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 2500년 정치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11
톰 버틀러 보던 지음, 김문주 옮김 / 센시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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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 정치 사상에 도전을 하는 이들을 위한 첫번째 단추





교과서에서 배우는 세상의 진리가 현실에서는 무참하게 짓밟히고 조롱 당하는 비극은 머리에 피가 마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눈 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귀족 정치로 제한된 참정권이 보장되던 그리스 시대에도 그랬고, 인공지능이 세상을 삼켜버릴 듯 IT가 성장한 현시대도 마찬가지다.

권력은 국민이 선택하지만 권력은 국민을 기만하며, 심지어 나라를 시궁창에 빠뜨리고 잠재적 적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참담함까지 맛보게 될 수 있다.

날카로운 펜의 힘은 제 4 권력이라 비꼬는 노래가사처럼, 권력자의 비위를 캐고 사회정의를 지키기는 고사하고 약자인 국민과 이를 악용하는 정치와 경제의 먹이에 눈이 팔려 권력의 시녀가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종이 신문 팔이가 안되니, 광고라도 챙겨야 월급이 나오는 언론 자영업자에게 정의를 요구하기도 무리지만 조회수 팔이는 너무 하지 않은가?

 

평등과 자유를 외치며 국가에 대항하고 적국과 전쟁을 벌이던 평범한 사람들의 갈망은 스마트폰의 오락에 빠지거나 따뜻한 안락 속에 도전과 투쟁을 겁내게 되었고,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속성을 비웃는 젊은 세대는 현실의 냉정함 속에 비겁해질 수 밖에 없다.

 

레이첼 카슨 한 사람이 환경운동의 막강한 지각변동을 가져올 만큼 개인의 각성하였을 때의 위력은 엄청나지만 보편화되는 정치와 역사를 향한 무관심 또는 무지의 확대가 젊은 세대를 먹어치운다면, 그런 국가가 이미 소멸 단계로 넘어섰다는 성적표를 받아도 할 말 없다. 자신 세대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들에게 미래 세대를 위한 투쟁과 궐기를 기대하는 일은 불가능의 영역이다.

 

산업 혁명으로 촉진된 도시화와 급격한 인구 증가로 지구 위의 인류가 최대 번성기를 만들어 내던 당시의 상승 곡선은 21세기 들어서며 급격한 하락 추세로 돌아섰고 누구도 다음 세대의 검은 세상을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자연의 섭리가 작동된 상황 일지도 모르겠다.

인구의 자연스러운 감소는 소멸된 국가와 국민들에게는 비극이지만 사람이 싸질러 놓은 폐기물로 신음하던 지구에게는 엄중한 자정작용을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 고마울 수 밖에.

 

어지러운 정치 상황에서 과거에 논하던 대의명분은 사라지고 권력자들의 파워게임이나 부정축재의 수단이 되어버린 지 오래인 정치 철학의 부재를 명쾌하게 비판할 지성을 갖추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어, 답답함에 정치 이론 서적을 제대로 한 번 탐독해보자는 결의를 하게 된다.

 


마침 경영학 필독서를 영양가 듬뿍 넣어 통조림에 압축하여 제공하던 시리즈 물에 정치학 필독서가 새로 추가된 덕에 방향을 잡기 딱 적당해졌다. 직장생활 하느라 여기 저기 주워들은 게 많은 경영학 도서들과는 달리 생소한 분야다 보니 용어 하나 문장 하나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들었고, 본격적으로 소개된 책들을 구매하여 읽기 시작한다면 조금 더 머리가 지끈거릴 듯하다.

 

다행히 다이제스트로 배우는 과정은 조금 어려운 부분은 도려내고 초보자들도 접근하기 쉬운 구성으로 접근할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까지 목록에 있어 다소 놀랐지만 저자의 도서 선별 능력은 탁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니 다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최근 전자책으로 구매하여 읽을 날만 하고 있는 독일의 “제3제국사”는 역사상 가장 불가사의한 집단 최면 상태의 국가에게 충성을 다하게 만든 이론적 근거에도 관심을 갖게 맞는다. 

