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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를 시작하면서 알라딘 중고샵에 책 몇 권을 올려 놓았더랬다. 딱히 팔아서 뭘 어쩌겠다는 것보다 그냥 중고샵이 있으니까, 읽을 것 같지 않은 책들이 있으니까 중고샵에 내 놓았는데, 어랍쇼,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이 들어온 책 중 두 권은 새 책이고, 나머지 한 권도 새 책이나 다름 없는 중고책이라, 물건에 문제가 있다고 흠잡힐 일은 없는데, 처음이라 좀 떨린다..^^;;;  혹시라도 내가 실수를 해서 엉뚱한 곳으로 간다거나,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는데 실수로 배송을 지연시킨다거나 할까봐서 말이다. 어서 빨리 보내보고 싶은데, 마침 연휴라 내일 모레부터 출고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중고샵에 물건을 내 놓은 지 꽤 되었는데도 통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설연휴가 지나고 한가해지면 몽땅 알라딘에 팔아버리려고 했는데, 나머지 책들도 좀 더 곁에 두어야겠다. 또 언제 주문이 들어올지 모르니 말이다. 

작년 연말이었던가? 1박 2일에서 이승기가 부산의 헌책방 골목을 찾았을 때, TV에 나왔던 헌책방 주인아저씨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새책을 많이 사 봐야 헌책 장사도 잘 된다고 말이다. 헌책의 유통구조를 잘 몰라 정확한 말뜻이야 잘 모르겠지만, 그럴 것도 같다. 새 책을 많이 읽고 내다 팔아야 헌책방에도 물건이 많아질 테니 말이다. 새 책이든 헌 책이든 읽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나같은 사람도 먹고 살 수 있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 주문 무사히 잘 완수하고, 돈들어오면 새 책 사서 헌 책 만들어 또 팔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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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하는 일을 나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내 일을 말해 주면, 어김없이 늙어서도 할 수 있어서 좋겠다며 (겉으로는 일단) 부러워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정년이 따로 없는 직업이라는 말은 뒤집어서 생각하면 언제든지 정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언제까지 체력이 받쳐줄 지도 모르겠고, 늙어서도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음만 청춘인 걸로는 한참이나 부족할 테니 말이다. 

말과 글이라는 것은 항시 변하는 것이라,  나 또한 그에 맞춰 자꾸 변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거창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별로 어렵지 않다. 매일 신문 읽고, 책 열심히 읽고, 드라마도 많이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다. 그런데 신문은 지금도 안 보고, 드라마는 일드와 미드를 많이 봐서 도움이 될 지... 내게 남은 희망이라면 책. 

아름답고 깨끗한 한국어로 된 작품이나 글을 많이 읽고 깔끔한 번역서도 많이 읽어서 나의 한글을 갈고 닦아야 하는데, 요즘은 내 글만 들입다 읽고 있으니, 걱정이다.  

학교만 졸업하면 더 이상 독후감 쓸 일 없을 줄 알았는데, 허구헌날 검토서 의뢰가 들어오고. 학교 졸업과 동시에 글짓기도 졸업일 줄 알았더니, 글짓기는 아니지만 반쯤은 글짓기인 일로 먹고 살아야 하다니. 좋아하는 책에 관계된 일을 해서 흐뭇할 때도 많지만 요즘은 마감이 계속 밀리다보니 책에 짓눌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이래서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아이는 자고, 신랑은 늦고, 혼자서 일 하고 있으니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이게 다 마감을 마치지 못한 때문이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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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아이를 재워놓고 신랑과 나는 집을 어떻게 꾸밀지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다. 

우리 집은 정말 휑하다. 벽에 못 치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나 때문에 벽은 안방에 걸린 우리 결혼사진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걸려 있지 않다. 신랑의 '간곡한' 설득으로 못 대신 본드로 붙이는 고리를 부엌에 붙여 놓은 것이 다다. 그래서 열심히 맞춘 퍼즐 액자 두 개 중 하나는 내 책상 맞은편 벽에 세워져 있고, 나머지 하나는 유리가 깨어지는 바람에 냉장고 위에 누워 지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신랑은 집이 너무 심심해서 아이의 정서발달에 좋지 않다며 나를 공격하곤 한다. 뭐 나도 이런 집에서 살고 싶은 건 아니었다. 이사올 때 만삭이었고, 새 집에 새 식구도 들어오니 집을 새로 꾸며야 한다는 나의 야심찬 계획도 있었고, 그러나 늘 계획만 많고 실천은 못 하는 내 성격이 여전히 걸림돌이 되기도 했고, 그래서 지금의 사막 같은 집이 만들어진 거다. 

