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가 참석하는 자리는 아니었는데도 그는 늘 공기처럼 함께였다. 마치 오가는 모든 약속의 보증인처럼 투명하게 존재했다. 그리고 나는 에어드레서에 들어간 먼지투성이 옷이 된 기분으로 한두 시간의 티타임 동안 탈 탈 털렸다.”아무런 정보없이 읽었는데 그래서 더 좋았던 작품.저자의 작품은 두 번째인데 2017년에 읽은 <밤의 산책자들>이 너무 좋아서 아직도 내용이 가물가물 생각난다.그때는 인스타그램도 안했어서 리뷰가 어땠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당시에 읽었을 때 엄청 충격이었던 기억만…이번 작품도 시작부터 허를 찌른다.일단 로버트에 대해서 나온다. 출판사 소개글에서도 나왔듯이 로버트는 개이다. 나는 정보 없이 읽어서 장편 소설인지도 몰랐고 첫 번째 챕터만 읽었을때는 작가의 상상력에 너무 놀랐다.개가 나오고 개로 끝났는데 너무 깔끔해서 단편 소설인 줄 알았다.뒤이어 나오는 주인공에 대한 설정과 로버트재단에 대란 이야기는 참신하면서 황당했고 소설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몰입되었다.특히 정신없는 입국기 + 불타는 캘리포니아 그리고 로버트 재단으로의 무작정 출발은 무모하지만 속이 시원한 행동이었고 재단 입성 후 로버트와의 식사, 산책 시간 등은 어이없고 답답함이 느껴졌다. (왜 그런지는 읽어보셔요ㅎㅎ)또 만든 작품 중 하나를 ‘소각’해야 한다는 설정은 독자와 주인공을 초조하게 만든다. ‘소각’당하는 작품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심리였고 그 심리를 잘 이용한 작품이었다.중간중간 저자의 위트도 좋았고 스토리 자체가 너무 신선해서 리프레쉬 되었다.이쯤되니 <밤의 여행자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