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 - 최고의 비즈니스를 위한 성공 메시지
엘버트 허버드 지음, 하이브로 무사시 해설, 박순규 옮김 / 새로운제안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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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

2025.9.16.

퇴근길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쏟아진다. 자동차 와이퍼를 최대 빈도로 맞추고 운전한다. 26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도 어제보다 덜 팽창한 느낌을 받는다. 내일 아침이면 가을이 집안에 와 있을 듯하다.

 

브런치 스토리와 함께 살며 구독자와 상관없이 글을 읽고 내가 좋아하는 글이나 책을 찾아 메모한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도 브런치 작가의 글을 보고 사 읽는다. 100쪽도 되지 않는 분량이라 근무 중 쉬는 기간에 읽는다. 보통은 달을 가리키는 행동에 대해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본다는 말로 핵심을 파악하지 못함을 지적한다. 책 제목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는 달이다. 내용은 손가락에 관한 내용이다. 정작 편지는 없고, 책이 유명해진 까닭, 일본 작가의 해설을 번역한 것뿐이다. 작가가 한 해설이 나쁘거나 적당하지 않다거나 하다는 말은 아니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가 없다는 말이다. 편지는 어떤 내용일까를 생각한 독자로서는 황당한 편집이다.

 

저자인 앨버트 허버드가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소제목으로 쓴 글은 14쪽이고 하이브로 무사시라는 해설자의 글이 대부분이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보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여건에서 편지를 미국에서 쿠바의 산속 어딘가에 있는 반군 지도자 가르시아에게 전달한 로완의 행위에 관한 글이다. 앨버트 허버드와 하이브로 무사시는 로완의 행위로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 확산하려 노력한다.

앨버트 허버드는 로완을 영웅으로 여긴다. 하이브로 무사시는 영웅담을 이용해 우리 사회에 로완과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만든다. 허버드는 세상의 모든 회사나 공장, 점포에서 항상 이런 사람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라고 말한다.

해설자 하이브로 무사시는 로완과 같은 행동을 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장황하게 서술한다.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내용이며 실행하는지가 중요하다.

내 일은 반드시 내사 해낸다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자기 생각과 의욕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다. 스스로 해낸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희망과 용기가 인간을 빛낸다.’ 모든 고난을 참고 견디며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믿고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어서 고난도 참을 만한 것이 된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때 비로소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주위 사람들에게서 이 사람이라면 믿을 만하다라는 존경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르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세 가지를 품고 산다. 기개와 열정을 가지고 임한다. 밝고 미래 지향적으로 산다. 타인에게 감사하고 배려한다.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 성공하는 사람은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는다.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책을 읽는 사람은 성장하는 사람이다.

실패나 좌절을 맛보았다면 이를 다시 일어나는 계기로 삼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고 로완일 수 있다.

 

뒤표지에 패기 있는 한 사람이 조직을 빛낸다!”라고 힘주어 써 놓았다. 아마도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강의자료로 쓸 수 있으리라는 출판사의 기대를 담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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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7권 세트 - 전7권 - 완역 결정본 홍루몽
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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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2025. 9. 14()

나는 왜 홍루몽을 읽는가?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에서 홍루몽이란 책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수십 년이 지난 일이라 정확한지 알 수 없다. 적어도 잠재의식에 남아 있었지 않았을까.

홍루몽은 중국 청나라 건륭제 때 지은 글로 명청대 쓰인 삼국지연의, 서유기와 함께 중국 4대 명저 중 하나로 꼽는다. 중국인에게 널리 읽혀 영국에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중국에는 홍루몽이 있다.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꿀 수 없다(제국주의 관점으로 인도인에게 치욕스러운 일이지만)는 말처럼 홍루몽을 만리장성과 바꿀 수 없다고 평한다고 한다. 중국 현대 독서가 중 으뜸이랄 수 있는 마오쩌둥은 혁명을 수행하는 바쁜 일정 중에도 홍루몽을 다섯 번 읽었다고 전한다. 이외에도 서양의 많은 학자, 독서가, 정치인 등도 홍루몽을 중국의 대표적인 소설이라고 평한다. 검색하면 알 수 있다.

