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 2500년 정치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11
톰 버틀러 보던 지음, 김문주 옮김 / 센시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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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 정치 사상에 도전을 하는 이들을 위한 첫번째 단추





교과서에서 배우는 세상의 진리가 현실에서는 무참하게 짓밟히고 조롱 당하는 비극은 머리에 피가 마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눈 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귀족 정치로 제한된 참정권이 보장되던 그리스 시대에도 그랬고, 인공지능이 세상을 삼켜버릴 듯 IT가 성장한 현시대도 마찬가지다.

권력은 국민이 선택하지만 권력은 국민을 기만하며, 심지어 나라를 시궁창에 빠뜨리고 잠재적 적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참담함까지 맛보게 될 수 있다.

날카로운 펜의 힘은 제 4 권력이라 비꼬는 노래가사처럼, 권력자의 비위를 캐고 사회정의를 지키기는 고사하고 약자인 국민과 이를 악용하는 정치와 경제의 먹이에 눈이 팔려 권력의 시녀가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종이 신문 팔이가 안되니, 광고라도 챙겨야 월급이 나오는 언론 자영업자에게 정의를 요구하기도 무리지만 조회수 팔이는 너무 하지 않은가?

 

평등과 자유를 외치며 국가에 대항하고 적국과 전쟁을 벌이던 평범한 사람들의 갈망은 스마트폰의 오락에 빠지거나 따뜻한 안락 속에 도전과 투쟁을 겁내게 되었고,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속성을 비웃는 젊은 세대는 현실의 냉정함 속에 비겁해질 수 밖에 없다.

 

레이첼 카슨 한 사람이 환경운동의 막강한 지각변동을 가져올 만큼 개인의 각성하였을 때의 위력은 엄청나지만 보편화되는 정치와 역사를 향한 무관심 또는 무지의 확대가 젊은 세대를 먹어치운다면, 그런 국가가 이미 소멸 단계로 넘어섰다는 성적표를 받아도 할 말 없다. 자신 세대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들에게 미래 세대를 위한 투쟁과 궐기를 기대하는 일은 불가능의 영역이다.

 

산업 혁명으로 촉진된 도시화와 급격한 인구 증가로 지구 위의 인류가 최대 번성기를 만들어 내던 당시의 상승 곡선은 21세기 들어서며 급격한 하락 추세로 돌아섰고 누구도 다음 세대의 검은 세상을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자연의 섭리가 작동된 상황 일지도 모르겠다.

인구의 자연스러운 감소는 소멸된 국가와 국민들에게는 비극이지만 사람이 싸질러 놓은 폐기물로 신음하던 지구에게는 엄중한 자정작용을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 고마울 수 밖에.

 

어지러운 정치 상황에서 과거에 논하던 대의명분은 사라지고 권력자들의 파워게임이나 부정축재의 수단이 되어버린 지 오래인 정치 철학의 부재를 명쾌하게 비판할 지성을 갖추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어, 답답함에 정치 이론 서적을 제대로 한 번 탐독해보자는 결의를 하게 된다.

 


마침 경영학 필독서를 영양가 듬뿍 넣어 통조림에 압축하여 제공하던 시리즈 물에 정치학 필독서가 새로 추가된 덕에 방향을 잡기 딱 적당해졌다. 직장생활 하느라 여기 저기 주워들은 게 많은 경영학 도서들과는 달리 생소한 분야다 보니 용어 하나 문장 하나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들었고, 본격적으로 소개된 책들을 구매하여 읽기 시작한다면 조금 더 머리가 지끈거릴 듯하다.

 

다행히 다이제스트로 배우는 과정은 조금 어려운 부분은 도려내고 초보자들도 접근하기 쉬운 구성으로 접근할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까지 목록에 있어 다소 놀랐지만 저자의 도서 선별 능력은 탁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니 다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최근 전자책으로 구매하여 읽을 날만 하고 있는 독일의 “제3제국사”는 역사상 가장 불가사의한 집단 최면 상태의 국가에게 충성을 다하게 만든 이론적 근거에도 관심을 갖게 맞는다. 

조작한 언론이 가져올 파급력을 자신들의 선전도구로 이용한 영리한 나치를 다룬  "프로파간다"는 어쩌면 이 책에서 소개되는 도서 중 가장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도서다.  먼저 압축본을 통해 전체 내용을 감지한 만큼 서점 목록에 올려놓고 구매 버튼을 만지작거린다.

 

자자한 명성만 들었지 정작 책으로 만난 경험이 없는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에 대한 맹렬한 비판은 왜 그녀가 단순히 피해를 당한 유대인의 입장에서 시작된 분노가 아닌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위험성으로 전체주의 국가의 특징을 경고하려고 했다는데 동의한다. 이상 속의 국가는 결국 국민들에게는 이룰 수 없는 이데아인 동시에 자신들의 피를 희생하며 만들어지는 환상일 지도 모른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선동하고 조작하며 끝없는 투쟁이 국가가 행하고 있다는 아이러니는 결국 짧은 시간 속에 파멸할 수 밖에 없는 전체주의에 전도된 국가의 숙명이라는 점에 그나마 안도감이 든다.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의 유럽은 세계대전 전후 상황일 것이다.

상반된 정치적 주장들이 이론과 실제로 맞물려 사회적 혼란이 있던 시기를 꿰뚫는 위대한 정치가들의 횡보를 쫓는 책 읽기도 흥미롭다.

요즘은 평가 절하 되는 부분이 많은 처칠의 정치 권력사 역시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생각이다.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유보해야 한다.

미국 내부나 유럽의 입장에서 긍정의 평가가 우선하겠으나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갉아먹은 부분이 많다. 특히 대놓고 일본에 유리한 여러 정책을 실행한 탓에 이후 한일관계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고 최근 급선회한 양국의 화해 모드가 한쪽으로 이익이 몰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평가가 마무리된 지도자는 아니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는 있겠다.

 

다이제스트본은 개인적으로 즐겨 찾는 분류다.

세상 모든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 보니 대략적인 필독서들의 이해를 돕고 필요하면 직접 원본을 구해서 읽어보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정치도서들에 접근이 뜸했던 독자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생각의 공간을 넓히는 기회를 가지길 권유한다.

꼭 읽어야할 책들을 잘 선별해서 알맞게 압축했으니 시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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