조작한 언론이 가져올 파급력을 자신들의 선전도구로 이용한 영리한 나치를 다룬  "프로파간다"는 어쩌면 이 책에서 소개되는 도서 중 가장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도서다.  먼저 압축본을 통해 전체 내용을 감지한 만큼 서점 목록에 올려놓고 구매 버튼을 만지작거린다.

 

자자한 명성만 들었지 정작 책으로 만난 경험이 없는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에 대한 맹렬한 비판은 왜 그녀가 단순히 피해를 당한 유대인의 입장에서 시작된 분노가 아닌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위험성으로 전체주의 국가의 특징을 경고하려고 했다는데 동의한다. 이상 속의 국가는 결국 국민들에게는 이룰 수 없는 이데아인 동시에 자신들의 피를 희생하며 만들어지는 환상일 지도 모른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선동하고 조작하며 끝없는 투쟁이 국가가 행하고 있다는 아이러니는 결국 짧은 시간 속에 파멸할 수 밖에 없는 전체주의에 전도된 국가의 숙명이라는 점에 그나마 안도감이 든다.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의 유럽은 세계대전 전후 상황일 것이다.

상반된 정치적 주장들이 이론과 실제로 맞물려 사회적 혼란이 있던 시기를 꿰뚫는 위대한 정치가들의 횡보를 쫓는 책 읽기도 흥미롭다.

요즘은 평가 절하 되는 부분이 많은 처칠의 정치 권력사 역시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생각이다.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유보해야 한다.

미국 내부나 유럽의 입장에서 긍정의 평가가 우선하겠으나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갉아먹은 부분이 많다. 특히 대놓고 일본에 유리한 여러 정책을 실행한 탓에 이후 한일관계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고 최근 급선회한 양국의 화해 모드가 한쪽으로 이익이 몰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평가가 마무리된 지도자는 아니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는 있겠다.

 

다이제스트본은 개인적으로 즐겨 찾는 분류다.

세상 모든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 보니 대략적인 필독서들의 이해를 돕고 필요하면 직접 원본을 구해서 읽어보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정치도서들에 접근이 뜸했던 독자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생각의 공간을 넓히는 기회를 가지길 권유한다.

꼭 읽어야할 책들을 잘 선별해서 알맞게 압축했으니 시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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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독일사
제임스 호즈 지음, 박상진 옮김 / 진성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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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독일사 : 복잡한 독일사를 한 권으로 꿰뚫는 기회




“도이칠란드”의 우리 발음인 “독일”은 닮았고 어감이 거세다.
과거 로마의 역사 속에 게르만족이 등장했을 때의 느낌이 먼 동방의 나라에서 불리는 국가명에도 반영되는 인연은 우연치고는 흥미롭다.
 
근현대사를 훑어보면 독일과 유사한 느낌의 나라는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비록 1차 세계대전이 결과는 서로 반대의 길을 겪었지만 2차 대전은 같은 전범국으로 패배하였고, 이후 서구열강에 의해 찢기고 탄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의 위기를 현명한 대처로 극복하게 되었고 지금은 세계 5위권 안에서 서로 등위를 다투는 강대국 상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둘의 가장 큰 차이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과거사에 대해 현재의 국민들이 느끼는 죄책감과 반성은 그들의 유사한 역사와 달리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무엇이 이 둘의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항상 이방인 취급을 받던 민족과 지리적 특성으로 외세의 침입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국가의 자만심 차이라고 볼 수 있을까?


 
책 한 권으로 한 국가의 역사를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학창시절처럼 눈 앞의 시험을 두고 책과의 씨름을 할 수 없으니 역사를 이해하는데 성인들에게는 적합한 방법일 수도 있다.
 
독일 이전 로마가 유럽을 지배하고 있을 때 용병 또는 오랑캐 취급받던 게르만족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들의 영역을 개척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한반도를 지켜왔던 우리에게는 꽤 낯선 풍경이다.
특히 독일의 서막을 알리는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는 믿음을 배신한 게르만의 야비함이라는 우리네 정서로 비난도 가능한 역사의 이면이다.
볼모처럼 로마에 보내져 철저하게 그들의 교육방식을 따랐던 아르미니우스가 커다란 패배를 안겨주었을 때 로마인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뛸 수준이었다.
역사의 흥미로운 부분은 누구에게는 재앙이었던 일이 다른 이들에게는 승리의 역사로 자랑스러운 국가의 탄생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교회와 국가보다 앞선 왕위혈통의 복잡한 전개와 그들 사이의 암투는 사실 학창시절에도 재미없고 복잡하기만 하다.
독일이라는 나라 하나만 똑 떼서 역사를 살펴볼 수 없는 연계성인 동시에 잠시나마 각 국가의 이합집산을 살펴볼 기회기도 하다.
 