 

홍루몽의 시대적인 배경은 청나라 건륭제 연간이다. 서양 문물이 중국에 들어오고, 중국 남부에 살던 사람들이 북부로 이동하기도 한다.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에 남부에 살던 가씨 일족이 공을 세워 공신 반열에 올라 세습 직위를 받아 경성 외곽에 거주하며 가문의 흥망성쇠를 경험한다. 대관원이라는 커다란 정원 안에 일족의 일부가 사는 수십 채의 집과 정자, 연못을 만들고 사찰을 세운다. 소유한 시골 장원이 생산한 농산물과 관직에 따른 봉록, 왕비를 배출한 탓에 황제가 하사한 특별한 물품 등으로 가문 살림에 필요한 경비를 지출한다. 가족 행사마다 가문이 운영하는 연극팀이 주인의 요청에 따라 연극을 펼치고 담배를 피우는 집안 며느리, 일족들은 집안의 길흉화복에 따라 때때로 점을 치며, 귀신을 몰아내는 법사를 치르기도 한다.

 

사태군(가모)은 집안의 어른으로 가사, 가정, 가민이라는 이름의 아들과 가련, 가주, 보옥이라는 손자, 가용, 교저라는 증손자 증손녀를 두고 있다. 우씨, 왕희봉, 이환이라는 손주며느리, 형부인, 왕부인이라는 며느리, 우이저, 평아 등의 첩이 등장한다. 이외에도 설부인과 아들인 설반과 설과, 딸인 보차, 며느리인 하금계와 형수연, 설반의 첩인 보섬과 향릉도 소설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120회로 나뉜 소설을 읽으며 20화까지는 홍루몽 인문 관계도(권마다 수록)를 확인하며 읽을 수밖에 없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집안 행사를 치르며 인원을 점검할 때 대략 500여 명이며, 쇠락하는 시기에도 장례를 치를 때 확인한 식솔의 수가 221명이다.

이 중에 소설의 주인공은 가모의 손자인 가보옥이다. 보옥은 출생 당시 통령 보옥이라는 옥을 입안에 물고 태어난다. 기모의 아낌없는 사랑 속에 주변의 누나들, 시녀들과 어울려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여성 친화적(여자들과 대부분을 어울리는)으로 행동한다. 김대옥이란 사촌 동생을 사랑하나 이어지지 못하고 보옥의 가슴속에 오래 남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총명하던 보옥은 통령보옥을 잃어버리게 되자 정신이 멍해지고 모자란 행동을 해 주변 사람에게 안타까움과 고통을 준다. 가문에서는 대옥의 죽음에 슬퍼하는 보옥의 이상행동을 치유할 수단으로 설씨 가문의 보차와 혼인을 추진했지만 크게 나아지지는 않는다. 잃어버린 통령보옥을 스님이 찾아와 돌려주며 보옥의 정신과 행동은 정상에 가까워지고 과거를 준비하라는 가문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나 이미 인생의 의미를 입신양명에 두지 않는다. 과거에 7등으로 급제해 황제의 관심을 받는다. 보옥은 꿈에서 태허환경이라는 사후 세계에서 선녀들을 만나고 사람마다 가진 인생의 설계도를 미리 보았다.

보옥의 사촌 형수 왕희봉은 가모의 손주며느리로 집안 살림을 이끌어가는 막중한 임무를 잘 해낸다. 가모도 인정하는 살림 솜씨와 재치 있는 말로 가모의 사랑을 받고 시녀와 하인은 엄하게 다루며 가문의 살림을 위해 고리대업을 한다. 주변 원망은 투서로 이어져 관가로부터 압수 수색을 당하고 재물은 압수된다. 왕희봉은 담배를 피웠다.

또 다른 주인공 설보차는 보옥의 정실부인이다. 등장하는 사람 중에서 인품이 높고 행동거지가 바르다. 보옥의 어머니와 가모의 뜻에 따라 설부인이 허락하여 가씨 가문으로 시집을 왔으나 정신이 나간 보옥의 아내로 성심을 다하여 보옥을 간호하고 격려한다. 시집온 지 일 년이 지나 보옥과 운우의 정을 나누고 자식을 임신하지만, 과거에 급제한 보옥이 행방불명(출가)되는 아픔을 견디며 자식에게 희망을 두고 삶을 꾸려야 한다. 습인은 보옥의 시중을 드는 성실한 시녀로 보옥과 한 차례 운우지정을 나눈다. 청람은 보옥의 시녀로 일찍 세상을 떠나 보옥에게 그리움과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가사는 보옥의 큰아버지로 세습 관직을 받아 가렴주구 하는 관리로 삭탈관직 되어 변방으로 쫓겨나 미관말직에 봉직하다가 후일 복직하는 인생을 경험한다. 가정은 보옥의 아버지로 형 가사의 세습직을 물려받아 청렴하게 세습 관직을 수행하나 하인과 주변 하급 관리의 일탈한 행정으로 삭탈관직당한다. 후일 복직과 승진을 이어가며 가문을 이끌어가나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어려움을 경험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첩을 거느리지 않은 가장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첩이 등장하고 첩들은 서로 위로하거나 질투한다.

