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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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모호한 상실 이론'이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전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상실의 트라우마에 직면한 사람들을 상담하는 임상 심리치료사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울과 불안, 상실 등의 감정들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책은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가족사회학 명예 교수이자 오랜 기간 위스콘신대학교 가족사회학 교수로 일하는 폴린 보스 박사에 의해 만들어졌는데요. '가족심리학의 바이블'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해요.

언젠가 우리는 가까이 있는 이들과, 안면이 있던 이들과, 때로는 서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인지도 있는 누군가와 이별을 경험해야 합니다. 삶이란 영원하지 않기에 언젠가는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밖에 없는데요. 병으로 인해 남은 삶을 정리하고 떠나는 이, 주어진 생을 열심히 살다가 마감하고 떠나는 이들이야 가족들이나 주변 지인들과 작별할 시간이 주어질 겁니다. 그런데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거나 실종으로 인해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다면 이들은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금방이라도 저 문을 열고 웃으며 들어올 것 같은 그들을 잊지 못해 괴로움의 나날을 보내야 하는 이들이 많을 거예요.

우리나라만 해도 최근에 벌어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태원 참사와 아직도 많은 이의 가슴에 한으로 남아 있는 세월호 참사까지 웃으며 헤어졌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강을 건넌 이들의 안타까운 사고를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돈 벌어 오겠다고 배 타고 나갔다 실종된 사람들이나 분명 멀쩡하게 출근했는데 교통사고로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기억에서 서서히 지워지는 알츠하이머병이나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을 둔 이들이 겪는 유형들 외에 자녀의 결혼으로 인한 부재로 느끼는 상실감도 <모호한 상실>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무언가 확실히 정의할 수 없는 모호한 상태가 제일 어렵고 힘든 케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다 낫겠지, 스스로 이겨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등등 안일하게 생각하고 넘어갈 부분은 확실히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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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이부치 -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
최덕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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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이부치』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

1937년 난징 대학살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책입니다. 전쟁은 정말 참혹한 결과를 남기지만 누군가에겐 씻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기도 하지요. 전쟁 피해자는 말도 못 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아름답지 못한 기억인 '전쟁'은 왜 일어나야만 하는 걸까요.

중국으로 여행을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일행 중 중국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담고 떠나는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바로 아즈마 시로인데요. 그는 1937년 난징시를 점령한 일본군 중 한 명이었죠. 그가 구하려 했지만 구하지 못한 처녀와 위안부, 그들이 점령했던 난징시 시민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겼던 일본군들의 만행은 그림으로 만나도 너무 참혹하고 잔인함 그 자체였습니다.






역사는 왜곡하려 해도 가려지지 않고, 있었던 사실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과거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일이었든, 작정하고 저지른 만행이든.. 진심 어린 사과의 한마디로 고인의 넋이라도 위로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역시 위안부 할머니가 고인이 되시고 이제 살아계신 분이 몇 분 되지 않는데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진정 어린 사과가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즈마 시로는 실존 인물이라고 합니다. 난징 대학살 당시 일본 육군 소속 병사로 민간인 학살에 가담했던 인물이라고 하는데요. 그가 난징을 점령했을 때 6주 동안 30만 명 이상의 중국 군인과 시민을 학살한 내용을 쓴 일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고 해요. 종전 후 처음으로 난징을 방문해 난징 대학살 기념관 앞에서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과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자꾸 왜곡하고 덮어버리기 급급한 모습이 아닌 진심이 담긴 사과 한마디가 많은 응어리진 가슴에 꽃 한 송이 피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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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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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청량감이 넘치는 표지의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는 세 권짜리 시리즈 도서입니다. 요즘 힐링 소설이 참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 같은데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역시 사람들로 위로받고 사람들로 인해 생각할 거리, 공감할 이야기들을 제공받습니다. 세상 사는 건 누구나 다 비슷하기 때문에 공감하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에서는 총 세 개의 에피소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세 에피소드의 배경은 모지항 텐더니스 편의점입니다. 편의점에서 일이 벌어져 봐야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싶었는데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들르는 곳이 바로 이 편의점이었네요. 게다가 편의점 점주는 아우라가 뿜어져 나올 정도의 외모를 자랑하는 꽃미남입니다. 그런 점장이 있는 편의점이라면 일부러라도 찾아가 보고 싶지 않을까요?

