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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2 : 매장편 - 변화하지 않는 매장의 생명은 끝이다 ㅣ 장사 교과서 2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3년 11월
평점 :
장사 교과서 2권 매장편 : 고객과 만나는 공간, 그곳에 답이 있기 위한 조건들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이 아닌 시작을 권유하는 입장에서는 꽤 쉬워 보인다.
내 돈 들어가는 거 아니고 망해도 내 알 바 아니라는 방관자 입장이기 보다는 정해진 절차에 의해서 하나씩 준비하면 되지 않겠는가 라는 평면 사고 방식에서 나온 시점이다.
임차를 내어주는 입장이니 계약서를 쓰고 입점하는 과정만 보고 있으면 되니 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기도 하다.
정해진 날짜에 오픈하지 못하면 대형쇼핑센터의 경우는 전체 일정에 차질이 있으니 무작정 다그친 경험도 꽤 많이 있다.
내가 장사를 시작한다는 전제하에 고려할 사항들을 정리하고 성공가도를 달린 창업자들의 글을 읽어 나가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준비하고 고려할 요소들이 파도처럼 밀어닥친다.
업종선정에서 시작된 고난의 행군은 매장선정과 상권분석을 기반으로 계약과 종업원의 고용, 각종 관공서의 인가, 초기 프로모션, 고객 관리 끝없는 할 일로 뒤덮인다.
직장생활만 하던 사람이라면 각 부서별로 역할이 정해져 있고 내게 주어진 퍼즐조각만 잘 맞춰 나가면 되지만 소상공인으로 시작하는 사장의 삶에는 "All by my self”일 수 밖에.
남일 하듯 계약서 챙기고 일정 챙기던 내 모습을 그 사람들을 얼마나 고깝게 바라보았을까, 직장인 월급만 나오면 장땡이지라며 비아냥 댔을지도 모르겠다.
안경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눈부신 성공을 만들어낸 저자의 노하우라면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된 초보는 물론, 어느 정도 사업을 궤도에 올린 사장이라도 꼼꼼히 살펴가며 배움의 귀를 쫑긋 세울 듯하다.
4 권 분량의 방대한 장사의 교과서는 장사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체계적인 과정과 노하우를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1편에서도 저자가 이야기하듯, 제일 좋은 장사의 시작은 견습생으로 지난한 세월을 직접 명인의 손 아래에서 일을 배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실의 어려움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책을 통해서라도 맥락을 집어 나가면 시행착오를 최소화시키는 행운의 궤도로 들어설 수 있다.
매장을 중심으로 파헤친 2권은 처음 가게를 오픈하기 위한 지난한 여정을 통과했으나 뜻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장들에게는 희망을 던질 수 있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상권분석 과정은 보통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며 본사에서 알려주는 리포트로 갈음하려는 경향이 많다. 그만큼 마음이 급하다.
하지만 부뚜막에 성급하게 올라서서는 곤란하다. 기본 자료는 공개적인 내용에 한정된 만큼 내 스스로 발 품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 여러 군데 장소를 소개받을 텐데, 10년 이상을 성공 패턴으로 이끌어야 하는 장소 선정에 통계청에서 나온 뻔한 자료만으로 승부를 걸기에는 불안하지 않겠는가? 경험이 없는 초보일수록 신중하게 직접 고객의 흐름과 상권의 현황을 파악하고, 눈으로 본 상황을 해석하는 요령과 기법을 공부해야 한다.
물건 하나 고를 때도 꼼꼼히 살피면서 막상 커다란 거래에는 소홀해지는 경우도 많은데 절대 피해야 할 일이다.
직접 종이에 펜을 꽂고 지나다는 사람의 유형을 분석하고, 과감히 고객과 근처 상인들과의 인터뷰도 감행해야 한다.
그곳에서 장사를 하려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가게를 홍보하는 과정은 지나침은 없다.
어렵게 시작한 장사가 제대로 고객들에게 회자되지 않은 채 파리만 날리는 악몽은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
상당한 비용의 수반없이 프라이팬을 두들겨서라도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과 실행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 전략이다.
실력을 기본으로 하고 내 가게의 존재를 알리고 새롭게 단골고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실행력과 결단력이 없다면 어렵게 시작한 장사는 순항할 수 없다.
책에도 잠깐 등장하는 유명한 "육일약국 갑시다" 에피소드는 절심함만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없다는 사례이자, 절심함을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조언이라 할 수 있다.
매장의 변화 관리는 눈 여겨 봐야 할 항목이다.
처음 개업할 때의 인테리어가 십 년이 넘어도 그대로 있다면 방문객의 식상함은 물론이고 고여 있는 물이 썩어 나가듯, 주인은 모르는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많다.
고객은 또 그런 걸 잘 찾아낸다.
몇 달 전, 후쿠오카 현지인들이 자주 간다는 오래된 식당을 찾은 적이 있다.
우리로 치면 가정식 백반 느낌의 가게였다. 대학 근처라 알음 고객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식사를 할 정도였다. 정갈한 음식은 꽤나 맛이 좋았고 가격대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일행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천정 에어컨에 먼지가 잔뜩 들러붙은 광경에 놀라게 된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청소하기 어려운 에어컨 상태로 미루어 다른 과정들도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작은 화분 하나 가져다 놓고 테이블 위치만 바뀌어도 생동감 넘치는 가게가 될 수 있고, 동시에 작은 위생도 꼼꼼히 챙기는 변화가 가득 넘치는, 그런 집이 필요하다.
한달 수익의 일정 부분은 광고비로 책정하라는 조언도 귀 기울여야 한다. 고객의 관심은 수시로 바뀌고 아무리 맛난 음식이나 질좋은 상품도 관심이 떨어지는 법이다.
점포에 관한 우수사례나 기법들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사장의 마인드로 무장하고 작은 요소 하나도 깐깐히 넘어가는 시각을 가진다면 조금 더 고객이 방문하고 싶은 장소로 업그레이드 가능하겠다는 평범한 진리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느껴진다.
평범한 원리라도 성공적인 사업을 이끈 저자의 조언은 생생한 실전과제로 독자에게 다가올 수 있다.
나머지 2권의 시리즈 도서들도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