 

홍루몽은 등장인물의 말과 속담 등으로 인생사를 평한다. 가모는 무릇 사람이란 있든지 없든지 간에, 부귀를 누릴 줄도 알고 가난을 이겨낼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연륜이 빚은 언사다. 모란이 고운 것도 푸른 잎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소설에는 불교사상을 담은 표현과 사찰에서 행하는 장례식, 스님을 장원 내에 거주하게 하는 방식 등으로 불교를 수용하고, 도사의 등장과 보옥의 선문답, 소설의 끝부분에 나타난 문단으로 노장사상을 담고 있다.

가모의 장손자이자 왕희봉의 남편인 가련이 몰락하는 가문을 지키며 한평생 남한테 지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썼건만, 이제는 도리어 남보다 못한 신세가 되었구나!”라고 말한다. 가련의 말을 통해 현재를 사는 사람에게 직장 생활에서 먼저 승진했다고 우쭐하지 말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라 하는 듯하다. 인생에서 가장 잘나갈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이며, 높은 지위에 있을 때 내려갈 준비를 하라는 듯하다.

 

수많은 시와 가사 게송이 담긴 홍루몽은 청대 상층부에 살던 사람들의 문화적, 지적 수준을 알 수 있게 한다. 책 한 권 읽지 않고 한 해를 보내는 사람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세상살이다. 다음은 홍루몽 마지막 장에 담긴 게송으로 인생이란 허무함을 말한다.

 

이야기가 슬픈 곳에 이르면,

황당할수록 더욱 서글프다.

원래부터 모두가 꿈인 것을,

세인들이 어리석다 비웃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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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마음속엔 우리가 있다 - 심리, 역사, 문화로 한국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2024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태형 지음 / 온더페이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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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마음속엔 우리가 있다

2025. 8. 10()

아프리카가 인류의 기원지라 할 때 대륙을 이동한 사람들은 기원지부터 멀리 도달한 사람일수록 강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자연도태라는 개념을 들먹이지 않아도 장거리를 이동했다는 것은 짧은 거리를 이동했던 사람보다 강할 것이라는 전제는 세울 수 있다. 세계 곳곳에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정착한 유대들은 강하다. 한반도와 만주를 포함한 우리의 역사 강역에서 유대인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고대 동이족으로 불렸고 한민족이라는 우리는 어떤 사람들보다 강하다. 어떤 민족보다 우수할 것이라는 비약도 터무니없지 않다.

 

유행가처럼 내가 나를 모른다. 알기 쉽지 않다. 하물며 한민족이 어떤 민족인지, 민족성을 정의한 바에 따를 때, 어떤 특성을 가졌나를 알아내거나 정리하기 어렵다. 저자 김태형은 이런 가운데 심리학적으로, 역사적으로 한민족은 다른 민족과 다른 뚜렷한 특성이 있음을 밝히고, 약화하는 민족성을 회복해 내기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인의 마음속엔 우리가 있다를 내놓았다. 저자의 문제의식에는 오늘날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한국인의 민족심리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강요한 심리가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으며 양자가 격렬하게 갈등하며 충돌하고 있다라고 판단한다. 머리말에서 한국인의 대표적인 민족심리 혹은 민족성을 우리, 인간중심, 도덕, 비종교성, 낙천이라 결론을 드러내고 풀어간다. 민족성이란 역사적으로 형성되고 공고화된 민족의 고유한 특성이다. 살아가며 활동하는 자연지리적 환경도 민족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민족은 핏줄과 언어, 영토와 문호의 공통성에 기초해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생활 단위이며 사람들의 공고한 집단이다.