항상 유럽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러시아가 상황에 따라 아군이 되기도 하고 적군이 되기도 하는 상황은 인접국인 독일의 정세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1800년대 유럽의 자유를 외치던 혁명이 코 앞까지 닥쳤음에도 러시아의 관계가 꼬이면서 미완의 실패로 남게 되었다. 그 시기 국가에 실망한 마르크스가 자신의 고집스러운 사상을 정리하게 되면서 그 이후 새로운 갈등의 불쏘시개가 되어 지구를 반 토막으로 만들었다는 결과는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2차 대전 후 분리된 동독과 서독이 사실 분단 이전부터도 생판 다른 성격으로 인해 사이가 썩 좋지 못했다는 점은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프랑스, 영국에 비해 공국들의 난립과 통일 같은 이합집산이 오랫동안 독일이라는 통일된 국가를 형성하지 못했던 영향이 꽤 오랫동안 지역감정 같은 갈등이 고리로 작용해왔다.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에서 히어로처럼 등장한 히틀러에 열광하던 당시의 독일인들은 옳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변함없지만 열강의 혹독한 패전책임을 온 국민이 실생활에서 엎어 쓰는 비극에서 탈출하려는 욕망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자신들이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는 광기를 강조하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이 대의가 되는 프로파간다가 가능했던 이유도 잃어버린 패배감의 정체성을 보상받으려는 심리였다.
 
냉정의 갈등 속에서 대리인의 역할을 했던 두 국가에 쏟아 부은 미국과 소련의 원조는 오히려 피폐해진 독일에게는 행운이었다.
항상 두려움을 품에 안고 살게 만드는 국가의 정체성은 악의 촉감을 느끼게 할 지 몰라도 지금 EU에서 -더군다나 브랙시트 상황에서-그들이 리더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유럽은 친분을 유지하고 공동의 목표 속에 독일을 앞장세워야 하는 현실과 역사의 아이러니한 결합을 요구하고 있다.
 
독일의 역사는 사실 그들의 문화만큼 딱딱하다.
의외로 계층 사회가 왕래를 불허했던 폐쇄적인 사회가 우리가 칭송하는 철학이나 문화적 폭발의 이유가 되는 촉발점이 된다는 흐름은 많은 생각을 낳게 한다.
 
한 번 읽어서는 다소 난해한 역사의 맥락이기에 몇 군데 포스트잇을 붙여 놓고 추가 독서가 있어야 그들의 역사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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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종이 1~2 세트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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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이 : 인간의 욕망이 뒤얽힌 씁쓸한 자화상
 
 
대가의 작품을 신간코너에서 발견하게 되는 서점행은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어린 시절 우상 같던 록스타들이 마약이나 약물중독이 아닌 노환과 질병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나이를 먹는 자신을 발견한다.
머리에 서리가 내린 인터뷰 속 무라카미 하루키를 바라보며 문득 거울 속 내 머리카락도 하얗게 몇 가닥 변했나 헤아린다.
 
한국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몇 권의 소설이 있는데 조정래 작가의 작품들은 대다수가 목록에 포함되어 있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손자와 찍은 사진의 웃음 가득한 모습이 세월의 또다른 행복으로 남겨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신작이 서점 메인 페이지에 장식되고 독자들의 설레임을 가져오는 장면은 그만큼의 몰입과 끈기가 있어야 하는 작업이기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거대한 역사의 증인으로 작품을 만들어왔다면 이번에는 결을 달리하며 현대사회가 가진 욕망과 이를 쫓는 인간 군상의 비루함을 읽기 좋게 써 내려갔다.
 
MZ세대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이질감 많은 소재와 배경이지만 작가의 색을 유지한 채, 그들에게도 소통의 창구를 열어놓을만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어 다행스럽다.
 
