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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 '엠퍼시'의 발견
브래디 미카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3월
평점 :
저자는 일본인으로 오랫동안 서구권에서 살아온 사람으로 보육교사로
동서양의 예를 넣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
엠퍼시를 말하지만 감정이입의 자세를 취하지 않고 객관적인 자세로 일관 하고 있다.
심리학자 폴 볼룸은 누군가의 신발을 신어보는 일 자체도 위험한 일이
될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특정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과 비슷한데
결함이 있는 백신을 맞고 부작용에 괴로워 하는 어린이 한명을 보고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면 어린이 수십명을 죽이는 행위와 같다는 것이다.-24-
이런 일들이 유사하게 일어나는 사회적 편견이 소위 우리가 말하는 갈라치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소수에 대한 편견과 혐오로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과 너무나 흡사한 일들이 일상화 되다 보니 이것이 엠퍼시의 능력을
잊어버려 공감이라는 것 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우리가 정말 견지해야 할 태도가
아닌가 싶다.
어디서 지진이 온다면, 만약 전쟁이 난다면, 우리나라에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면
우리는 당장 밖으로 뛰어나가 사재기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을 집안에 가득 쌓아 둘 수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 모든 것이 두렵고 막아야 한다면 사재기를 해서 집안에 쌓아두는 것 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사람은 이타적이 되면
이기적이 되기 때문이지만 우리가 사재기를 해버리면 저소득층이 쓸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뺏는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가장 이기적인 인간의 요소가 이타적인
요소와 결합할 때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을 구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어렵지 않게 엠퍼시가 다가 올 수 있다.
오미크론 시국에 국가가 모든 재원을 총동원해 국민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엠퍼시의 대명제이긴 하나 이 노력 속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들은 개인의 영달이나
정치인의 포퓰리즘으로 몰아 부치는 일이 허다하다. 후진국의 신발을 신기보다는
아직은 우리나라의 재정난을 걱정하는 것이 더 큰일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국가에 속해있고 비난하는 한 사람도 결국 예방 접종을 하고 있으니
아이러니 한 일이며 타인의 신발을 신어봤다고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면 되겠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행위는 자기이외에 사람에게 자신의 바깥(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자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저자는 신발을 밑바닥이라고
칭하며 소수의견을 듣고 그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기 전에는 헤아릴수 없는 많은 것들을 이성의 눈으로
관찰하고 그들과의 엠퍼시를 공유하기를, 그래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루어 지기를
원한다.
출판사의 제공으로 협찬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