중국의 옛 고전들은 한국인을 지적, 문화적 욕구가 강하며, 도전적이고 성급하며, 평화적이고 협동성이 강하며, 도덕과 예의를 존중하는 민족”, “술을 마시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며칠 밤낮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어울려 놀았다라고 묘사했다.

한국인이 자발적으로 또 기꺼이 집단을 우선시한다면 일본인은 집단이나 타인을 두려워해서 어쩔 수 없이 집단을 우선시한다. 한국의 화병과 일본의 대인공포증이 양국을 대표하는 문화 증후군이다. 자발적 집단주의는 집단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일치하는 평등한 집단에서 발생, 발전한다. 개인을 앞세우거나 자기역학을 거부하면 집단으로 왕따로 몰아세워 집단주의를 강제하는 것은 전체주의의 특징이므로 가짜 집단주의는 전체주의와 통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집단주의 문화권으로 분류되는 여러 나라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인만이 우리 화법을 사용한다. 국어사전에 우리를 자기를 포함해 자기와 관련 있는 무리를 스스로 지칭하는 말로 정의한다. 저자는 우리는 운명공동체라는 자각에 기초한 일심동체의 집단이다라고 말한다. 한국인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우리 주의 심리, 우리성이라는 민족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철학자 탁석산은 한국 사회는 유난히 평등을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인이 평등을 중시하는 까닭으로 평등이 우리의 필수조건이라는데 있다고 본다. 그런데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사회인 오늘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불평등 사회다. 1990년대부터 급증한 높은 자살률은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붕괴하고 있다고 보며, 자살률을 낮추려면, 우리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 주범인 불평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여긴다. 우리가 되면 복지제도나 사회적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의 가치와 가치를 제공해준다. 우리는 용감성과 대담성을 가지게 해준다. 우리는 근면성과 부지런함을 가지게 해준다. 우리는 강력한 집단치료 효과를 제공한다. 우리의 상실이 한국인의 정신 건강을 급속히 악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우리성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한국인이 먼 옛날부터 평등하고 화목한 공동체에서 살아왔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에 비해 전쟁과 내전이 없이 평화로웠던 역사는 한국인이 단순히 가족주의나 마을 공동체 의식을 넘어 민족적, 국가적 차원의 우리주의 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비록 예전에 비해서 우리성이 많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한국인이 강한 우리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인이 그런 우리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우리 생활이나 경험을 하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자식이 부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고, 부모 역시 자식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는 것은 한국의 가족이 독보적이란다. 가족 내 부의 분배도 평등보다는 돈을 더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분배하는 성향이 강하다. 물론 부모의 부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자살하고 형제간 소송에 휘말리는 일도 있다. 가족이기주의는 사회적 차원에서 우리의 상실이 초래한 부작용이다. 저자는 한국의 밥 관련 인사말은 주제넘은 사생활 침범이 아니라 우리 관계를 확인하고 강화하는 데 이바지하는 아름다운 인사말이라 해석한다. 한국의 가족주의가 본질적으로 우리주의라는 것, 한국인의 우리에 대한 열망이 가족이 아니라 더 큰 범위와 관련된 열망이라고 본다. 현존하는 서열주의는 불평등하고 불화하는 병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병든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이지, 한국인의 민족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한국인은 받은 대로 돌려주며 준 만큼 갚는 거래성 교환관계를 남남의 관계로 인식한다. 우리 관계는 서로 손익계산을 하지 않는다. 일본인에게는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2개의 마음이 있지만. 한국인은 자기 마음을 드러내거나 표현하지 못하면 화병에 걸릴 정도로 힘들어한다. 자기 마음을 드러낼 때 우리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양인은 경계를 고려하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아주 싫어하지만 한국인은 경계를 형성한 관계를 꺼리고 싫어한다. 한국인의 호구조사 습관은 타인을 무의식적으로 우리로 대하는 것, 우리 관계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속옷 선물, 공중목욕탕, 마당극, 식문화에서 경계가 없는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민족성에 인간 중심이 있음을 사람 살려!’,와 영어권과 일본의 ‘Help me’, ‘다스케테 구레의 뜻이 도와줘란 뜻을 비교하며 풀어간다.

누가 물에 빠지면 중국인은 그냥 한 번 쳐다보고 지나가고, 일본인은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발만 동동거리지만, 한국인은 앞뒤 안 가리고 물에 뛰어든다는 말이 있다.

