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 B급 디자이너의 눈으로 읽은 도쿄 서점 이야기
김경일 지음 / 디앤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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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준비 전, 책 향기 가득 채운 일정 메이킹 만들기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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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 B급 디자이너의 눈으로 읽은 도쿄 서점 이야기
김경일 지음 / 디앤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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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 도쿄 여행 준비 , 향기 가득 채운 일정 메이킹

 

 

 

종이 냄새 가득한 대형 서점 길은 가벼웠다.

중학생 시절 혼자 찾아가는 토요일 오후도 즐거웠고, 사무실 지하 교보문고 매장은 업무 졸음이 쏟아질 10 휴식시간의 여정에 포함됐다.

지금도 일주일에 정도는 걸음으로 점심시간 교보문고를 훑어보지만, 화려해진 레이아웃과 세련된 조명보다 예전의 풍경이 가깝게 느껴지는 나이 탓만은 아닐 거다.

독서보다는 사는게 좋았던 개인 책방의 역사는 시간이 훌쩍 지나 공간 부족과 바랜 책에서 전달되는 가려움증으로 전자책 모으는 재미로 비용 투입의 수로가 바뀌었다.

 

올해 ,

난생 처음으로 혼자 일본여행을 준비하며 도쿄 4 5 일정을 구글맵에 그려나갔다. 물론 서점 방문 위주로 계획을 채울 수는 없었고,

대신 블로그에서나 만나 보던 진보초 코스를 3시간 할애했다.

스몰 비즈니스의 원형을 돌아보기로 준비한 일정에서 중고서점 거리 방문은 한편으로는 목적에서 벗어난 개인의 관심사 지만, 청계천 일대에 크고 작은 책방들이 송두리째 사라진 우리나라와 달리 스러운 모습을 이어가는 그들만의 작게 숨어있는 이빨을 찾아보고 싶은 욕심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는 코스다.

신주쿠나 시부야 코스 내에 크고 작은 서점들도 목록에 올려놓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사진 갤러리에 남아있는 서점은 4군데.

 “진보초 거리”, “ 오프 이케부쿠로”, “다이칸야마 츠타야”, 아키하바라 초입의 중형 서점인

서천 타워 (書泉ブックタワ)” 그들이다.

 


서점을 여러 군데 들리긴 했지만,

겉모습만 보고 판매되는 책들의 형태와 매장의 구조만 있었지 까막눈이 보는 세상은 생각보다 재미도 없었고 정보를 얻기에 한계가 있었다.

일본의 오래된 상점들을 소개한 책을 읽고 니혼바시역 주변의 고상가를 둘러보는 코스를 정했듯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하루 정도는 서점 투어를 감행했을 지도 모르겠다.

 

얇은 책이지만 의외로 방대한 내용을 숙지했다면, 내용까지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디자인 감성 빽빽한 단행본들을 손에 들고 살펴보거나,

국내 작품이 소개되며 커버는 어떤 변형이 이루어 졌는지 살펴보는 흥미로운 관찰도 가능했기에 아쉬움이 크다.

서두에 소개된, 그래 일본 서점 여행의 진수는 여기지!

진보초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 기대에 비해 중고 서점 거리 규모가 작은 편이었고, 평일 낮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북적거리지 않아 실망감이 들기는 했다. 물론 책에 소개된 내용을 살펴보면 대로변은 물론 이면도로에도 크고 작은 서점들이 운영되고 있었고 책방들만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을 사전조사에서 빠뜨렸기에 조금 현미경을 들여도 놓고 봐야했네,

후회되는 점도 있다.

게다가 건너편에서 유혹하던디스크 유니온 없었다면 조금 거리를 배회할 있었을지도.

진보초에서 할애했던 3시간 1시간을 음반 구경에 소비했지만 King Crimson 정규 라이브 앨범 장을 건질 있었고,

무려 2백만원을 넘나드는 아트록

LP들을 만져보는 즐거움으로 진보초의 미련은 정신 승리로 극복해본다.

 “SOLIDA” 북카페 같은 큐레이션이 인상깊었던 서점에 붙어있던 카메라

OK 사인 덕에 여기저기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겨놓을 있었고, SHOSEN GRANDE 신간 서적 위주였는데, 진보초에 위치해서 뭔가 숨어있는 저력이 있어 보였지만 사실 서울 변두리 아무데나 들어가도 있을 법한 구성이었네, 기대 이하인 면도 보인다. 문고판 진열이 많았고,

츠타야식의 식도락 코너는 변화의 태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눈치 있었다.