정치와 종교가 인류의 2대악이라면 여기에 돈을 추가해 3대악이라고 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인공 변호사의 읊조림은 2023년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현재 시점에도 유효하다.
 
잘못된 정보와 판단으로 부동산 급등 시대에 영끌이라는 단어를 유행시키며 너도 나도 아파트 매입에 열을 올렸지만, 치솟는 금리에 빈털터리가 되어 끔찍한 선택을 한 이들이 뉴스가 한 켠을 차지하는데 다음 경제면으로 넘어가면 청년 지원금 성격의 저이율 이자로 내집 마련의 기회가 생겼다는 소식이 실린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언론의 펜 장난인가?
이렇게 되면 집을 사야하는건지 팔아야하는건지 경험 많지 않고 돈 주머니도 넉넉치 않은 서민들에게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문제를 던져 놓고 은행권만 배불리는 모양이 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답 안 나오는 개인부채 규모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심성 정책인 듯 대출완화를 해준다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이런 내용을 여과없이 정부의 나팔수가 되어 기사를 써버리는 언론은 책임은 없는지 답답하다.
 


법에도 명시된 임대료 인상 폭을 무시하고 4배나 올리겠다고 생떼를 쓰는 건물주의 폭거는 이런 사회적인 무질서함과 뻔뻔함을 뒷배로 가질 수 있다.
힘없는 세입자가 내려친 망치에 머리가 깨지고 나도 황금종이에 대한 갈망은 없어지지 않을 테니 답도 없는 문제다.
 
가족 간의 우애가 상하고 친구와 단교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고가는 돈의 존재는 결국 인간의 욕망과 결집되어 오랜 역사동안 지배-피지배의 형태를 유지했고 겉모습만 이름만 변형된 채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돈 앞에서는 고인에 대한 부끄러움도 내던지고 형제가 머리를 잡고 싸우고 소송에 나서는 일이 자연스럽고 당연할 일이 되었듯,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선서를 하고 법관의 옷을 입은 이들이나 국민을 위한 공복을 하겠다며 금뱃지를 단 사람들도 결국 돈을 추구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왕국을 세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뜨거운 청춘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던 시절, 운동권의 동지애로 뭉쳐진 이들도 시간의 퇴적 속에서 자기만을 위한 권력 다툼에 빠진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요즘 대한민국에게 저자가 내세운 정의감 넘치는 인물들의 모습은 그저 이상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자괴감만 든다.
 
짧은 에피소드 속에 묻어나는 돈에 대한 진저리나는 싸움은 거대한 인류의 진보가 욕망에서 시작된 것인만큼 우리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틈바구니에 끼어들어가는 행위를 우리는 현명함이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다.
 

짧은 에피소드의 호흡이 대하 소설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못마땅한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흥겨움만으로도 신나는 독서의 두 권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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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종이 1~2 세트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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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가 바라본 인간의 욕망이 뒤얽힌 씁쓸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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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노멀 -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글로벌 트렌드 HOT 30
로히트 바르가바.헨리 쿠티뉴-메이슨 지음, 김정혜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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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노멀 : 미래 성공의 자물쇠를 여는 현재의 열쇠를 찾아서
 
 
 
관점의 변화는 정말이지, 문을 열고 나가니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빨려 드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평상시 바라보던 옆집 노란 색 지붕이 어느 날 아침에 빨갛게 변한 느낌이랄까?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새로운 관점과 발 빠른 적응에 열광했다.
마스크를 벗고는 잠시라도 밖에 나갈 수 없었던 강박에서 집 앞으로 배달해주는 맛난 음식들의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북적거리는 술집에 줄을 서지 않아도 영상 통화를 하며 화면으로 짠~ 건배하는 혼술이 생각보다 대화의 장도 가능하고, 각자 원하는 주종과 안주를 - 더군다나 저렴한 가격으로 - 즐길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익숙해졌다. 
뉴노멀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기꺼이 변화의 일원을 자처했다.
 