홍익인간, 인내천, 대선 구호였던 사람이 먼저다는 인간 중심 사상을 품고 있다. 한국의 한옥 구조는 개방적이다. 한국인이 인간중심성을 가지게 된 것에는 한국인이 서양인과는 달리 종교로부터 자유로웠다는 것 혹은 인간중심적 종교를 믿어왔다는 것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인은 사람은 선하다고 믿었기에 사람을 믿을 수 있었다. 서양인의 심리에는 이분법적 혹은 이원론적 세계관이 자리 잡고 있다. 기독교와 플라톤이 서양인의 세계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대립과 투쟁으로 보았다. 반면에 한국인은 인간은 자연의 덕을 보는 동시에 자연을 보살피면서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이 싹트고 정을 느끼면 우리로 간주하는 식으로 우리와 정은 서로를 강화한다. 우리 관계나 사랑의 감정이 비타산적인 만큼 정도 비타산적이다. 그러나 외국인은 정을 주고받는 우리 관계가 무엇인지 감도 잡지 못한다. 외국인에게 정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미양요 때의 일이다. 우리를 공격해 온 적인데도 그들의 배고픔까지 헤아려 식삿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풍파에 시달려 시장할 터이니 약소하나마 거세한 소 3마리와 닭 50마리, 그리고 달걀 1만 개를 주겠노라.” p. 177

한국 문화에서 자주 발견되는 한은 한국인이 포기를 모르는 주체성 강한 민족임을 보여 주는 하나의 징표다. 리니지 게임에서 벌어졌던 바츠해방전쟁(내복단 혁명)’은 민초들의 봉기였다. (p. 191) 과거의 한국에 거대한 건축물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민본주의 평화 사상이 뿌리를 내린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정주영의 말을 소개한다. 조선왕조실록에 국가에서 건축하려고 할 때는 그때가 농번기인지 아닌지, 농사를 짓는 데 백성에게 어려움이 없는지부터 살폈다라는 내용이 있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인의 양육이 허용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는 인간을 믿고 사랑하는 인간중심성 떄문이다. 한국인은 인간을 가장 중시한다.그래서 한국인은 인간중심적인 심리인 감정도 중시한다. 감정이란 사물현상에 대한 사람의 태도를 다양한 정서로 나타내는 심리현상이다. 한국인이 주관성이 강하다는 것은 곧 한국인이 감정적이다. 혹은 감정을 중시한다는 말과 통한다. 한국인은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되었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흥이 나고 신바람이 난다.

 

우리 민족은 비종교적이다. 극단의 한국인, 극단의 창조성의 저자 신광철은 교회에 다니면서 점을 보기도 하고, 제사를 지내면서 절에 가기도 한다. 예의는 유학적이면서 행동은 기독교적으로 하는 것이 한국인이라 말한다. 한국인에게 종교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한국에 종교 분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은 열렬하게 진심으로 종교를 믿지 않으며, 인간관계를 악화시키거나 포기할 정도로 종교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의 마음속엔 항상 신보다는 인간이 우선순위에 있다. 저자가 비유하기를 서양인에게 신은 항상 가슴에 품고 다녀야만 하는 신성한 필수품이라면 한국인에게 신은 필요할 때만 벽장에서 꺼내 잠깐 사용했다가 다시 벽장에 넣어두는 기호품이라고 한다. 한국인은 인간을 위해 종교를 믿는다. 그 종교가 인간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른 종교로 갈아탈 수 있다. 한국인은 내세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나 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내세에 대해서 그다지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다만 조상을 만날 뿐이라고 여긴다. 나도 그렇다. ‘사후에 만반진수滿盤珍羞는 불여생전不如生前의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한국인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 비종교성은 우리성과 인간중심성의 필연적 산물이다. 항상 개인이 아닌 우리로 살아온 한국인은 스스로를 무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의존할 대상으로서의 신은 필요 없었다.

