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노멀 -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글로벌 트렌드 HOT 30
로히트 바르가바.헨리 쿠티뉴-메이슨 지음, 김정혜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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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노멀 : 미래 성공의 자물쇠를 여는 현재의 열쇠를 찾아서
 
 
 
관점의 변화는 정말이지, 문을 열고 나가니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빨려 드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평상시 바라보던 옆집 노란 색 지붕이 어느 날 아침에 빨갛게 변한 느낌이랄까?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새로운 관점과 발 빠른 적응에 열광했다.
마스크를 벗고는 잠시라도 밖에 나갈 수 없었던 강박에서 집 앞으로 배달해주는 맛난 음식들의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북적거리는 술집에 줄을 서지 않아도 영상 통화를 하며 화면으로 짠~ 건배하는 혼술이 생각보다 대화의 장도 가능하고, 각자 원하는 주종과 안주를 - 더군다나 저렴한 가격으로 - 즐길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익숙해졌다. 
뉴노멀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기꺼이 변화의 일원을 자처했다.
 
그런데 말이지, 팬데믹이 딱 끝나자 마자 우리는 밖으로 튀어 나갔다.
집 안에서만 나름 만족하며 먹던 혼밥을 건너뛰고 식당 문을 열기 시작했고, 흥청거리는 주점의 분위기가 혼자보다 좋았다.
팬데믹의 두려움은 저 멀리 우주로, 과거의 표준은 현재에 다시 부활했다. 안녕, 코로나. 
관점은 다시 변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일까, 또 다른 세상에 맞게 진화한 것일까?
 
마찬가지로 미래 세계에서 표준화된 것들은 - 평범한 일상이 된 것들은 - 2023년 눈부신 발전을 막 시작한 상황을 살펴보는 과정으로 반짝이는 황금알을 찾아낼 수 있다.
전도유망한 산업이라고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는 기술이 어느 순간 삐끗 몰락하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이미 발현된 현상은 어떤 형태로든 미래 토대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평범한 일상의 구성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SF소설들의 황당무계한 설정과 도구들이 현실세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결과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과거를 상기시켜 본다면 미래로 가는 대박 이슈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배달음식인 짜장면과 피자는 전화만 걸면 가게에 고용된 배달원이 무료로 집까지 가져다주는 놀라운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데 요리 배달은 그야말로 선심을 베푸는 서비스니 사실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화요리점이 있다면 다른 요리 집 전화번호를 누르게 된다. 
"웃기는 짜장이야."
불과 몇 년 전 상황이다.
당시에는 불편한 판매 방식이었지만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배달비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의 단면이 되었다.
배달을 업으로 하는 라이더도 배달은 생각도 못했던 음식 - 타코야끼나 떡복기도 손가락만 누르면 집 앞에 도착하는 세상이 일반화되었다.
 
여기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지금은 낯설고 첨단이라는 시럽이 잔뜩 발라진 - 어떻게 삼켜야 할지 안절부절하는 캔디가 10년만 지나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간식거리가 되고 새로운 표준으로 일상의 평범함으로 자리잡는다는 사실이다.
변화라고 변혁이라고 할 수 있는 - 익숙함과의 이별이고 생소함의 익숙해 짐이다.
 
퓨쳐 노멀은 이렇듯 미래에는 익숙한 일상이 되어가는 첨단의 산물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살펴보고 공이 어디로 튀어 갈지 얼마나 커다랗게 진화할지 예측해보는 흥미로운 게임이 된다.
 


첫번째 타자로 소개되는 후보생은 멀티버스 아이덴티티다.
가상세계의 캐릭터를 아바타로 만들어 활동하는 메타버스는 당초 기대보다는 느리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상업의 냄새가 강하게 스며들고 사람들이 얻어가는 전리품들이 늘어가면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플랫폼이자 생활의 필수 불가결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우리 삶에 바싹 달라붙게 되지 않을까?
 