그런데 말이지, 팬데믹이 딱 끝나자 마자 우리는 밖으로 튀어 나갔다.
집 안에서만 나름 만족하며 먹던 혼밥을 건너뛰고 식당 문을 열기 시작했고, 흥청거리는 주점의 분위기가 혼자보다 좋았다.
팬데믹의 두려움은 저 멀리 우주로, 과거의 표준은 현재에 다시 부활했다. 안녕, 코로나. 
관점은 다시 변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일까, 또 다른 세상에 맞게 진화한 것일까?
 
마찬가지로 미래 세계에서 표준화된 것들은 - 평범한 일상이 된 것들은 - 2023년 눈부신 발전을 막 시작한 상황을 살펴보는 과정으로 반짝이는 황금알을 찾아낼 수 있다.
전도유망한 산업이라고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는 기술이 어느 순간 삐끗 몰락하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이미 발현된 현상은 어떤 형태로든 미래 토대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평범한 일상의 구성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SF소설들의 황당무계한 설정과 도구들이 현실세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결과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과거를 상기시켜 본다면 미래로 가는 대박 이슈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배달음식인 짜장면과 피자는 전화만 걸면 가게에 고용된 배달원이 무료로 집까지 가져다주는 놀라운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데 요리 배달은 그야말로 선심을 베푸는 서비스니 사실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화요리점이 있다면 다른 요리 집 전화번호를 누르게 된다. 
"웃기는 짜장이야."
불과 몇 년 전 상황이다.
당시에는 불편한 판매 방식이었지만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배달비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의 단면이 되었다.
배달을 업으로 하는 라이더도 배달은 생각도 못했던 음식 - 타코야끼나 떡복기도 손가락만 누르면 집 앞에 도착하는 세상이 일반화되었다.
 
여기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지금은 낯설고 첨단이라는 시럽이 잔뜩 발라진 - 어떻게 삼켜야 할지 안절부절하는 캔디가 10년만 지나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간식거리가 되고 새로운 표준으로 일상의 평범함으로 자리잡는다는 사실이다.
변화라고 변혁이라고 할 수 있는 - 익숙함과의 이별이고 생소함의 익숙해 짐이다.
 
퓨쳐 노멀은 이렇듯 미래에는 익숙한 일상이 되어가는 첨단의 산물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살펴보고 공이 어디로 튀어 갈지 얼마나 커다랗게 진화할지 예측해보는 흥미로운 게임이 된다.
 


첫번째 타자로 소개되는 후보생은 멀티버스 아이덴티티다.
가상세계의 캐릭터를 아바타로 만들어 활동하는 메타버스는 당초 기대보다는 느리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상업의 냄새가 강하게 스며들고 사람들이 얻어가는 전리품들이 늘어가면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플랫폼이자 생활의 필수 불가결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우리 삶에 바싹 달라붙게 되지 않을까?
 
아바타를 만들면 그 안에 나의 진짜 모습이 얼마나 투영될까?라는 질문에서 이 챕터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러 실험은 의외의 결과를 알려준다. 현실의 자아에서 '보여주고 싶은' 선택된 부분만 아바타에 투영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예상과 달리 진짜 나의 (속마음)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기 때문에 인격으로 "나"의 모습이 오히려 정제된 솔직한 날 것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넘어 아바타의 정체성은 자신의 이상향에 가까운 모습이기 때문에 현실의 나를 독려하고 자극하는 긍정적인 효과마저 나온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단순히 게임 속 캐릭터 수준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멀티버스 내에서의 정체성을 과소평가해서는 곤란하다는 결론은 미래에 발전해 나가는 평범한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미국의 사회현상을 바라보면 답답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경찰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숨진 흑인이 발생하면 온 나라가 뒤흔들린다. 여기저기 소요와 폭동이 일어나고 흑인 인권 운동가들은 물론 커뮤니티 및 언론도 가세하여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핏대 돋게 주장한다.
그럼에도 소수 인종에 대한 인권은 흑인들에 의해 길거리에 내팽개친다.
자신들이 노예시대부터 겪었던 차별과 거부를 이미 오랜 세월 그들과 같이 호흡했던 동양인들에게 퍼부어 버린다.
책에서 소개되는 가수 리한나의 속옷 회사부터 인텔의 다양성을 위한 강력한 행동, 보기에 다 좋고 미래에는 평범한 우리의 사회모습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숫자로 보여지는 미국 회사 내부의 소수 인종과 성평등의 낮은 비율은 점진적인 상승곡선에 그친다. 10년후의 기업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믿음 역시 글쎼요다.
이사회의 머리 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도 아니고 사회 전반의 투영이 필요하니 소수 인종과 성 소수자에 대한 차가운 인식이 꽤 오랜 개선과 저항에도 여전하다는 우려감만 남게 된다.
 