 

우리 민족성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도덕이다. 유튜브에서 보는 여러 가지 국뽕 콘텐츠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고, 훔쳐 가지 않는다는 도덕성을 사례로 삼는다. 개인주의 사회가 법으로 유지된다면 집단주의 사회는 도덕의 힘으로 돌아간다. 도덕이란 사람들이 사회와 집단 그리고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자각적으로 지켜야 할 행동 규범이다. 전통적으로 법을 필요로 하는 관계는 이미 우리 관계가 아니며, 도덕보다 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집단은 이미 우리 집단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은 미국처럼 개인주의가 크게 득세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도덕의 역할이 퇴조한 면이 있지만 여전히 서양인에 비해 강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도덕적 평가는 국민 정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항복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힘이 부족해 누군가에게 졌을 때 어디, 두고 보자라고 말한다. 현실에서 힘으로 꺾일지라도 억울해하거나 수치스럽게 여길 뿐 힘 앞에서 진심으로 승복하지 않는다. 한국인이 승복하는 것은 도덕이고 잘못했을 때 과감히 승복하고 사과한다. 한국인이 의리를 좋아하고 중시하는 이유는 한국인이 양심과 도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외국인이 볼 때 한국인은 대단히 낙천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낙천성은 한국인의 중요한 민족적 특성이다. 우리 민족은 풍자와 해학의 민족이다. 풍자는 신랄한 웃음을 유발해 부정적인 사회현상을 무자비하고 날카롭게 폭로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해학은 고통이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선의의 웃음을 유발해 부정적인 측면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한국인은 왜 낙천적일까, 질문하며, 고난이나 시련 속에서도 명랑하고 즐겁게 살 수 있으려면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양키, 왜놈, 짱개라고 부르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간이 부은 것이고, 좋게 말하면 경외심이나 열등감 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전체 역사에서 35년간 이민족에게 나라를 뺏겼지만, 중국은 거의 절반이나 이민족에게 나라를 뺏겼다. 한국인이 자기 민족의 힘을 굳게 믿는 것에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한국인이 인내심이 강하고 근면하고 성실한 것도 낙천성과 관련이 있다.

 

전문을 읽어가며 자주 언급한 이상사회란 무엇일까? 홍익인간을 언급하기도 한다. 고전에서 읽은 대동大同세상과 같은 뜻이 아닐까 생각했다. 느낌이 맞았다. 책의 나오며에서 이상사회는 대동세상과 다르지 않음을 밝혔다.(P. 275) 예기禮記에서 대동이란 권력을 독점하는 자 없이 평등하며, 재화는 공유되고 생활이 보장되며, 각 개인이 충분히 재능을 발휘할 수가 있고, 범죄도 없는 세상이라 설명한다, 저자는 우려한다.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한국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이상사회를 향해 순항하던 한국사회는 커다란 암초를 만나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한국인의 민족성을 거침없이 갉아먹었고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자살률이 폭증한 이유는 한국인의 민족성이 우리성, 인간중심성, 비종교성, 도덕성, 낙천성이어서 신자유주의로 인한 한국인의 고통이 외국인에게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끔찍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낳은 불평등은 사회적 불평등, 경제적 불평등, 지역간 불평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없앨 수는 없더라도 최소화하려는, 중산층의 형성을 촉진하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기대한다. 더불어 나와 우리 가족은 민족성을 특징짓는 다섯 가지 중에서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고 채워갈 실행 계획을 세워보는 여름밤이어야 한다.

 

P.S. 2,500자 내외로 줄이려고 시도했지만, 6,700여 자다. 내용을 빼면 깨진 그릇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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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쓰기 날짜 없는 일기 1
이수명 지음 / 난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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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쓰기

2025. 8. 2()

5시경 눈이 떠지니 몸에 밴 습관의 힘 덕분이다. 30여 분을 누운 채로 두 다리를 올려 자전거 페달을 밟는 동작과 상체와 하체를 반대 방향으로 비트는 동작을 반복하고 손을 비벼 눈두덩이에 온기를 전해 몸과 정신을 깨운다. 어젯밤, 지난주에 서양 경험 철학을 공부했으니, 머리를 식힐 겸 눈을 뜨면 산문 읽기를 시작하자 했다. 시인 이수명이 지은 내가 없는 쓰기를 펴두고 커피를 끓여 책상 위에 놓는다.

 

작가는 문학 일기라고 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남의, 더구나 시인의 일기를 읽어야 할 당위는 없다. 일기를 출판해 판매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걸 읽어야 하나!”라는 선입견은 나름은 잘못이 아니다.

 

작가가 쓴 책머리에를 읽는다.