 


 츠타야는 서점이 아닐지도 몰라.

생활과 엔터테인먼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스타벅스에서 헤어나올 없다는 증명이라도 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여러 차례 방문하면 식상하다. 책의 본질로 승부를 하지 않고, 커피 한잔 하기 좋은 카페에 들러리 역할의 책들이 보기 싫은 탓일까?

서점의 영역을 다른 녀석들이 침범해서?

햇살 가득한 벤치나 카페 편안한 소파에서 읽기는 체질상 안맞다보니, 그저 서점 목적에 맞는 책으로 도배된 모습을 으뜸으로 인정하는 걸까. 멋들어지지만 조도를 낮춘 침침한 조명도 싫다. 자연의 강렬한 햇살은 책의 옆면을 바래게 만드니 그것도 싫다.

결국 창백한 형광등 밝은 조명 아래서 반사하는 종이의 활자들이 취향에는 어울리나 보다.

기노쿠니야 서점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동일선상에서 만나는 느낌이다.

하루키의 신작을 우선 물량 확보하여 줄을 세우는 마케팅이 서점다운 발상이야!

박수를 치는 모습은 확실히 과거의 유물에 고집을 피우는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다.

 

중고책 가득한 북오프의 어지럽고 방대한 책이 굿즈가 뒤섞인 알라딘 보다 끌리는 이유도 마찬가지겠다.

책과 또다른 애호 영역인 음반이 구색만 갖추는 알라딘 보다는 300, 500 짜리 떨이 음반부터 구하기 힘든

hdcd 음반 영역이 따로 구성되어있고 음반 량이 많아 원하는 아티스트를 찾기도 힘든 오프의 물량 공세가 2-3시간 바쁜 여행일정을 까먹어도 소중해진다.

시부야에 있다는 마루마루북스 들리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160여명의 개인 판매자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개성 있는 도서 큐레이션과 판매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막상 여행계획에서 제외되었다.

시부야에 있는 디스크 유니온을 가기 위해 하루에 2번이나 시부야의 넓은 공간을 휘저아 다녔는데 정작 개성 가득한 비즈니스 모델을 방문하지 못한 셈이다.

베타 (B8ta)” 처럼 개성 가득한 공간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발상에도 도움이 텐데 다음 기회에는 방문해보기로 한다. 이런 형태의 서점은 빨리 접을 가능성도 있어 다음 기회까지 생존은 물론 다른 지역에도 확산되기를 바란다.

 

도쿄 주요 지역의 서점들을 소개하며 중간 중간 표지에 대한 작가의 소개도 볼만한 책이었다.

서점 가는게 즐거운 여정인 분들이 일본 여행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읽기를 권한다.

다른 상업 공간에 비해 한달 이상의 기간을 두고 방문한다면 꽤나 활동성 있는 변화를 있는 공간인 만큼 카메라에 담아 문화의 거대한 흐름과 거친 물살을 동시에 살펴보는 개인적인 즐거움도 찾기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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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서 멈추는 혈관 백세까지 건강한 혈관 100년 건강
구리하라 다케시.구리하라 다케노리 지음, 이효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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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서 멈추는 혈관 백세까지 건강한 혈관 : 혈관은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늦추는 것뿐이다, 하루라도 빨리.

  

 

생명체는 우직하다. 무식하다.

하직 인사를 올릴 상황이 되야 후회한다. 과거를 뒤엎어버리고 싶어한다. 불가능한 일을 주마등처럼 돌리고 좌절한다.

평생 후회할 일 한 번 없이 행복한 날로 100년을 꽉 채우면 좋겠지만 이 역시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건강한 삶의 동경은 불치병 판정을 받아야 시작된다.

몇 개월 내에 죽음을 예고 받던,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청천벽력의 진단을 받던 일단 상황에 다 달아야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또다시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또 경고받고 또 각성하고 또 잊어버리고…

우리의 숙명이다.

 

혈관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압력으로 피를 미세혈관 작은 공간까지 뿜어내고 회수한다.

100년을 산다면 100년간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주어진 일을 수행한다.

작은 물방울이 똑 똑 10년을 떨어지면 바닥에 구멍이 생기는데, 아무리 질긴 혈관이라도 힘차게 뿜어대는 피의 압력을 영원히 지탱할 수는 없다.

압력이 줄면 죽는다는 의미이니 생각할 필요는 없고, 좀 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피가 몸을 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그러기 위해 노력하자, 이것이 우리가 백세까지 건강하게 혈관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자 기본이다.