텐더니스 모지항 고가네무라점에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점장 시바 미쓰히코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말이죠. 팬클럽 수준급의 사람들이 항상 모이는 편의점에 눈의 띄는 솜사탕 머리를 한 할머니 한 분을 만날 수 있네요. 그리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다로와 정의롭다 외쳤던 십 대 소녀도요. 세 개의 에피소드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 우리 주변에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입니다. 홀로되신 어머니의 재산을 처분해 아들의 집을 짓는데 모두 투자하고 함께 살지만 어머니 대우는 제대로 해 주지 않는 아들, 변화를 시도한 어머니를 무안하게 하며 권위적인 모습만 보이는 아들은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미 헤어진 남자친구를 이용해 현재 만나는 남자친구들의 질투심을 유발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며 이상한 연애를 하는 다로의 전 여자친구도 참 이해가 안 됐지요. 자신은 정의를 위한 편에 서 있다 생각했지만 되짚어 보니 왕따를 시키고 우울증에 빠지게 했던 여학생은 진정한 친구도 만나고 자신의 모습도 반성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지요.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편의점이 있었지만 그냥 물건을 판매하는 편의점이 아니었어요. 주옥같은 이야기가 오가고, 가슴에 새겨두고 싶은 문장이 눈에 띄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세 번째 이야기는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너무너무 기대가 됩니다. 3편이 나오기 전에 전편 먼저 찾아봐야겠어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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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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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나쁜 정치!! 실망 시키지 않는 주제를 담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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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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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히가시노 게이고의 뒤를 이어 다작하는 작가 중 한 명이 '이케이도 준'이 아닐까 해요. 한자와 나오키를 통해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요. 이번에 만난 <하야부사 소방단>을 읽으면서 더더욱 읽기 편하고 재미도 있고, 두꺼워 보이는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자와 나오키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본 국민 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영화화된 작품도 있고 이번 책 역시 드라마로 방송을 하고 있더라고요.

문예계에 미스터리 소설로 화려하게 데뷔한 다로는 이후 출간하는 작품마다 평이 좋지 않고 잘 팔리지 않는 작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나마 소설 잡지에 연재를 하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던 다로는 도쿄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기신 집이 있는 하야부사로 가게 됩니다. 산벚나무가 예쁘게 피는 그 집에서 새롭게 삶을 시작한 다로는 그동안 밤낮이 바뀐 생활, 사람들과 교류 없이 지내던 생활을 버리고 아침형 인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마을 사람들과도 교류를 하면서 말이죠. 갑작스러운 시골 생활에는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 많으면 정착하기 더 쉬워지기 마련인데요. 다로 역시 그랬습니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자치회에도 들어가게 되고, 마을 소방단에도 들어가게 되는데요.

소방단 입단식을 하는 그날, 화재가 발생해 첫 출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화재가 처음이 아닌 세 번째라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연쇄 방화범의 소행일 거라 추측하며 누가 범인일지 의심의 눈초리로 주민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범인일 거라 의심받던 주민이 돌연 사망하고 마는데요. 조용할 것만 같던 시골 마을에 연쇄 방화, 살인 등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네요. 하야부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전개가 빠르고 정신을 못 차릴 만큼 다양한 일이 뻥뻥 터지는 책도 물론 재밌지만 잔잔하게 흘러가는 책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번에 만난 이케이도 준의 <하야부사 소방단>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평화롭고 잔잔한 일상, 마을 주민이 몇 안돼서 모두 알고 지내니 복작복작 지지고 볶는, 그러다 심심하지 말라고 뭔가 일거리 하나 터트려주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드라마는 어떤 재미가 느껴질지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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