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오가와도 전통 과자점사이토 :신체는 점점 고물에 걸맞은 몸으로 변해 가도 마음은 쉽사리 성숙해지지 않는다고.무슨 뜻인지 잘 알아요. 잠깐만 대화를 나눠 봐도 이아저씨 제정신인가 싶을 때가 자주 있거든요. 태도도 말투도 떼를 쓰는 어린아이 못지않게 가관이죠. 무례한 걸 떠나서 아예 막무가내라니까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구석이 있으면 다짜고짜 화를 내요. 나잇살이나 먹어서는얼토당토않게 허세 부리는 꼴이라니. 정말 어른이 맞나 싶어요. 집에 돌아가면 부모 역할을 하긴 하나.무슨 낯으로자기 자식한테 예의를 가르치며 교육하는 건지. 의문이 들정도예요. - P162
사이토 :난 좋아할 상대가 필요했어. 그리고 상대도 날 좋아해주길 원했지. 함께 있어 즐겁고 서로에게 다정다감한 시간이 내게는 절실했어. 상대의 인격이 어떻든 간에. - P169
하사요: 미움받는 남자는 끝까지 이해하지 못해. 어제랑 똑같은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식이지. 그 ‘어제‘까지가 문제인 거야. 해답은 전부 ‘어제‘까지의 행동에 담겨 있었어. ‘어제‘까지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오늘이라면, 그걸로끝인거야.사이토: 부정적 감정의 수치가 한계치를 넘은거지. 게임 끝이라고....(중략)...사이토 :얼마 전에 만났을 때는 좋아한다고 말해줬어.날보고 웃어줬지. 선물도 받았어. 그러니 괜찮다는 식으로 우습게 여기지 말 것. 함부로 대하면 상대는 금방 알아차린다고.그러면 부정적 감정의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하는 거야. - P198
제2장 다도코로"응, 6층에 사셔. 부모님은 이제 날 떠올려도 슬퍼하지않아. 아련하고 따스했던 추억이 된 거겠지. 그걸로 충분해.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은 머지않아 희미해지기 마련이니까. 하루하루 기억을 쌓으면서 과거를 덮어나가는 거야.산다는 건 그런 거니까."하지만 잊진 못할 거야."살아있는 사람한테는 잊어버리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아프고 괴롭기만 한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건 자기 자신을괴롭히는 일일 뿐이니까. 추억은 옅어지다가 결국 너그러워지지.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 - P140
제1장 사나다"전 사나다한테 사랑받고 있어요."헉.제 두 눈이 곱절은 휘둥그레진 느낌이었어요.사랑이라니.평소 사랑이란 말을 써본 적이 없어서요.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어요."사......."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부끄러워요. 그러니 끊어서말할 수밖에요."……………랑이란 말씀이시죠.""사랑이에요."여자는 능청스레 대답했어요."저는 못 당하겠네요."잘 들었습니다. 애인 자랑이네요. 관계 의존증 같긴 하지만. 위험하지만요. - P28
사랑이라는 말은 근질거려서 해본 적 없지만, 앞으로도 쓸 일이 없을뿐더러 그럴 용기도 없지만 분명 굉장한 말이란 생각이 들어요. 고양이가 네코마타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고양이란 동물은 참 기이한 존재 같아요. 어쩌면 굉장한 건 사랑일지도 모르겠네요. - P76
이런 말 하면 또 편들어준다고 하겠죠. 감싸는 걸 보니 뭐가 있다고할 테고, 나도 폭탄 범으로 몰리려나. 뭐라 하는 건 아니에요. 인간이원체 의심하는 동물이잖아요. 난 그런 거 좋아해요. 의심이 없으면 드라마가 안 되잖아. 굳이 말해도 오해할 사람은 오해하겠지만 말은 해줘야죠. 빚이 좀 있어요. 돈은 벌 만큼 버는데, 그게 또 우수수 나가요.여기저기서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은 넘쳐나고, 근데 난 또 그게 귀찮아서 그냥 보내주고 말아요. 거절하는 것도 일이잖아요. 얼마나 많은에너지를 써야 되는데, 근데 사람들은 참 거절을 쉽게 하는 줄 알아요.본인이 무리한 부탁을 하는 건 모르고, 매정하다고나 할 줄 알지. 염치없는 사람들이 참 많죠. 스트레스받으면 그냥 막 써버리기도 하고.그러다 보니 돈이 없더라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이 언제 생길지 모르니 벌 때 모아둬야 하는데, 난 그걸 못 한 거죠. - P150
잘 모르시겠지만 이 생활이 참 지리멸렬해요. 지겨워 죽겠는데, 안되는 거 붙잡고 시달리는 거 이제 그만하고 싶다가도 도망칠 방법도 모르겠고.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게 참 안 되는 거거든요.이거라도 안 하면 진짜 낙오자니까. 낙오자로 안 남으려고 발버둥 치는심정을 알아요? 그런 게 폭탄 하나로 사라질 거 같아요? 남은 인생은안 망치려고, 망한 인생 한번 구제해보려고 꾸역꾸역 쓰는 기분이 어떤지 알아요? 모르겠죠. 멋대로 말하고 사실이 그렇다 하면 그만이니까. 근데 드라마는 그런 게 아니에요. 사실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만한 거라고 말해야 하는 거예요. 세상 망한다고 지껄이면서도그래도 인간한테 위로받고 사는 거라고 전하려 애쓰는 인간이 비겁하게 숨어서 폭탄을 떠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일이 기본적인 인류애 없이는 못 하는 일이에요. 그런 애가 소재 좀 얻겠다고 그런 짓을할 리가 없죠. 이해는 못 해도 모함은 말아야죠. - P152
화가 났다.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면서도 가족에 대한 의심을 바로 잡지 않는 경찰에게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제멋대로 지껄여대는 기자에게도, 기다렸다는 듯 악의를 쏟아내는 사람들에게도, 사과하기는커녕 자살을 시도한 아버지에게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이혼부터 하겠다는 엄마에게도, 기어이 사단을 내고 마는 아라에게도,관심을 주지 않는다며 기행을 일으키고 다니는 승아에게도 전부 화가났다. 모두가 저마다의 폭탄을 가슴속에 담아두었다가 터뜨리기만을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기회만 온다면 언제든 던져버릴 태세로. - P294
그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가장 화가 나는 건 두현 자신에게였다. 여전히아무것도 못 하는 자신이, 모든 게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스스로가 견딜 수 없었다. 시동을 걸려던 현은 이내 쏟아지는 눈물을 막을길이 없었다. 미친 듯이 소리치면서 엉엉 울었다.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기절하듯 잠들었다. - P295
(경영하던 회사도망하고 아내와 딸도 집에서 나가고 인생의 큰좌절감과 절망감을 안고 살아가던) 중년의 남성이 주식회사 타임캡슐이라는 회사에 취업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소설.주식회사 타임캡슐은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를 전해주는 회사이고 주인공은 이곳의 편지 배달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10년전 잊혀졌던 편지를 받고 반가워 하며 추억에 젖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차례 이사를 갔음에도 찾아온 배달원을 보고 경계하며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고, 편지를 보고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의 사연과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전해주며 위로와 격려를 한다. 소설은 지금 아무리 어둠 속에 있다하더라도 그 끝엔 반드시 빛이 있다, 언제든 다시 시작할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은 힐링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