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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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의 고래를 소개한 팟캐스트를 우연히 찾아 듣게 되었다. 상당히 독특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형식적으로도 그렇고 내용적으로도 그랬다. 약간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의 느낌도 묻어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고래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금복이 생선장수를 따라 바닷가 작은 도시에 도착했을 때 처음 보았던 그 큰 고래는 금복의 이상향이었을 지 모르겠다. 현실적이지 않은 거대한 몸집의 동물을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거친 그녀의 현실적인 삶으로 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아직 고래를 직접 본 적은 없고 거대한 흰수염고래 옆에서 헤엄치는 다이버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사진 속에서 느낀 것은 인간의 보잘것없음과 평화, 그리고 이상향이었다. 고래의 이미지는 '이상향'을 떠오르게 한다. 작가의 고래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인간들이 가진 꿈과 이상향이라고 생각한다. 금복이 불모의 땅 평대에 큰 도시를 일으키고 고래모양의 극장을 짓고 그 속에서 죽는 장면에서, 몸집이 비정상적으로 큰 춘희가 코끼리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장면에서 나는 그렇게 느꼈다.

내가 머릿 속으로 그리고 있는 고래는 과연 고래가 맞는 것인가?
사람들은 각자의 고래를 그려보겠지만 모두 다 제각각일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래를 본 적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그린 고래가 다른 사람들은 공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내가 그린 고래가 반드시 다른 사람들이 그린 고래와 같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는 어슷 비슷하게 그리며 살고 있다고 맏으려 한다. 불안하지 않기 위해서..

나의 고래는 어디에 있는가? 
고래를 찾아 떠나는 영화가 있었다. 고래사냥.. 자 떠나자 고래잡으러~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아직도 가지고 있기를..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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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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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 것인가?

인류의 역사에 대해 다룬 책들이 많은데 얼마전 읽은 [총,균,쇠]에 이어 연속적으로 같은 주제의 책을 읽었다. 생물학적으로 하나의 종으로서의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는지, 사피엔스가 지구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인류가 창조해낸 것들, 그리고 사피엔스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그리고 과학혁명이라는 세가지의 큰 변곡점을 중심축으로 인류 발전의 촉매제가 된 불, 뒷담화, 종교, 화폐, 정치체제 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총균쇠를 읽으면서도 느낀 것이었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생태적으로 인류의 등장이 큰 재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는 스스로를 제외한 다른 모든 종들과 공존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삶의 가치에 대해, 도덕과 윤리, 선과 악, 정의에 대하여 가타부타 수많은 토론과 논쟁을 벌여왔지만 결정적으로 그 모든 것이 인간이 상상 속에 만들어낸 허상일 수 있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허탈해지기도 한다.


자본주의에 대한 대목에서, "농업혁명과 마찬가지로 현대 경제의 성장은 거대한 사기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인류와 세계경제는 성장을 거듭했을지라도 기아와 궁핍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더욱 많아졌는지도 모른다. 자본주의는 이 같은 비판에 두가지 대답을 가지고 있다. 첫째, 자본주의는 오직 자본주의자만이 운영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했다.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려했던 유일하게 진지한 시도는 공산주의였으나, 그것은 거의 모든 면에서 자본주의보다 훨씬 나빴기 때문에 다시 시도해 볼 배짱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두번째 대답은 우리가 인내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자들은 천국이 눈 앞에 와 있다고 약속한다.(...)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파이가 좀 더 커지도록 놔두면, 모두에게 좀 더 두꺼운 조각이 돌아갈 것이다." 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저성장과 경기침체를 보면서 자본주의가 위기의 시대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조금만 더 인내하고 기다리면 두꺼운 조각의 피자를 받게될 것인지 나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이제 인류는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존재에서 스스로 지적인 설계자가 되려고 하고 있다. 스스로 다른 종류의 존재로 업그레이드하는 과학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고 언젠가는 스스로 창조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반대로 매트릭스에서 처럼 스스로가 창조한 것들에 지배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앨런 머스크가 현 세대안에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키겠다고 공언했다고 하는데 그 기사를 보면서 스스로 망가뜨리고 소모해버린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려고 하는 인류의 모습이 마치 수렵시대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간 사피엔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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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쇼 라즈니쉬가 전하는 삶의 연금술
오쇼 라즈니쉬 지음, 나혜목 옮김 / 큰나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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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단한 삶에 위로가 되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일 것이다. 더구나 세상에 이름난 구루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명상집을 통해 구루의 가르침을 간접 체험하기를 원한다면, 그 책은 한번 읽고 지나갈 책이 아니라 늘 곁에 두고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책을 읽다보면 내가 처한 상황이 이입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점점 부끄러워지고 급기야는 도무지 실천 불가능할 것이라는 패배감에 짜증을 내면서 책장을 후딱후딱 넘기는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 책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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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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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이 너무 두꺼웠다. 가뜩이나 책읽는 속도가 느린데다가 집중력의 지속 시간이 짧은 나에게는 시작하는 것이 엄두가 안났다. 분명 한 달 이상을 끌다가 결국 앞쪽의 내용이 전혀 기억에 남지 않을 때 쯤 책을 덮게될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1년 넘도록 읽고싶은 책 목록에 유령처럼 남아있었다. 막상 책을 열고 보니 방대한 양에 비해 전체적인 주제는 상당히 심플했고 다양한 접근방법과 사례들로 동일한 주장이 반복되어 주제를 잃지도 않았다.

이 책은 인류 문명의 발전과정에서 지역간, 문명간 불균형이 어떻게 발생하였는 지에 대하여 고찰한 책인데, 나는 주제에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인류의 역사는 우연의 역사이고 파괴의 역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류가 지구 곳곳으로 퍼져 나가면서 지구의 불행이 시작된 것 아닐까? 수렵유목에서 농경정주로 생활 양식이 바뀌고 그로인해 잉여 식량을통해 인구가 증가하고, 집단화 계층화된 인간 사회는 국가를 형성하기에 이르고 곧 정복과 파괴의 역사가 가속화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열위한 환경에 노출된 문명이 도태되고 멸종되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지구의 나이가 50 억년인데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등장이 4만년, 문명이라는 것이 발상된 것이 겨우 5천년이니 인류는 정말 어마어마어마한 속도로 지구를 소비하고 있다. 700만년전 부터 시작된 인류의 유랑은 이제 지구를 넘어 우주의 어딘가로(아마도 화성이 제일 유력해 보인다) 향하게 될 것이라는생각을 하니 우주도인류의 손에 의해 파괴되고 정복 당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은 너무 비약이 심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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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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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취사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기를 원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만약 지금 그런 선택을 한다면 십년전 또는 이십년전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될지는 알 수 없을 것 같다.

언젠가 모 증권회사에서 PB고객들을 상대로 설문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만약 인생의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내게는 무척 의외로 느껴졌는데 ‘돌아가고 싶지 않다‘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서 누구나 약간의 후회나 아쉬움 같은 것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고 삶을 바라보는 방식도 다른것인가 보다.
누군가에게 행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행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당연한 것도 누군가에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미스테리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제의 나와 내일의 나도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나 창과 방패를 함께 지니고 있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인간에게는 행복만큼 불행도 필수적인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늘 같은 분량의 행복과 불행을 누려야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이다. (...)
남은 것은 어떤 종류의 불행과 행복을 택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 뿐이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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