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 B급 디자이너의 눈으로 읽은 도쿄 서점 이야기
김경일 지음 / 디앤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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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 도쿄 여행 준비 , 향기 가득 채운 일정 메이킹

 

 

 

종이 냄새 가득한 대형 서점 길은 가벼웠다.

중학생 시절 혼자 찾아가는 토요일 오후도 즐거웠고, 사무실 지하 교보문고 매장은 업무 졸음이 쏟아질 10 휴식시간의 여정에 포함됐다.

지금도 일주일에 정도는 걸음으로 점심시간 교보문고를 훑어보지만, 화려해진 레이아웃과 세련된 조명보다 예전의 풍경이 가깝게 느껴지는 나이 탓만은 아닐 거다.

독서보다는 사는게 좋았던 개인 책방의 역사는 시간이 훌쩍 지나 공간 부족과 바랜 책에서 전달되는 가려움증으로 전자책 모으는 재미로 비용 투입의 수로가 바뀌었다.

 

올해 ,

난생 처음으로 혼자 일본여행을 준비하며 도쿄 4 5 일정을 구글맵에 그려나갔다. 물론 서점 방문 위주로 계획을 채울 수는 없었고,

대신 블로그에서나 만나 보던 진보초 코스를 3시간 할애했다.

스몰 비즈니스의 원형을 돌아보기로 준비한 일정에서 중고서점 거리 방문은 한편으로는 목적에서 벗어난 개인의 관심사 지만, 청계천 일대에 크고 작은 책방들이 송두리째 사라진 우리나라와 달리 스러운 모습을 이어가는 그들만의 작게 숨어있는 이빨을 찾아보고 싶은 욕심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는 코스다.

신주쿠나 시부야 코스 내에 크고 작은 서점들도 목록에 올려놓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사진 갤러리에 남아있는 서점은 4군데.

 “진보초 거리”, “ 오프 이케부쿠로”, “다이칸야마 츠타야”, 아키하바라 초입의 중형 서점인

서천 타워 (書泉ブックタワ)” 그들이다.

 


서점을 여러 군데 들리긴 했지만,

겉모습만 보고 판매되는 책들의 형태와 매장의 구조만 있었지 까막눈이 보는 세상은 생각보다 재미도 없었고 정보를 얻기에 한계가 있었다.

일본의 오래된 상점들을 소개한 책을 읽고 니혼바시역 주변의 고상가를 둘러보는 코스를 정했듯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하루 정도는 서점 투어를 감행했을 지도 모르겠다.

 

얇은 책이지만 의외로 방대한 내용을 숙지했다면, 내용까지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디자인 감성 빽빽한 단행본들을 손에 들고 살펴보거나,

국내 작품이 소개되며 커버는 어떤 변형이 이루어 졌는지 살펴보는 흥미로운 관찰도 가능했기에 아쉬움이 크다.

서두에 소개된, 그래 일본 서점 여행의 진수는 여기지!

진보초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 기대에 비해 중고 서점 거리 규모가 작은 편이었고, 평일 낮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북적거리지 않아 실망감이 들기는 했다. 물론 책에 소개된 내용을 살펴보면 대로변은 물론 이면도로에도 크고 작은 서점들이 운영되고 있었고 책방들만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을 사전조사에서 빠뜨렸기에 조금 현미경을 들여도 놓고 봐야했네,

후회되는 점도 있다.

게다가 건너편에서 유혹하던디스크 유니온 없었다면 조금 거리를 배회할 있었을지도.

진보초에서 할애했던 3시간 1시간을 음반 구경에 소비했지만 King Crimson 정규 라이브 앨범 장을 건질 있었고,

무려 2백만원을 넘나드는 아트록

LP들을 만져보는 즐거움으로 진보초의 미련은 정신 승리로 극복해본다.

 “SOLIDA” 북카페 같은 큐레이션이 인상깊었던 서점에 붙어있던 카메라

OK 사인 덕에 여기저기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겨놓을 있었고, SHOSEN GRANDE 신간 서적 위주였는데, 진보초에 위치해서 뭔가 숨어있는 저력이 있어 보였지만 사실 서울 변두리 아무데나 들어가도 있을 법한 구성이었네, 기대 이하인 면도 보인다. 문고판 진열이 많았고,

츠타야식의 식도락 코너는 변화의 태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눈치 있었다.

 


 츠타야는 서점이 아닐지도 몰라.

생활과 엔터테인먼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스타벅스에서 헤어나올 없다는 증명이라도 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여러 차례 방문하면 식상하다. 책의 본질로 승부를 하지 않고, 커피 한잔 하기 좋은 카페에 들러리 역할의 책들이 보기 싫은 탓일까?

서점의 영역을 다른 녀석들이 침범해서?

햇살 가득한 벤치나 카페 편안한 소파에서 읽기는 체질상 안맞다보니, 그저 서점 목적에 맞는 책으로 도배된 모습을 으뜸으로 인정하는 걸까. 멋들어지지만 조도를 낮춘 침침한 조명도 싫다. 자연의 강렬한 햇살은 책의 옆면을 바래게 만드니 그것도 싫다.

결국 창백한 형광등 밝은 조명 아래서 반사하는 종이의 활자들이 취향에는 어울리나 보다.

기노쿠니야 서점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동일선상에서 만나는 느낌이다.

하루키의 신작을 우선 물량 확보하여 줄을 세우는 마케팅이 서점다운 발상이야!

박수를 치는 모습은 확실히 과거의 유물에 고집을 피우는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다.

 

중고책 가득한 북오프의 어지럽고 방대한 책이 굿즈가 뒤섞인 알라딘 보다 끌리는 이유도 마찬가지겠다.

책과 또다른 애호 영역인 음반이 구색만 갖추는 알라딘 보다는 300, 500 짜리 떨이 음반부터 구하기 힘든

hdcd 음반 영역이 따로 구성되어있고 음반 량이 많아 원하는 아티스트를 찾기도 힘든 오프의 물량 공세가 2-3시간 바쁜 여행일정을 까먹어도 소중해진다.

시부야에 있다는 마루마루북스 들리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160여명의 개인 판매자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개성 있는 도서 큐레이션과 판매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막상 여행계획에서 제외되었다.

시부야에 있는 디스크 유니온을 가기 위해 하루에 2번이나 시부야의 넓은 공간을 휘저아 다녔는데 정작 개성 가득한 비즈니스 모델을 방문하지 못한 셈이다.

베타 (B8ta)” 처럼 개성 가득한 공간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발상에도 도움이 텐데 다음 기회에는 방문해보기로 한다. 이런 형태의 서점은 빨리 접을 가능성도 있어 다음 기회까지 생존은 물론 다른 지역에도 확산되기를 바란다.

 

도쿄 주요 지역의 서점들을 소개하며 중간 중간 표지에 대한 작가의 소개도 볼만한 책이었다.

서점 가는게 즐거운 여정인 분들이 일본 여행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읽기를 권한다.

다른 상업 공간에 비해 한달 이상의 기간을 두고 방문한다면 꽤나 활동성 있는 변화를 있는 공간인 만큼 카메라에 담아 문화의 거대한 흐름과 거친 물살을 동시에 살펴보는 개인적인 즐거움도 찾기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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