동안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세상과는 또 다른 그가 창조한 세상이라는 면에서, 또 단순하게는 아주 재미있는 또 하나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적의 시대>가 그의 유작인만큼 이제 우리는 마이클 클라이튼이라는 작가의 새로운 세상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가 그 동안 보여주었던 새로운 세상. 그리고 그 세상들과는 또 다른 또 하나의 세상을 <해적의 시대>를 통해 이제 보게 되었는데, 이 세상들을 조금 더 화려하고 자세하게 그려내줄 수 있었을 그가 세상에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마이클 클라이튼이 들려준 수 없이 많은 이야기들을 사랑했던 독자라면, 그가 그려낸 마지막 세상. 또 그가 새롭게 상상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해적의 시대>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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