 



책은 어렵지 않게 건강에 평상시 관심 갖는 독자라면 편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한 장씩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복잡한 신체 구조의 신비를 공부할 필요없이, 일상에서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과 습관들 속에서 혈관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요소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려운 도전도 있고 가볍지만 꾸준한 습관을 필요로 하는 항목들도 있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던 방식이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아쉬운 실천양식들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 혈압과 당뇨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다 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인 혈당 스파이크에 대해 모르고 있어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미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야 유심히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어 잘 알고 있지만, 남의 일로 치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젠가 내 일이 될 수도 있는 무서운 성인병 지식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많이 미달이라는 점은 책이나 강연을 통해 조금 더 내 몸에 대한 관심과 케어가 필요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스파이크에 대한 위험성을 알기에 막상 실천하려고 해도 우리나라 식문화상 어렵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항목이다.

일반 가정식의 경우 일단 모락 피어나는 흰 쌀밥을 한입 가득 집어넣고 모든 식사의 패턴이 시작된다.

신경 써서 야채나 고기를 먼저 먹는다 해도 어차피 1-2분 이내에 밥에 손을 가져가므로 과연 이게 스파이크 예방에 얼마나 도움이 될 까라는 의심도 든다.

개인적으로 개발한 루틴은 식사 전 견과류를 먹는 방식이다. 식사 전 10-15분 전에 호두나 아몬드를 한 스푼 정도 천천히 씹으며 애피타이저 역할을 지시하면 입에서 타액을 생성하고 소장들에게 먹잇감을 슬로우 스텝으로 덤벼들라는 지시를 내리는 방식이다.

 



1주일에 면 1~2회로 줄이라는 주문은 어렵기만 하다.

휴일에는 점심식사는 100% 면으로 채우는 면 애호가에게는 형벌 같다.

물론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먹는 밀, 밀가루가 건강에는 사실 무척 안 좋다는 사실. 특히 정제밀의 단순화된 구조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같이 마시는 국물은 나트륨 덩어리다.

가끔은 쌀국수로 “면”을 대체하지만 거기에도 밀가루는 일부 포함되고 어차피 “탄수화물” 덩어리 일뿐이다.

이건 좀 긴 과제로 나만의 대응방식을 찾으려 한다.

 

평상시 일상생활에서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습관항목들은 부담 없이 실행이 가능한 영역이다.

많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미래의 목 디스크 환자인만큼 수시로 턱을 눌러 목의 자세를 교정하는 일은 정형외과에서 치료 예방하는 동시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1시간마다 의자에서 일어나 스트래칭하는 변화 역시 손쉽게 자신을 교정하면서 원활한 혈액 순환으로 혈관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준다.

 

건강 건진을 하게 되면 원래 고혈압이 있던 나는 고지혈증까지 겹쳐 혈관 나이가 원래 나와야 할 숫자보다 높게 나온다.

그만큼 뇌나 심혈관 계통의 질병으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조금 더 일찍 혈관의 늙어가는 상황을 인지하고 조금이라도 노화를 더디게 만드는 노력들을 시작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드는 항목들이 많았다.

더욱이 전체적으로 실행 과제의 난이도는 높지 않다. 생활 습관과 식생활 개선으로 얼마든지 건강할 혈관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다만 늦게, 조금 더 빨리 알지 못했다는 후회가 쌓일 뿐이다.

여러분의 나이와 상관없이 당장 책에서 제안하는 실행 단위의 노력을 바로 시작해야 한다.

 

혈관의 침식은 약과 수술로도 개선할 수 없고 단지 악화를 늦출 뿐이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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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맥주 이야기
무라카미 미쓰루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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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맥주 이야기 : 시원하게 풍덩, 마셔라! 세계사와 맥주
 
 


