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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여행, 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연이 만들어낸 장엄한 경관, 인간의 유구한 역사가 만든 경이로운 유적, 색다르고 맛있는 음식,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등등. 손미나의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에는 이 모든 것이 들어있다.
 
최근에는 '전 아나운서'라는 타이틀보다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손미나지만, 역시 내게는 어렸을 적, <도전 골든벨> 등에서 봤던 모습이 익숙하다. 스페인어문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2004년 휴직 중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출판하며 작가로 데뷔하였고, 퇴사 후에는 여행기, 소설, 번역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중남미 지역은 브라질 등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가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본토 스페인어와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스페인어를 할 수 있다면 중남미 지역 여행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저자의 여행은 다른 여행자의 그것과는 차별화되는 강점이 있다. 나도 스페인어 공부해서 중남미 여행 가보고 싶다.ㅠㅠ

페루는 16세기 스페인에 의해 정복당할 때까지 잉카제국이 번성했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마추픽추, 쿠스코 등 잉카제국의 유적으로 유명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신비한 모양을 나타내는 나스카의 그림 또한 페루에 있다. 아마존 하면 브라질을 떠올리지만, 아마존의 밀림은 페루에도 걸쳐 있는 모양이다.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 티티카카 역시 페루에 있다. 마추픽추, 쿠스코, 나스카, 티티카카, 아마존까지 페루는 여행자들을 매료시킬 여행지들로 가득하다. 콘도르, 알파카, 야마 등 진기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땅이기도 하다. 헬리콥터를 타고 날아 올라야 그 전모를 확인할 수 있는 문양을 지상에 그린 나스카 유적이나, 돌을 12각형으로 깎아 만든 쿠스코의 유적, 계단식 밭이 펼쳐진 마추픽추의 절경 등은 고대 잉카문명의 신비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면 이 책은 그 부분 또한 충실하다. 애초에 저자의 페루 여행 목적이 석사과정 동기인 친한 친구 '이야'를 만나는 것이어서, 함께 쿠스코를 여행하기도 하고, 여행 마지막에는 페루의 수도 리마에 있는 이야의 집을 방문하여 이야의 아흔 살 할머니를 만나기도 한다. 또한 여행 내내 일본인 친구 '레이나'와 동행을 하는데, 같이 사진을 찍은 알파카가 정말 알파카가 맞느냐, 아니면 관광객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기 위한 양이냐를 두고 저자와 둘이서 논쟁을 벌이는 부분은 훈훈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사실 레이나가 누군지는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데, 여행 처음부터 동행한 것을 보면 저자의 전작들에 등장하는 인물인 것일까?) 이 밖에도 쿠스코의 가이드 그레고리와 우연히도 재회한 이야기 등 페루의 현지인들과의 교류 역시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스페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데다가 사교성이 좋은 저자라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페루 여행이 좋은 점만 가득한 것은 아니었다. 모기가 많은 지역이라서 출발하기 전부터 황열병 주사를 맞아야 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또한 페루라는 지역 자체가 해발 2000m~4000m에 위치한지라 여행하는 내내 고산병에 시달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직 고산병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호텔에서 사람 몸통만한 산소통을 구비하여 고객들에게 룸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괴롭다.

페루는 한국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다. 직항편이 없어 미국을 경유하여 26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가기 힘든 나라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페루라는 나라에 관심이 생겼고, 언젠가 꼭 여행해 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책을 읽으며 예전에 미국 LA에서 유학했을 때, 페루 출신 친구와 함께 "퍼루비안(Peruvian, 페루의 형용사형을 이렇게 쓰는 줄 그때 처음 알았다)" 레스토랑에 가 보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마신 노란 색의 탄산음료 '잉카콜라'는 이 책에 거듭 나오는 것처럼 아주 색다르고 맛있었다. 내가 먹어 본 탄산음료 중에서 가장 맛있는 음료로 기억된다. 세비체라는 이름의 생선회 초절임이나 쿠스케냐라는 페루의 국민맥주도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듯이, 언젠가 페루를 여행할 때는 이 책을 들고 갈 수 있기를 꿈꾼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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