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2
‘사회계층은 무엇이고, 교육시스템은 왜 이러는가’, ‘나는 이 사회에서 어디쯤에 놓여 있고, 이 사회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p.35
사마천은 단지 ‘친구’의 유형이라고 한정했지만 나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고 인연을 맺는 수많은 인간관계로 확장해서 해석하고 싶다.
첫 번째 친구 ‘적우’는 도적 같은 친구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고 걱정거리나 나쁜 일은 책임을 떠넘기는 기회주의적인 사귐이다.
두 번째 친구 ‘일우’는 즐겁게 노는 일에만 어울리는 사귐이다. 어렵거나 힘든 일은 함께 하지 않고, 달콤할 때만 만난다.
세 번째 친구 ‘밀우’는 비밀이나 어려운 이야기까지 함께 하면서 친밀한 마음을 나누는 사귐이다. 즐거운 일뿐 아니라 힘든 일도 서로 돕는다.
네 번째 친구 ‘외우’는 서로 존경하면서 우러러보는 사귐이다. 서로 북돋우며 배우고, 허물은 나누어 잘못을 바로잡으며, 큰 의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최고 경지에 이른 사귐이다.
...
한 사람에게 네 가지 유형의 모습이 섞여 있기도 하고, 상대에 따라 흐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p.72
공자의 학설을 따르고 연구하는 유가에서는 서민 계층을 위로 올려 귀족처럼 ‘예’로써 다스리자 했다. 도덕보다 법을 중요하게 여겨 형벌을 엄하게 해야 한다는 법가에서는 귀족 계층을 아래로 내려 서민과 마찬가지로 ‘형’으로써 다스리자 했다.
p.106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생각입니다. 여기에 앉아 계신 배심원 여러분들처럼 사회적 경험도 있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들의 생각입니다.
...우리가 약자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다시 한 번 떠올려볼 대목입니다.
p.139
인간미 없고 차가우며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입무에만 충실한 사람이다. 불의에 찬 시대이고 모순투성이 사회일지라도 사회질서가 무너져 혼란해지는 것보다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우직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자베르는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실종된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p.140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자베르가 살아간 삶의 방식과 철학에 동의할 수는 없더라도 생각이 다른 사회구성원을 인정할 수 있는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모습이다. 법의 가치를 상징하는 자베르는 자신의 과오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로 사표를 제출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상황에서 목숨까지 내놓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했다. 사법시스템에 여러 가지 한계가 있음에도 ‘인간적인 가치’와 함께 사회에서 ‘법의 가치’와 ‘법의 존재이유’를 경시할 수 없는 이유를 자베르의 모습을 통해 볼 수 있다.
p.141
학교에서 배운 세계사에서는 프랑스대혁명 이후 1870년 공화정이 제도적으로 정착되기까지의 수십 년 동안의 현실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있지만 위 혼란의 격변기에 노출된 민중들의 삶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비참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레 미제라블>의 시대적 배경인 19세기는 수많은 장발장과 팡틴과 코제트가 거리를 배회하는 시대였다.
p.142
‘자비로 완화된 정의’ 문형섭 변호사
p.145
간절함은 진정성을 내뿜고, 그 진정성은 무엇보다 가장 논리적이다.
귀족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자들은 겉으로는 대의를 내세우고 조국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인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기득권자들은 스코틀랜드 왕좌가 비어있는 권력공백기에 권력만을 탐하고, 잉글랜드의 침략으로 국가가 위기인 순간에 협상이라는 명분으로 제일 먼저 기득권을 챙기기에만 정신을 쏟는다. 급기야 귀족들은 피난행렬의 선봉에 서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당시 스코틀랜드에서만 확인되는 사실이 아니고, 나라마다 국난의 시기에 보였던 사회 지배층의 일반적인 행태다. 우리 역사에서도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선조와 양반들이 백성을 버리고 가장 먼저 도성을 떠나 피난행렬에 앞장섰다. 일제강점기 치하에서 사회지도층들이 앞 다투어 벌이던 친일행태, 한국전쟁 당시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피난을 떠났던 이승만 대통령과 사회지도층의 장면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사회지도층이 아니라 사회지도 ‘충蟲’의 모습이다.
p.147
롱생크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모두 언젠가 죽기 마련이다. 다만 무엇을 위해 죽느냐가 중요하다.
... 정의가 몸에 배면 어떤 순간에도 정의를 따른다.
p.190
조광조, 이이 등이 주장했고 임진왜란 때 군량미를 확보하려고 유성룡이 일시적으로 시행했다. 광해군 때 이원익의 건의로 경기 지역에 처음으로 실시되었고, 1708년 숙종 때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전국 확대까지 100년이 넘게 걸렸는데 가진 자들의 반대가 워낙 격렬했기 때문이다. ... 국가재정이 궁핍해지고, 세금을 내야 할 농민들이 몰락하니까 시행하게 된 측면이 있다.
기득권의 저항은 나라가 무너지고, 백성들이 무너진 다음에서야 누그러졌다.
기득권은 나라가 무너지고 백성들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을 때도 있다.
p.192
1215년 마그나카르타 귀족이 지켜오던 관습을 국왕이 침범하지 말라 ‘귀족문서’
1688년 명예혁명
1689년 권리장전 귀족의 권리를 일반시민에게도 보편적으로 확대 ‘시민 문서’
p.214
역사의 무지함을 핑계로 배울 노력조차도 하지 않는 일은 또 다른 범죄가 아니냐고.
... 왜곡된 사실을 진실처럼 믿으며 역사적 과오를 재생산하는 사람들
p.219
아무리 변론주의와 입증책임이 민사재판절차 제도라 하더라도 변론주의에 있어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관철보다는 보완과 수정 논의가 필요하다. 입증책임 또한 진위불명에 따른 재판 불가능 상태를 막으려는 보완책일 뿐이라는 사실을 사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 ... 소송의 스포츠화를 막고 ‘실제적 진실 발견’이라는 목표에 다가가야 한다.
...
재판부는 변론주의와 입증책임의 법리에 기대어 사건을 쉽게 해결하려는 태도보다는 충실한 소송절차의 안내, 소송구조제도의 활용을 통한 본인소송의 보완, 적절한 석명권의 행사, 입증촉구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p.239
‘거짓말을 처음 들으면 아니라고 말하고, 다시 들으면 의심을 하고, 거짓말을 계속해서 들으면 결국 믿게 된다’ - 나치 선동가 괴벨스
‘어제의 죄악을 오늘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죄악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은 관용으로만 건설되지 않는다’ - 알베르 카뮈
p.240
교각살우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
p.252
‘그냥 대세에 순응하는 삶이 잘 먹고 잘사는 것’이라는 기회주의적 가치관을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는 없다.
p.257
1986년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 보도
p.261
그동안 결과지상주의는 학력 위조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성공만 하면 이를 합리화할 수 있다는 편법과 불량을 양산해 왔다.
‘양심’이라는 말이 아직 사회화가 덜 된 철없는 사람들의 순진함 정도로 평가되어서도 안 된다. ‘정의’란 말이 공허한 메아리로만 울려 퍼져서도 안 된다.
p.263
자신이 몸담았던 역할에서 가지고 있던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 ...
다른 역할에 몸담게 되었을 때 ...
발전적으로 승화
p.280
진보주의는 목적의식적 지향이기 때문에 ... 쉽게 단결하지 못하고 작은 오류만으로도 쉽게 무너진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옛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렸던 사람들이 개혁자에게는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 지지자로 남는다.
p.282
교조주의 이성적 비판 없이 무조건 믿어야 하는 신앙 같은 독단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