0시 30분.
손흥민이 출전하는 토트넘 경기를 보기 딱 좋은 시간대다.
새벽에 열리는 경기는 다음날 출근 걱정을 제외해도 커다란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90분 경기를 함께 할 맥주와 안주를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시간!
그래도 새벽 경기는 아닌 만큼 전반전에 가볍게 음주를 즐기고 후반전은 약간 풀어진 정신을 알콜의 힘을 빌려 추스르며 일어서서 열심히 응원 몸동작을 허공에 질러대며 소화까지 잘 시킨 다음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솔직히 오늘은 다음날 휴무다 보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술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선배들의 강권으로 억지로 마시는 술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막내로서 어쨌든 술자리의 여러가지 상황을 조율하는데 힘든 측면도 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초년병의 철모르는 소리였다. 요즘은 과거처럼 술문화가 직장과 따로 노는 형국이긴 하나, 스트레스와 문제해결에 에너지를 소비한 상황에서 청량음료 같은 맥주 한 잔과 치킨은 축제와 다름없는 흥겨움을 준다.
코로나를 지나며 회식은 더욱 사적인 일들에 밀리기 시작했고 나름 주당들도 혼술 또는 집술의 저렴한 가성비 매력에 빠졌다. 대화와 소통의 자리는 축구나 OTT가 대신해주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학생 때와 다르게 직장 생활의 풍요로운 예산은 2차로 세계 맥주집이나 호텔 지하에 있는 거대한 맥주 펍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번 같은 종류의 생맥주만 즐기던 나에게 다채로운 풍미를 선사한 브랜드마다 병 모양도 개성 있는 만남의 즐거운 일상이 되었고, 기름진 치킨의 세계에서 벗어나 기름기 쫙 뺀 학센이나 마요네즈에 찍어먹는 샐러리 스틱도 훌륭한 안주거리가 된다는  또다른 차원의 안주 미식에 발을 내딛었다. 웰빙 안주라니!

맥주는 통풍에 치명적이다.
고기와 술을 짧은 반복주기로 즐기다 보면 요산수치의 상승으로 가장 끔찍한 고통을 주는 질병 중 하나인 통풍과 조우하게 된다.
그나마 덜 아픈 상태에서 질병에 맞닥뜨린 이후 약을 통해 수치를 조절하며 알콜 섭취량만 적당하게 조절하면 문제는 없지만, 과거 처럼 맥주를 무한정 즐길 수 있는 도전은 불 가능해진다.
사람이란 억제할 수록 욕망을 느는 편, 맥주는 한 두 캔 정도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맛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모습으로 변해간다.
맥주를 원한만큼 못 마신다면 맥주의 역사를 책을 통해 더듬거리는 기회로 충당해보자는 엉뚱한 관계를 만나기도 한다.
맥주의 원조로 독일 역사에서 각 중요한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맥주는 독특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에서 시작된 맥주의 역사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면죄부가 교회의 부정부패로 연결되자 이에 반발한 루터의 종교개혁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정당성을 따지는 압박 강도 높은 자리 -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 앞 - 로 스스로 몰아넣었다.
아무리 개혁을 주장하는 신념의 인물이었지만 쉽지 않은 자리였다.
땀이 흐르고 긴장감이 역력한 그에게 주어진 맥주 한 병은 어쩌면 세계사의 방향을 송두리채 바꿔 놓은 변곡점을 만들어놓고 야 만다.
살짝 취기가 오른 루터는 내면에 숨어있던 분노와 머리에 정리된 논리를 적절히 조합하여 위기의 순간을 기회의 한 방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후 다행스럽게 불경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게 되어 자유롭게 방면된 그는 역사의 한 구석에서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업적을 이루게 된다.
단순히 맥주 한 잔의 힘이라고 하기에는 취할 일도 없으니 갸우뚱한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원액이 더욱 걸쭉하게 들어가 있고 알콜 도수도 8%가 넘는 수제 맥주라면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할 수 있다.
열량 가득한 고품질 맥주는 비록 맛이 훌륭하지는 않다고 하나, 식사를 대용할만한 힘을 내게 만들어준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목구멍으로 털어놓고 싶은 충동이 든다.          
벨기에에 위치한 오르발 수도원을 방문하여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생한 장면이 머리속에 전달한다.
거대한 공장에서 공산품 뽑아내는 공정과 달리 생 홉을 넣고 숙성기간을 가지는 전통주조 방식은 맥주에 대한 자부심 가득한 생산자들의 당당함과 닮아 있다.
더 많은 생산 기회가 있음에도 왜 한정 생산만 하느냐는 작가의 질문을 머쓱하게 만드는 답변은 "우리는 전통 제조의 방식을 이어가는 게 목적이지 맥주를 통한 이윤창출은 아니랍니다."였다.
많이 효율화 되었지만 그럼에도 책에 설명된 긴 제조공정을 유지하는 이유는 결국 맛을 지키기 이해서라는 이야기고, 시음을 통해 전달되는 풍미가 대화를 통해서도 느껴진다.
 


