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관심 받고 싶었어."
평생을 의심병에 갇힌 고독한 킬러 박두경은 누나를 외롭게 했다. 그래서 누나는 기이하게도 사이코패스이면서도, 살인보다 관심받는 게 좋은 기행종으로 자란 것이다. 그리하여 누구든 자신에게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았다.
"죽이면 나한테 관심 가져줄 사람이 없는 거잖아."
누나는 사탄이었다. 주기도기문에도 ‘저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누나는 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험에 들게 했다. 그래서 이전에 입양된 애들은 지쳐 나가 떨어져 제발 파양시켜 달라고 한 것이다.
"저 괴물이랑 같이 살 수 없어."
입양된 애들은 이렇게 말하고 이 집을 떠났다.
살인할 사람을 한 명 골라달라는 것도 나로 하여금 파양 생각을하지 못하게 하려고 정신 사납게 하려고 끊임없이 관심 끈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김 씨 아저씨는 죽어버렸고 겁이 없고 낙천적인누나는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으며 구치소에서 꿀잠을 잤다.
"맙소사."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나는 이 사탄 같은 누나에게서 정이 뚝 떨어져버렸다. 누나는 나의 처분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했지만 나는 누나를 봐주고 싶지 않았다.
"누나는 내 마음에서 사형이야!"
그게 누나의 진실에 대한 내 대답이었다. - P219

한시가 급했다. 박두경은 출소했고 누나는 ‘내면리 사이코패스소녀‘로 어디에 사는지 언론에 알려졌으니까. 킬러 박두경이 누나를 찾아내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그 전에 가야 했다. 그 전에 가서 누나를 지켜야 했다. 누나는 사고뭉치 사이코패스니까.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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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있었으면 하는 거. 미워하는 건 없었으면 하는 거고, 사랑하는 건 있었으면 하는 거야. 나는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니 내가 남자친구를 사귄다면 그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걸 거야. 있었으면 하는 남자친구가 생긴 거니까."
"그럼 누나는 김 박사님이 미웠어? 없었으면 하고 바란 거야?"
누나는 우물쭈물 말을 하지 못했다. 나는 중요한 물음을 던졌다.
"누나, 나는 있었으면 좋겠어?"
"응."
"그러면 누나는 나를 사랑하는 거네?"
누나가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자 마음 한편에서 안심이 되었다.
누나가 나를 사랑하는 한 죽일 염려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내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전에 누나는 이런 말로 나를 실망시켰다.
"하지만 그건 너 하기에 달렸어. 있었으면 좋겠거나 없었으면 좋겠는 마음은 순간순간 휙휙 바뀌거든. 나는 동네 떠돌이 개 순돌이가 귀엽다가도 한 번씩 짖으면 죽여버리고 싶거든. 모든 건 너 하기에 달려 있어."
그러니까 누나 말은 내가 동네 개 같은 존재라는 것이었다. 나는불쾌하지 않다. 조금도 불쾌하지 않다.
애써 나 자신에게 주문을 걸었다. - P31

‘죽일 사람 급구‘
누나한테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당연했다. 대놓고 누구를 죽일지 점찍어 달라니. 그러나 나는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누나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골라 안 정하면 네가 죽어."
영혼이 사마귀 같은 누나가 잡아먹을 문제적 인간을 골라내지 않으면 내가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니.…… 이보다 불공평한 불평등 조약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나 세상 모든 문제의 기원은 인간관계에 갑을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누나와 나 사이는 누나가 갑(甲),
내가 을(乙)이다. 이 말인즉슨, 나는 무조건 누나의 말을 따라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는 걸 뜻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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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이처럼 고아원에서 가장 매력 없는 나이인 중학생에 이른 것이다. 입양을 하러 오는 사람들은 어린아이일수록 좋아한다.
어릴수록 새 가정에 잘 적응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머리가 큰 아이들은 도무지 입양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유통기한이 지나서야 팔리려고 작정하는 우유 한 팩이 된 것이다.
"날짜 지난 우유는 아무도 안 사려고 하겠지?"
내가 슈퍼 냉장고에서 날짜 지난 우유 팩을 들고서 준우에게 물었다. 준우는 내가 고아라는 것에 편견을 가지지 않은 유일한 학교친구였다. 나는 준우의 소아비만을 눈감아주었고 준우는 내가 고아라는 사실을 눈감아주었다.
"그건 우유에 따라 다르지."
나의 물음에 준우는 특유의 커다란 안경을 손가락으로 올리면서말했다.
"평범한 우유라면 그렇지. 하지만 DHA가 풍부하고 비타민 A와엽산이 많이 든 특수 우유라면 날짜가 하루 이틀쯤 지났어도 사갈거야. 그만큼 특별하니까."
그 말을 듣고서 나는 결심했다. 특별한 우유가 되겠다고. - P9

"왜 하필 저인가요?"
나는 비련의 주인공 같은 얼굴을 하고서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의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
"네가 제일 순해 보였어. 착해 보였고."
엄마 뱃속에서 있었던 열 달을 포함, 내가 15년 인생을 살면서 느낀 것은 ‘착하다‘랄지, ‘순하다‘라는 말은 칭찬이 아니라 모욕이라는것이다. ‘착하다‘나 ‘순하다‘는 말은, 내가 원하는 걸 해줄 것 같거나 해주는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다.그러니까 그들은 나를 그들의 얄궂은 부탁을 들어주고 임무를 책임지고 완수할 사람으로 본 것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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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읽었던 책
읽었었나? 아닌가? 긴가민가하며 읽다가
그래 언젠가 읽었던 듯 하다.
너무 예전이라 어차피 다 잊어버렸기에 다시 읽어도 좋다.
원래 읽었던 책은 또 읽는 편은 아닌데
가끔 읽었었다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다시 빌려와 읽기도 한다.
이제 북플이 있으니 읽었던 책을 다시 빌리는 일은 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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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은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지만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던 삼국지. 한 페이지만 읽고 재미없어서 덮어버릴것 같아 쉬이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그림으로 보는 삼국지‘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니 만큼 쉽고 재밌게 읽혔다. 5권 까지 있는데 다음에 도서관 갈 때 또 빌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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