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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ㅣ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인류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 것인가?
인류의 역사에 대해 다룬 책들이 많은데 얼마전 읽은 [총,균,쇠]에 이어 연속적으로 같은 주제의 책을 읽었다. 생물학적으로 하나의 종으로서의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는지, 사피엔스가 지구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인류가 창조해낸 것들, 그리고 사피엔스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그리고 과학혁명이라는 세가지의 큰 변곡점을 중심축으로 인류 발전의 촉매제가 된 불, 뒷담화, 종교, 화폐, 정치체제 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총균쇠를 읽으면서도 느낀 것이었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생태적으로 인류의 등장이 큰 재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는 스스로를 제외한 다른 모든 종들과 공존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삶의 가치에 대해, 도덕과 윤리, 선과 악, 정의에 대하여 가타부타 수많은 토론과 논쟁을 벌여왔지만 결정적으로 그 모든 것이 인간이 상상 속에 만들어낸 허상일 수 있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허탈해지기도 한다.
자본주의에 대한 대목에서, "농업혁명과 마찬가지로 현대 경제의 성장은 거대한 사기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인류와 세계경제는 성장을 거듭했을지라도 기아와 궁핍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더욱 많아졌는지도 모른다. 자본주의는 이 같은 비판에 두가지 대답을 가지고 있다. 첫째, 자본주의는 오직 자본주의자만이 운영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했다.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려했던 유일하게 진지한 시도는 공산주의였으나, 그것은 거의 모든 면에서 자본주의보다 훨씬 나빴기 때문에 다시 시도해 볼 배짱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두번째 대답은 우리가 인내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자들은 천국이 눈 앞에 와 있다고 약속한다.(...)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파이가 좀 더 커지도록 놔두면, 모두에게 좀 더 두꺼운 조각이 돌아갈 것이다." 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저성장과 경기침체를 보면서 자본주의가 위기의 시대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조금만 더 인내하고 기다리면 두꺼운 조각의 피자를 받게될 것인지 나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이제 인류는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존재에서 스스로 지적인 설계자가 되려고 하고 있다. 스스로 다른 종류의 존재로 업그레이드하는 과학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고 언젠가는 스스로 창조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반대로 매트릭스에서 처럼 스스로가 창조한 것들에 지배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앨런 머스크가 현 세대안에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키겠다고 공언했다고 하는데 그 기사를 보면서 스스로 망가뜨리고 소모해버린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려고 하는 인류의 모습이 마치 수렵시대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간 사피엔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