1년을 지내며 자연과 자신의 변화를 느껴보는 경험은 의미 있겠다고 판단한다. 읽어보니 작은 것에 눈길을 주어 쓴 글이지 거대 담론은 다루지 않는다. 비문학에 주된 관심을 두는 내게 이런 글도 한 번은 시도해 보면 좋겠다. 감성을 살리고 주변을 다시 바라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테다. 그 일이 쉽지 않겠지만, 이런 글을 쓰면서 관련된 문장과 책이 떠오르는 습성을 깨는 시도가 될 거다.

 

눈을 떠 살다가 눈을 감고 잠자기를 시도하는 시간까지를 적었으니 일기다. 반복되는 일상, 루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하루살이에서 눈에 띄는 대부분이 일기의 소재이자 화두다.

 

햇살, 바람, 소리, , 촉감 등은 당연히 일기를 구성한다.

층간소음, 책상 닦기, 새소리, 동네 산책, 두통, 루틴이 된 지나가는 날들, 불안과 불확실성, 밤 산책, 연둣빛 산색, 연필, 골목 쓰레기, 창문 열기, 전화 오는 소리, 거울과 얼굴, 비의 기척, 방의 구석,

 

(137쪽을 읽다가 시인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궁금해 검색한다)

 

잠과 단절, 손걸레와 물티슈, 토막 꿈, 날씨, 모든 날이 고유하다, 더운 날들, 24시간 무인카페, 무작정 걷기, 방과 벽지, 청계천 따라 걷기, 냄새도 소리도 없는 어둠, 저물녘, 매미 소리와 여름의 절정, 예전에 쓴 글, 폭우, 붙들려 있으나 나와 무관한 세계, 더위가 꺾인다는 말은 슬픈 말이라지만, 내겐 기대라는 말이라서 언제든 내뱉을 수 있다. 청소와 치우기, 창밖의 아이들 소리, 실패에 대한 해석(p.201), 자신은 집안의 가구, 아침마다 날씨 확인, 잠 못 이루는 밤, 가을 낙엽, 폐기물, 바퀴 달린 책상용 의자, 아파트 내부의 공사, 안 입는 옷, 코트 꺼내 입기, 앞 동 이사, 겨울 햇살, 겨울에 끓이는 생강과 대추차, 겨울 오후 4, 노인의 길에 들어서는 날, 책상 달력, 태만을 향유하는 겨울, 한 해의 마지막 날 등

 

손으로 받아 보지 못한 머리카락이란 문장에서 나는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내 손으로 받아 보려 하지 않았음을 생각한다. “완독의 불가능이라는 글은 내 읽기와 너무 다르다. 완독하고 독서 노트를 써 두어야만, 책 한 권을 읽었다는 기준을 가졌음으로. “기다림의 목적은 어리석음으로 확증된 현기증을 통해 자신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란 문장을 여러 번 읽는다. 공감해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언어는 인력이기보다는 척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문장은 언어란 구분하기의 시작이란 점에서 공감한다. “문학이 아포리즘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문장이 낯선 까닭은 비문학에 관심을 주기 때문이리라. “어떤 작가가 좋은 작가인가라는 기준에서 이수명 작가의 기준을 본다.

 

내가 없는 쓰기와 같은 유의 글을 쓴다면, 숙면과 안대,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 나오는 배, 이형기의 낙화, 황현산의 트윗 글 모음 등을 소재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 간다. 내가 없는 쓰기감정이나 지적인 자극이 없는 글이다. ‘한 번은 시도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토요일 오후다. 34~35도를 이어가는 여름 낮 기온 탓에 밖으로 나가기보다 아파트 브릿지에 있는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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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반드시 낫는다 - 수많은 암 환자를 진료한 양한방 협진 안내서
조기용 지음 / 모아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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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낫는다

2025.7.19.() 09:00

90년대만 하더라도 암에 걸리면 곧 죽는 줄로 알았다. 암 수술을 했다면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지레 겁을 먹고,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2025, 암으로 사망한 부고를 받기도 했지만, 주변에 수술 후 비교적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부모님이 자연사에 가깝게 하늘나라로 가셨기에 내게도 암은 유전적 요인이 적을 거라 믿고 산다. 끊지 않은 담배 탓에 가끔 폐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생활하며 곧 잊는다.

, 반드시 낫는다를 선물로 받아 읽는다. 의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책 읽기를 좋아하는 독서가로 읽다 보니 비판적으로 읽기는 어렵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뿐이다. 다만, 저자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에서 치료 비용으로 얼마를 요구할지는 의문이 남는다.