그런데 왜 이렇게 경건한 종교 수행의 장소인 수도원이 맥주 주조의 최선봉에 나서게 되었을까 라는 물음표가 떠오른다.
루터의 얼굴이 커다랗게 라벨에 인쇄된 맥주를 소개한 책 앞부분의 맥주 역시 "made in monastert" 였잖아?
로마 정복자들이 마시던 와인은 고급술로 통했지만 게르만족의 맥주는 저급한 상품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카를로스 대제의 활약 이후 전쟁의 승리에서 축복하는 술로 맥주가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게르만족의 자랑스러운 술로 위상을 높인다.
아울러 기독교 세계의 중심 기관으로 수도원이 지역 거점 역할을 하며 양조 역시 그 일환으로 제조가 시작된다. 정치의 중심 역할을 위해 고관대작의 의전용으로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수도사들은 절약하고 성실한 태도로 삶의 모습을 종교에 투영한 삶을 살아간다, 대부분.
때에 따라 등장하는 탐욕 가득한 일탈자들을 굳이 꺼낼 필요는 없지만 이상의 모습이 아닌 현실의 모습을 바라본다면 또다른 풍경을 엿볼 수 있다.
순례자와 방문자들에게 제공할 음식과 맥주를 준비하는 수도원의 역할 이면에는 마을이나 지역에서 세금처럼 납부하는 물건들의 관리도 필요하다. 경제의 흐름과 정치의 중심으로 수도원이 위치하는 상황에서 각 지역의 중심과 균형을 맞추는 일은 필수 코스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양조업은 지역경제와 교회 정치의 교집합을 굳건히 할 수 있는 멋진 비즈니스 기회였고 이를 통해 부의 축적과 양조기술의 발전은 수도원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흥미로운 상황으로 전개된다. - 더우기 홉을 맥주에 집어넣은 최초의 양조기술자도 만날 수 있다.
 
책의 처음 시작부터 알아봤다.
맥주가 역사의 가열찬 흐름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우뚝 세울 수 있는 근거는 바로 중세 교회가 맥주 생산자의 역할과 분배자의 활동을 지속 수행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교회의 역사 변곡점에서 맥주 스토리는 재미있고 중요한 주인공 역할을 맡게 되었고, 마치 100살 할아버지가 현대사 곳곳에서 뜻하지 않은 활약을 펼친 소설의 한 토막이 연상되는 흥미로운 주제로 다가올 수 있었다.
 
치킨 한 마리 놓고 소박한 맥주를 즐기는 직장인들의 소소한 저녁 풍경이 드라마에서 인상적으로 표현되는 느낌처럼, 허기와 영양실조로 곤궁하게 살아가던 중세인들에게 영양분 가득하고 에너지 원천이 되는 맥주는 물과 더불어 생명수의 역할을 완벽해 해낸 노을 뒷 배경 소박한 식사의 자리를 빛내는 주인공이었다.
맥주의 역사가 유럽의 역사 이면에서 자신의 역할을 눈부시게 해내는 장면들을 연상하며 책장을 넘겨가는 재미가 필요하다면 당장 편의점 맥주 한 캔을 옆에 두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어떨까?
서민 정서 가득한 "마술피리" 아리아가 곁들여져도 좋은 밤의 여왕, 맥주를 위하여!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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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4 : 직원편 - 직원을 변화시키는 사장의 교육과 장사 철학 장사 교과서 4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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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4 직원편 : 진상인가 파트너인가? 직원과 함께 성장하기




힘들다.

정말 힘들다.

세상에서 사람을 다루는 일은 비교할 수 없는 난이도를 보여준다.

내 배가 아파 낳은 자식도 마음에 쏙 들게 행동하지 않은데 금전으로 묶여 고용주와 피고용주의 사이는 망망대해가 가운데 놓여있는 닿을 수 없는 거리다.

드물게 마음 잘 맞고, 미래의 숫자를 두둑하게 만들어주는 예외의 경우도 목격하겠지만, 헤어지는 순간까지 이익을 벗어나 순수한 동료애로 끝맺기에는 쉽지 않다.

정치의 입김이던, 세태의 변화이던 세대 간의 갈등과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사회 전반의 보편의 이름을 갖는 문제로 고착화되는 요즘 시대는 직원을 하나 들이고 임금을 지불한 만큼의 효과를 찾아오기 쉽지 않게 된다.

키오스크나 로봇을 이용해야 손익을 맞출 정도로 악화된 장사의 수지타산에서 한 명 두 명 힘들게 고용하는 직원과의 호흡은 더 긴밀해져야하고 조심스럽다.

