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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부정적인 리뷰를 먼저 만났다. 그래도 궁금했다. 페미니스트와 남성. 남성이 말하는 페미니즘. 나와 평생을 함께할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꼭 필요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만나고 있다.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지고, 선언해야만 변화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앞에 모두 각자의 수식어를 갖고 그 뒤에 괄호안에 개별성을 담아두면 된다. 나는 다양한 특징과 성향의 페미니스트들이 넘쳐나길 기대한다. 어떤 것 하나만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페미니즘 담론이 가능하려면 전혀 다른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필요한 것이다. 책 4권을 통해 남성 페미니스트를 만났다. 모두 각자의 언어로 각자 추구하는 것을 드러냈다. 이렇게 점점 많아지고 다양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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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페미니즘에서 자신이 결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굳이 ‘두번째’라 쓰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답하길 소망한다. 이해하기 위해선 알아야만 한다. 그런데 누구도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더군다나 생리적인 특징은 성별을 뛰어넘을 수 없다. 저자는 알고 싶어한다. 그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를 위해서고 그 이해는 사랑을 전제로 한다. 상대를 궁금해하고 조심하는 것. 그 외에 무엇이 사랑인지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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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모두에게 다르게 읽힐 것은 안다. 다만 나는 꽤 울었다. 어떻게 이렇게 낱낱한 감정을 알고 있는가. 살림과 육아를 겪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지독히 모순적인 감정과 육체와 필요들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이미 오래전인 그 때가 떠올랐고 위로 받았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고백하지 않던 것들을 끄집어내 주었다. 그래서 고맙고 고맙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가 달라도 알고자 하는 것 그래서 결국 경험하고 직접 깨쳐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두루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증명과도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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