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이야기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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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처음 아무도 없이 산다는 것은 삶의 기쁨이 없는, 마치 그저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 같은, 완전히 새로운 순간처럼 느껴졌다.”


로머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작품, 가난한 노동자부터 부유한 중산층, 새로운 희망을 찾아 로마로 왔지만 뿌리 내리지 못한채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이야기.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9가지 단편, 어쩌면 그 이상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작품이었다.


난해하다. 초반은 이해하기 쉬웠다. 제목이 <로마이야기>이지만 온전히 로마라고 느끼는 지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그저 ‘로마에 살아요.‘ 라고 언급해서 ’로마구나!‘ 라고 느꼈을 뿐, 실제로 로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타국에 뿌리 내린 사람들, 관광객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인상이 컸다.

점점 읽을 수록 무슨 이야기인지, 어떤 얘기가 하고 싶은건지 어려웠다. 그저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이지만 어떤 단편은 서로의 대화가, 대화가 아닌 일방적 전달일 뿐이었고 어떤 단편은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을 뿐이었고… ’그래서?‘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이 계속 떠올랐다.


읽을 수록 어려웠고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정말 많았지만 다 읽고 나서도 소화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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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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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어느 날 외교부로부터 연구 의뢰를 받았다. ‘먼 미래에 화성 이주가 본격화되면 화성에 어떤 세계가 들어설 것 인가?˝라는 주제였다. 이 거대한 질문은 ˝화성에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의 일부고, 화성살이의 여러 측면 중 가장 거시적인 층위에 관한 전망을 요구하는 물음이다.“


화성 탐사, 화성 이주에 관한 내용의 작품들이 상당히 많다. 유명한 작품과 영화를 봤다면 화성에서 살아간다는게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작품은 화성 이주를 시작한 세대에 관한 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내가 생각하던 화성 생활과는 전혀 다른, 리얼 생활 밀착형 화성 이주 소설이었다.무슨 내용이 들어있냐면
화성에 살면서 제한되는 먹을 것에 관한 이야기, 화성 부동산 비리(?), 화성에서 태어난 화성인 1세대지만 지구가 더 잘 맞는 것 같은 주인공 이야기, 지구에서 영원히 추방되 화성 순환선에 머무는 이야기 등 전혀 과학적이지 않아서 놀랐고 엉뚱하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좋았다.


단편 각각 작가의 위트가 묻어나는데 작정하고 웃길여는 것 보단 공감을 통한 미소가 지어진달까? 진지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진지한 화성 생활 이야기에 나는 왜 내가 경험한 어떤 것과 공감을 하는지…ㅋㅋ
재미있었다. 나 이런 분위기의 sf소설 좋아했구나?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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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이야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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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작품은 처음인데 호러소설이 주를 이루는 작가인 것 같다. 사실 글자로 보는 공포에는 하녜가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로서 ‘호러는 무조건 영상이지’ 라는 마음이 주를 이뤘다.
왠만하면 호러소설을 읽지 않았고 읽었어도 실망만 안을 뿐… 비채 덕분에 일본 호러 소설을 오랜만에 접했다.


<가을비 이야기>는 네 편의 단편 소설을 담고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푸가]이다.
꿈을 꾸다 꿈 속의 장소로 순간이동 한다는 작가가 자신의 실화를 소설로 썼으며 출판사 직원이 읽는 과정에서 마감을 앞두고 사라진 저자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내용인데 읽는 내내 내용 전개의 궁금증과 기묘함, 점점 빌드업되는 공포감이 마지막엔 폭발!
진짜 몰입해서 읽었고 솔직히 소름돋는 결말이었다.


