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고통을 이해/공감하는 게 쉽구나 싶다.
‘사랑’을 주제로 한 2부가
‘고통’을 다룬 1부보다 훨씬 어렵게 읽혀서
문득 깨닫고 말았다.

왜 릴케인가. "릴케의 시에는 답이 없다. 인간의 언어로 제기된 가장 아름답고 심오한 질문이 있을 뿐이다." 어디엔가 이렇게 쓴 적이 있는데 이 말도 정확하지는 않다. 답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답이 있기는 하되 그것이 질문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적어도 시에서는 그렇다. …나는 그들로부터 질문하는 법을, 그 자세와 열도와 끈기를 배운다. 그것이 시를 읽는 한 가지 이유다. 인생은 질문하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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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ㅡ20년 후에, 지에게, 최승자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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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이렇게 좋으면 어쩌자는 건지..

체호프는 입센의 작품을 보며 ‘인생은 저렇지 않아‘라고 잘라 말한 적이 있다. 입센의 세계는 아무리 복잡한 비밀도 결국은 풀리면서 끝나는 그런 의미에서 너무 ‘문학적인‘ 세계라는 것. 체호프는 다르다, 라고 비평가 제임스 우드는 말한다. 체호프는 수수께끼로 시작할 뿐만 아니라 수수께끼로 끝낸다고. 인생의 질문들 앞에서 ‘난 모른다‘라고 중얼거릴 따름이라고.
그러니까 인생은 이해할 수 없어서 불쌍한 것이다. 문제를 푸는사람 자신이 문제의 구성 성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 수가 없는데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풀어야 하니까 더 불쌍한 것이다. - P6

‘나는 내 뜻대로 안 된다. 너도 내 뜻대로 안 된다. 그러므로 인생은 우리 뜻대로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할 때 나는 수천 년 전의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들어본 적 없는 그 먼 노래가 환청처럼 들린다.
나는 백수광부다. 나는 그의 아내다. 나는 곽리자고다. 나는 여옥이다. 나는 인생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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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주를 부수고 나왔다. 자연이 프린트된 커튼 뒤를 들춰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를 보았다.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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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는 하고많은 사람 중에 코페르니쿠스를 예로 들었다. 그 시대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면서 움직이고 있는 게 별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에 관해 생각하고, 별들이 매일 밤 그들 머리 위에서빙빙 돌고 있는 천구의 천장이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서서히 놓아버릴 수 있도록 수고스럽게 복잡한 사고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되니까"라고 헤더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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