사장의 비법을 4권에 걸쳐 소개하는 저자가 마지막 책 주제로 직원을 뽑은 이유는 마지막 고비이자 가장 어려운 단계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식당에 들어갔는데 일하시는 분 둘이 구석 식탁에서 열심히 숟가락을 정돈하고 있다.

"어서오세요." 인사만 메아리칠 뿐 얼굴도 돌아보지 않는다.

자리에 잡고 메뉴를 물어보니 그제서야 한 분이 어정쩡하게 일어나서 묻는다.

"뭐 드실 거예요?"


사장은 직원들을 채용하고 교육할 때, 일의 본질에 대해 명확히 설정을 해줘야 한다.

당연하지만 고용된 입장에서 업장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은 "일"의 범주다.

따라서 숟가락을 정돈하고, 바닥이나 상 위를 걸레질하고, 음식을 만들고, 고객 응대하는 모든 과정은 동일한 업무이고 임금을 지불 받는 할 일에 포함된 행동이다.



과연 그럴까?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어야 하듯, 주업무와 보조업무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식당에 들어갔을 때 빠른 고객응대와 조리, 그리고 서비스가 일련의 패턴으로 작동하고 만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고객은 재차 방문할 이유를 얻게 되고 가게는 선순환의 패턴으로 움직일 수 있다. 숟가락 정돈하는 일과 고객 응대하는 일이 동일선상의 동일한 가치를 얻는 업무라고 직원들이 생각하면 정작 필요한 시점에 제대로 된 대응이 원활치 않고 고객불만족과 객수 하락으로 가는 지옥 행 열차를 탑승한다.

일의 개념을 명확히 잡는 작업은 직원들의 효율을 높이고, 고객에 집중함으로써 매출의 증대와 사업의 영속성에 기여할 수 있다.

잡일은 차라리 알바를 뽑던 키오스크를 쓰는 아웃소싱을 선택하라는 저자의 충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세태가 바뀌어 월급에 대한 인식과 체감하는 수준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에 공감된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가는 반작용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옆 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최저시급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돈벌이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직원의 최소화를 통해서만 주인의 이익이 그나마 나아지는 팍팍한 현실은 아르바이트보다 버는 돈이 적은 편의점주의 탄식에서 엿볼 수 있다.

8시간 일해도 수중에 떨어지는 돈이 적으니 16시간 일하고 인건비를 줄여야 그나마 돈벌이가 될 정도의 경쟁은 천편일률의 유통구조가 낳은 비극일 수 있다.

더군다나 월 2백만원 정도 받느니 다른 일을 하지라며 종적을 감추는 직원들을 바라보는 사장의 답답함이나 오랜 경력을 쌓은 직원이 신입의 겨우 두 세 배 정도의 임금을 받는 격차의 감소는 사장 입장에서는 직원을 다루는 사장의 아픈 구석일 수밖에 없다.

작은 주인의 역할을 부가하고 많이 벌어 나누어 갖는 이상적인 형태의 고용구조는 현실에서 쉽지 않다. 7명이 더 벌고 더 나눠 갖는 구조의 매장이 운영되기 위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일은 책에서 가능한 일 아닌가라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조금 덜 가져가거나 인센티브 등으로 일시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우리가 모두 사장이고 동반자라는 의식을 심어주고 그만큼 대우를 해주었을 때 진정한 팀웍이 발휘되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면에서 우리는 환호할 수 있다.




좋은 소식도 있다.

사람의 자리를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 어색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접시 치우기 로봇이 이젠 익숙해진다.

오히려 서빙 직원을 대폭 감소시켜 테이블 위에 접시가 쌓여가던 경쟁점 레스토랑 보다 로봇이 다소 늦더라도 테이블로 찾아오는 방식이 더 빠르다.

효율성의 극대화를 로봇이 대체한다.

물론 감성의 터치 부분은 줄어든다.

아니다, 인력의 효율 운영은 하급이 일은 로봇이 처리하고 오히려 감성 대응과 터치가 필요한 부분에서 노련한 직원이 대응하여 매출 향상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선택은 사장의 몫이다.

업태에 따라 활용도는 달라지겠지만 키오스크가 이젠 익숙한 주문 방식으로 변한 것처럼 환경은 바뀐다.

일의 프로세스를 자동화와 아웃소싱으로 변화시키고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직원에게 좀 더 집중하고 같이 가게를 키워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람 다루기가 제일 힘들다.

하지만 마음 고생 많이 했던 필자의 경험은 장사를 준비하는 독자들에게는 다른 채널에서는 만날 수 없는 귀한 충고와 지침이 되 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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