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08
변함없이 시간은 흐른다. 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곡예이고, 어쩌면 오직 하나뿐인 진짜 미술인지도 모른다.

p.121
˝나는 할 수 없어. 바깥세상에 나가서는 잘 안 될 거야. 나는 모두가 말하는 시설 속에 갇힌 인간이 되고 말았어. 여기서 나는 확실히 물건을 조달해 주는 사람이지만, 바깥세상에 나가면 누구라도 그 일을 할 수 있어. ... 어떻게 해서 손을 대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나는 몰라.“
“그건 자기를 너무 업신여기는 말이야. 자네는 혼자서 배운 사람이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낸 사람이야. 난 자네가 보통 사람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해.”
“농담하지 마. 나는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어.”
“그런 건 이미 알아. 그러나 종이 쪼가리가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야. 그리고 감옥이 인간을 망치는 것만도 아니고.”

p.128
막 교도소 문을 나간 전과자가 애초에 성공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그렇게 해서 다시 감옥으로 되돌아오려는 것이다. 그곳이라면 살아갈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앤디는 그렇지 않았지만 나는 그랬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것은 멋있게 들리지만 실제로 그곳에 가면 엄청나게 넓은 것 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로 두려움에 떨 것이다.

p.154
돈을 걸지 않으면 잃을 것도 없다. 그에게 잃어버릴 것이 뭐가 있었겠냐고? 하나는 도서관이다. 다른 하나는 감방생활에 익숙해진다는 그 해로운 평화다.

p.155
이것은 모든 인간이 죽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것이다.

p.187
강제수용소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런 것들과 차고의 계단 아래에 있던 낡은 잡지에서 본 것의 차이는 세균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실제로 현미경을 통해서 살아 움직이는 세균을 들여다 본 차이와 같았다.
... 그 속은 차고가 아니라 어딘가 시간의 교차점으로 들어가 녀석들이 정말로 이렇게 했구나, 정말로 이런 일을 한 인간들이 있었구나, 그 인간들이 명령해서 이런 일을 하게 했구나. 라고 이해하고 있으려니까 혐오와 흥분으로 머리가 아파왔으며 눈이 뜨거워지며 어찔어찔해졌다.

p.206
우리들의 지도자는 분명히 미치광이였지. 그리고 그 누가 미치광이와 토론한단 말이니?
그것도 특출한 최고의 미치광이가 악마처럼 행운을 가진 경우에는 어떻게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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