국내 상황만 되짚어봐도 별반 차이가 없다.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자고 정부가 재촉하니, 머리 수만 채우고 실제 권한은 약한 경우도 많고, 능력이 없는 대상을 성별 비율을 위해 맞추다 보니 오히려 역차별이 되는 사례도 많았다.
 
새로운 세대의 정체성은 과거와 다르다. 다양성과 정체성의 확립은 자신들만의 색을 입혀 미래 지향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같은 동양인끼리 도 피부색깔로 비아냥거린다 거나 겉모습만 평등을 주장하는 브랜드의 옷을 입는 것으로 자기 만족하는 모습이 더 눈에 보인다는 개인적인 감상은 우리도 가야 할 길이 아주 멀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다행히 많은 단체나 리더들에 의해 변화는 지속되고 확대되고는 있으나, 미래에도 노멀이 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농경시대 이전의 수렵생활이 인간에게는 더 행복 시대였다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100%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인류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식량 이면에 발생하는 수많은 폐기물들을 떠올려보면 지구는 분명 수렵시대가 더 행복했겠 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책에서 주장하는 제 2의 농업혁명이 우리들에게 절실하다는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2-3년전 트렌드 도서에서 전망 좋은 분야로 생각하던 대체육 시장의 성장은 느리기만 하다.
대형마트 냉동고에서 세일 스티커가 늘어나는 비건용 콩 고기의 손길 닿지 않는 포장지에 동정이 가지 않는가?
하지만 가격은 높거나 비슷한데 맛은 그닥이고, 고기 맛을 만들기 위해 첨가된 무수한 조미료 첨가물의 상품성분표기를 들여다본다면 건강을 위해 대체육을 고려했던 사람도 손을 내젓는다.
 
여러 미래 트렌드 도서에서 제시한 곤충 먹거리도 개인적으로는 회의를 가진다.
사람이 먹자니 설국열차의 양갱이 생각나고,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는 햄버거 패티보다 끔찍한 맛이 날 거라는 선입견을 꺾기 쉽지 않다. 곡물 비육 소고기가 인기상품으로 선정되는 대형마트에서 지구를 위해 곤충을 먹인 소고기로 선택하세요라는 문구가 붙는다면 뭔가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식량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팜에 거는 기대는 정부나 기업들도 동일한 심정이지만 막대한 초기 비용은 누가 댈 건지 쉽지 않은 문제다. 환경협회가 도움을 주지도 못할테고.
 
그러나 우리가 식량생산을 위한 투입자원의 효율화, 아니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당위성은 적극 동감한다.
책에 소개된 실험기업들의 성과는 분명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고 지구의 일원으로서 인류가 더 오래 살아남긴 위한 필수조건으로 인정한다.
미래의 표준으로 일상으로 반드시 정착되고 지속발전의 모델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세상이 되야 한다.
끔찍한 도축과 자원의 낭비로 만들어진 음식에 길들여진 인류가 새로운 의식으로 전환하기에는 어려움이 크겠으나, 후손들의 삶을 볼모로 오늘을 보낼 수 없다는 생존과 번식의 본능은 살아 있다.
 
책장을 넘기며 등장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생활의 변화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과정이었다.
 
드론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세계, 특히 소도시의 몰락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소 인구 지역의 배송을 책임질 수 있는 시도들이 지금보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품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기업들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게 될 미래의 지구는 보다 긍정적이고 여유로워질 것이라는 믿음도 든다. 하지만 도전은 녹록치 않다. 현재가 미래가 된다. 지금 노력하지 않는다면 지금 동감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기계에게 사로잡혀 배터리 신세로 전락하는 매트릭스가 될 지도 모른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서 내가 서있을 위치를 확인해보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 보길 권하는 미래학 도서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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