 

INTRO에서 암 판정을 받고 선택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갑자기 찾아온 암 앞에서 절망하지 말자, 제대로 알아야 암을 이길 수 있다며 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 한다. 더불어 치유의 여정에서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며 저자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의 협진 프로그램과 진료 개요를 밝히고, 진료 전 내 몸에 독소가 얼마나 쌓여 있는지 체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암이 발견되면 수술해야 한다는 상식에 가까운 일은 추후의 일이다. 27개 독소 점검표에서 10~15개 항목 이상이라면 독소를 해독하는 것이 좋다는 데 다행히 2개만 해당한다.

 

한의학에서는 병을 없앤다거나 고친다고 하지 않고 다스린다라고 표현합니다”(p.27)라는 문장으로 암을 대하는 저자의 관점을 본다. 암 환자의 대부분은 몸의 구조가 틀어져 있다고 보고 머리뼈와 턱관절을 이해하기, 척추와 면역계는 긴밀하게 관련되니 바른 자세를 생활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암 치료는 인체 구조를 이해하고 몸 전체를 교정하여 바로잡는 것에서 시작된다”(p. 44)라고 말한다. 암 치유의 목적은 몸의 재건에 있다는 선언에서 한의학의 입장을 본다. 암 치료의 첫 단계는 틀어진 몸을 바로잡는 것이다.

 

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과로와 스트레스, 약물남용(우리는 건강보조식품을 포함해 약을 많이도 먹는다)에 비중을 두고 논리를 풀어간다. 저자는 병원의 암 치료가 오히려 치유를 저해한다고 말한다. 암 치료를 진행할수록 신체 면역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항암제의 사용으로 정상적으로 생성되어야 할 백혈구와 혈소판이 감소한다. 암 치료는 건강한 세포 생성도 방해하니 완전한 치료는 결과 제거가 아닌 원인 제거에 있단다.

 

해독을 통해 혈액을 정화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일에 중점을 둔다. 간을 통한 해독 방법, 신장을 통한 해독 방법, 대장을 통한 해독 방법, 피부를 통한 해독 방법을 소개한다.

치료에 대한 지나친 맹신은 치유를 방해한다며, 암진단은 사망선고가 아니고 암 치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일 수 있다고 위안한다.

 

책의 중반부에 여러 나라에서 의학이 통합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소개한다. 서양의학이 외과 수술 기술, 병리학, 공중보건, 예방의학, 약물치료 등으로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음을 소개하며, 인간의 건강과 질병의 개념을 하나의 전체로 보지 못하고 부분으로 보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국 의료계에서 명상, 해독, 자연치유가 인기를 얻고 인체는 부분이 아닌 전체로 보려는 경향성을 가진다. 인도 고전 의학 아유르베다도 전체성, 인간과 자연의 조화, 개인과 집단의 조화를 강조하기 때문에, 건강이라는 것도 결국은 생명의 근원과 조화를 이루는 상태여야 한다고 하였다. 만성질환 개선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려 한다. 일본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생태주의 의학에 관심을 두고 증상이란 정상적인 과정이며 약물치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해독과 면역에 관한 관심이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후반부에 소개하는 암을 낫게 하는 핵심 요법의 실체에는 양생법(골격, 피의 상태를 살펴 맞춤식 식사와 처방을 내리는 생활 습관 교정), 턱관절 교정(이 부분은 생소하다), 추나요법(어긋나 있거나 뒤틀린 뼈와 관절, 근육을 밀거나 당겨 바른 자리로 돌려놓는 치료법), 청혈요법(간 해독 요법)과 청장 요법(항문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 온열요법(암과 각종 질병은 체온이 낮아진 냉증에도 그 원인이 있다 p.117), 두시요법(두시는 검은콩을 삶아 발효시킨 한약재의 일종이다), 풍욕(속옷까지 모두 벗고 전신을 공기에 노출하기 등), 도포요법(한약을 미세분말과 발효 처리로 배합하여 넓은 피부 표면에 바르는 방법) 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 반드시 낫는다는 치료 체험인의 사례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도 함께 구성하고 있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모든 질병을 낫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확한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아주는 의사를 만난다면 질병은 적극 치료된다는 희망을 품는다. 따라오는 비용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책이 소개하는 방법과 한방병원을 찾아보는 일이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가족,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암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인류에 대한 측은지심을 가질 만큼 성숙하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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