아이 돌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 만삭 핑계 대기도 미안하고, 이제는 정말 집을 제대로 꾸며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책이 방바닥에 그대로 쌓여 있는 일명 '서재방'부터 정리해야 한다. 신랑이 책장을 더 사야 한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근거없는 고집을 피운 덕분에 책은 이중, 삼중으로 꽂혀 있고 그나마 자리를 잡지 못한 책들은 상자에서 나오지도 못한 채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 책들을 다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책장을 더 사서 며칠 고생을 하면 정리가 될 것 같다. 거실에는 부엌에서 안방으로 이어지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공간에 선반을 3층으로 달아 책장을 하기로 했다. 우리 집은 구조가 길쭉한 편이라 애매한 공간이 많다. 그런 공간에는 가구를 들이면 비좁고, 그냥 두면 왠지 여유 공간을 버리는 것 같아 어중간했는데, 니은자 구조로 선반을 여러 층 달면 꽤 많은 책을 수납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랑은 거실 한쪽 벽을 책장으로 꾸미자고도 했는데, 나는 그런 서재가 싫다. 서재랍시고 한쪽 벽을 책장으로 꾸미고 그 중간에 TV를 넣어두는 건 또 뭔가. TV가 아니더라도 나는 그런 서재가 싫다. 나도 책은 어지간히 좋아하지만 그리 넓지도 않은 거실에 한쪽 혹은 양쪽 벽을 다 책으로 채운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어지간히 넓은 거실이 아니고서야, 왠만한 집은 다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 집도 어른 책에 아이 책까지 더해지면 조만간 거실에도 책장을 놓아야 할 날이 올 것 같다.... 우리 집은 햇빛이 잘 들어 거실에 책을 두면 다 노랗게 변할 텐데,,, 그렇게 되기 전에 넓은 집으로 이사갈 수 있으려나. 

이렇게 잠자리에 누워서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는데, 과연 언제 실행에 옮길 지 모르겠다. 나도 신랑도 계속 바쁜 데다가, 2월은 너무 짧잖아... 그럼 3월로 넘어가야 하나? 이러다가 또 1년이 후딱 지나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번 만은 제발 책정리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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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혈관이 터져 흰자위가 새빨갛게 되었다. 

우연히 거울을 봤다가(내가 이래서 거울을 자주 안 본다.) 눈을 보고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병원에서는 혈압이 높거나 힘을 너무 세게 줬거나 스트레스나 피로로 그럴 수 있다고 한다. 2주일이면 피가 다 삭는다는데, 원하면 약으로 안구 속의 피를 삭힐 수도 있다고 한다. 요즘 젖을 떼느라 식혜를 먹으며 젖을 삭히는 중인데, 이제는 피까지 삭혀야 하나! 

아무튼 모유수유 중이니 약먹지 말고 그냥 두는 건 어떻겠느냐는 의사 선생님 말씀에 그러기로 했다. 특별히 외출할 일도 없고, 내 눈에 고인 핏물에 남들이 놀라거나 말거나... ㅜ.ㅜ 아무튼 우울하다. 

오늘 암웨이에서 좋다고 소문난 카로틴 뭐시깽이하는 약을 샀다. 그걸 먹으면 눈에서 힘이 난다나 어쩐다나. 안구에서 레이저 빔까지 나올 필요는 없고, 다시는 이런 흉한 일만 겪지 않으면 좋겠다. 그냥 오기 뭐해서 방부제 안 들어간 인공눈물을 처방받아 왔는데, 창가에 뒀더니 눈에 넣으면 시원하다.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애까지 낳아서 그런지 몸이 예전같지 않다. 원래도 골골했지만 요즘 특히 더 골골하니 우울하다. 무릎도 가끔 시큰거린다. 몸살도 지난 가을부터 지금까지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전에는 한 번 크게 앓으면 골골하면서도 일 년은 무사히 나곤 했는데, 죽도록 끙끙 앓은 적이 서너번은 된 것 같다. 그것도 반 년 동안. 올해는 건강에 신경 쓰면서 살자고 했는데, 정초부터 눈이 이렇게 되니 의욕이 팍 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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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금 내가 작업한 책에 다른 사람 이름이 올라간 있는 걸 봤다. 두 권짜리라 1권 역자 이름이 2권에도 따라 들어갔나 보다. 책에는 내 이름이 나와 있으니 상관없지만, 불쾌하다.  

작년 이맘 때는 정반대의 경우 때문에 분통이 터졌었는데... 그 때는 인터넷 서점에는 내 이름이 올라 있고, 책에는 시리즈의 이전 책을 번역한 역자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출판사에 전화해서 이야기를 해서 수정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수정한 책을 한 권이라도 보내줄 줄 알았는데, 꿩 구어먹은 소식이다. 할 수 없이 증정본들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판에도 불구하고 방구석에서 썩고 있다.  

2. 새해 들어 영성 관련 서적을 몇 권이나 검토를 하게 되었다. 전에는 이런 책 다 허접하다고 싫어했는데, 작년 한 해 이런저런 일들을 워낙 폭풍처럼 겪다보니 달리 보인다. 그래서 사람은 장담을 하면 안 되는 건가 보다. 내가 이런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좋은 구절을 옮겨 적고 할 날이 올 줄이야. 

지금 디팍 초프라의 책을 보고 있다. 행복에 관한 책인데, 그 책에는 인간이 기억하고 상상할 수 있어서 더 고통스럽다는 구절이 나온다. 어떤 개를 발로 차고 10년 후에 그 개를 다시 만난다고 하자. 개는 내게 차인 기억을 떠올리며 으르렁거릴 수 있다. 하지만 사람과 달리 개는 10년 동안 그 기억을 곱씹으며 복수를 다짐하지는 않는다. 지금 내 상황을 알고서 쓴 것 같다. 지금 서럽고 분하고 억울한 기억 때문에 많이 힘든데, 이 구절을 본 순간 그 기억을 날려 버릴 수는 없지만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과연 이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그 사람들을 용서하고 나도 용서를 구할 수 있을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내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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