아바타를 만들면 그 안에 나의 진짜 모습이 얼마나 투영될까?라는 질문에서 이 챕터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러 실험은 의외의 결과를 알려준다. 현실의 자아에서 '보여주고 싶은' 선택된 부분만 아바타에 투영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예상과 달리 진짜 나의 (속마음)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기 때문에 인격으로 "나"의 모습이 오히려 정제된 솔직한 날 것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넘어 아바타의 정체성은 자신의 이상향에 가까운 모습이기 때문에 현실의 나를 독려하고 자극하는 긍정적인 효과마저 나온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단순히 게임 속 캐릭터 수준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멀티버스 내에서의 정체성을 과소평가해서는 곤란하다는 결론은 미래에 발전해 나가는 평범한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미국의 사회현상을 바라보면 답답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경찰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숨진 흑인이 발생하면 온 나라가 뒤흔들린다. 여기저기 소요와 폭동이 일어나고 흑인 인권 운동가들은 물론 커뮤니티 및 언론도 가세하여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핏대 돋게 주장한다.
그럼에도 소수 인종에 대한 인권은 흑인들에 의해 길거리에 내팽개친다.
자신들이 노예시대부터 겪었던 차별과 거부를 이미 오랜 세월 그들과 같이 호흡했던 동양인들에게 퍼부어 버린다.
책에서 소개되는 가수 리한나의 속옷 회사부터 인텔의 다양성을 위한 강력한 행동, 보기에 다 좋고 미래에는 평범한 우리의 사회모습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숫자로 보여지는 미국 회사 내부의 소수 인종과 성평등의 낮은 비율은 점진적인 상승곡선에 그친다. 10년후의 기업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믿음 역시 글쎼요다.
이사회의 머리 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도 아니고 사회 전반의 투영이 필요하니 소수 인종과 성 소수자에 대한 차가운 인식이 꽤 오랜 개선과 저항에도 여전하다는 우려감만 남게 된다.
 
국내 상황만 되짚어봐도 별반 차이가 없다.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자고 정부가 재촉하니, 머리 수만 채우고 실제 권한은 약한 경우도 많고, 능력이 없는 대상을 성별 비율을 위해 맞추다 보니 오히려 역차별이 되는 사례도 많았다.
 
새로운 세대의 정체성은 과거와 다르다. 다양성과 정체성의 확립은 자신들만의 색을 입혀 미래 지향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같은 동양인끼리 도 피부색깔로 비아냥거린다 거나 겉모습만 평등을 주장하는 브랜드의 옷을 입는 것으로 자기 만족하는 모습이 더 눈에 보인다는 개인적인 감상은 우리도 가야 할 길이 아주 멀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다행히 많은 단체나 리더들에 의해 변화는 지속되고 확대되고는 있으나, 미래에도 노멀이 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농경시대 이전의 수렵생활이 인간에게는 더 행복 시대였다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100%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인류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식량 이면에 발생하는 수많은 폐기물들을 떠올려보면 지구는 분명 수렵시대가 더 행복했겠 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책에서 주장하는 제 2의 농업혁명이 우리들에게 절실하다는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2-3년전 트렌드 도서에서 전망 좋은 분야로 생각하던 대체육 시장의 성장은 느리기만 하다.
대형마트 냉동고에서 세일 스티커가 늘어나는 비건용 콩 고기의 손길 닿지 않는 포장지에 동정이 가지 않는가?
하지만 가격은 높거나 비슷한데 맛은 그닥이고, 고기 맛을 만들기 위해 첨가된 무수한 조미료 첨가물의 상품성분표기를 들여다본다면 건강을 위해 대체육을 고려했던 사람도 손을 내젓는다.
 
여러 미래 트렌드 도서에서 제시한 곤충 먹거리도 개인적으로는 회의를 가진다.
사람이 먹자니 설국열차의 양갱이 생각나고,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는 햄버거 패티보다 끔찍한 맛이 날 거라는 선입견을 꺾기 쉽지 않다. 곡물 비육 소고기가 인기상품으로 선정되는 대형마트에서 지구를 위해 곤충을 먹인 소고기로 선택하세요라는 문구가 붙는다면 뭔가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식량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팜에 거는 기대는 정부나 기업들도 동일한 심정이지만 막대한 초기 비용은 누가 댈 건지 쉽지 않은 문제다. 환경협회가 도움을 주지도 못할테고.
 
그러나 우리가 식량생산을 위한 투입자원의 효율화, 아니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당위성은 적극 동감한다.
책에 소개된 실험기업들의 성과는 분명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고 지구의 일원으로서 인류가 더 오래 살아남긴 위한 필수조건으로 인정한다.
미래의 표준으로 일상으로 반드시 정착되고 지속발전의 모델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세상이 되야 한다.
끔찍한 도축과 자원의 낭비로 만들어진 음식에 길들여진 인류가 새로운 의식으로 전환하기에는 어려움이 크겠으나, 후손들의 삶을 볼모로 오늘을 보낼 수 없다는 생존과 번식의 본능은 살아 있다.
 
책장을 넘기며 등장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생활의 변화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과정이었다.
 
드론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세계, 특히 소도시의 몰락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소 인구 지역의 배송을 책임질 수 있는 시도들이 지금보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품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기업들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게 될 미래의 지구는 보다 긍정적이고 여유로워질 것이라는 믿음도 든다. 하지만 도전은 녹록치 않다. 현재가 미래가 된다. 지금 노력하지 않는다면 지금 동감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기계에게 사로잡혀 배터리 신세로 전락하는 매트릭스가 될 지도 모른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서 내가 서있을 위치를 확인해보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 보길 권하는 미래학 도서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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