[백조의 노래]
노래를 듣고 인상 깊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을 쫓았고 노래의 비결을 찾는 내용인데 상당히 신선하고 나름 반전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특히 일본 작품은 한국 작품과 다르게 더 단조롭고 유치한 문장표현이 아쉬워서 손이 잘 안 갔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느낌도 없었다. 문장으로 읽는 호러가 생각보다 무서워서 조금 놀랐다. 스티븐킹 이후로 호러 작품에 대한 편견을 조금 바뀌게 해준 작품.


그러고보니 <신세계에서>라는 작품을 구입하고 읽지 않고 있었네. 얼른 읽어봐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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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작품
윤고은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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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가 참석하는 자리는 아니었는데도 그는 늘 공기처럼 함께였다. 마치 오가는 모든 약속의 보증인처럼 투명하게 존재했다. 그리고 나는 에어드레서에 들어간 먼지투성이 옷이 된 기분으로 한두 시간의 티타임 동안 탈 탈 털렸다.”


아무런 정보없이 읽었는데 그래서 더 좋았던 작품.
저자의 작품은 두 번째인데 2017년에 읽은 <밤의 산책자들>이 너무 좋아서 아직도 내용이 가물가물 생각난다.

그때는 인스타그램도 안했어서 리뷰가 어땠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당시에 읽었을 때 엄청 충격이었던 기억만…


이번 작품도 시작부터 허를 찌른다.

일단 로버트에 대해서 나온다. 출판사 소개글에서도 나왔듯이 로버트는 개이다. 나는 정보 없이 읽어서
장편 소설인지도 몰랐고 첫 번째 챕터만 읽었을때는 작가의 상상력에 너무 놀랐다.
개가 나오고 개로 끝났는데 너무 깔끔해서 단편 소설인 줄 알았다.

뒤이어 나오는 주인공에 대한 설정과 로버트재단에 대란 이야기는 참신하면서 황당했고 소설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몰입되었다.

특히 정신없는 입국기 + 불타는 캘리포니아 그리고 로버트 재단으로의 무작정 출발은 무모하지만 속이 시원한 행동이었고 재단 입성 후 로버트와의 식사, 산책 시간 등은 어이없고 답답함이 느껴졌다. (왜 그런지는 읽어보셔요ㅎㅎ)


또 만든 작품 중 하나를 ‘소각’해야 한다는 설정은 독자와 주인공을 초조하게 만든다.
‘소각’당하는 작품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심리였고 그 심리를 잘 이용한 작품이었다.
중간중간 저자의 위트도 좋았고 스토리 자체가 너무 신선해서 리프레쉬 되었다.


이쯤되니 <밤의 여행자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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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페이지터너스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이광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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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날로 더해갔다. 이제는 누가 멀쩡하고 누가 정신병자인지 알 수 없었다.“


브라질에서 태어나 선천적으로 말더듬증과 간질병을 앓았던 저자. 사회적 차별을 받으며 열등감에 시달렸지만 인쇄소와 서점 등에 일하며 다양한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의 독창적인 문체가 수많은 브라질 작가들에 영감을 주었다고 하는데 국내에 번역된 작품으론 <정신과 의사>가 처음이다.



5개의 단편을 담고 있으며 특히 책 제목이기도 한 마지막 작품 <정신과 의사>가 인상적이다.



마을에 최초로 정신병원을 세우며 다양한 환자들을 입원시키는데 종래에서 누가 환자이고 아닌지 모를 정도로 엄청난 숫자가 입원하게된다.
광기 어린 의사의 실수인지 의학적 연구에 집착하는 전문가적 모습인지…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누가 환자이고 아닌지 헷갈리면서 우왕자왕하게 될 무렵 끝나는 작품이다.

거짓말을 퍼뜨리거나 그 거짓말을 지어내는 사람까지 입원시킬 정도였으니 마을 사람들이 겁을 먹는 것은 당연할 듯. 마지막엔 의사의 아내까지 입원시켰으니 진정 의사가 미친것인지 의학적 연구 이외의 의도는 없는 것을 나타내는지…



1800년대 후반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현대사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 조금 놀라웠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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