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축복이에요 웅진 세계그림책 243
말라 프레이지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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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빛이 모두의 인생에 있기를 바라는 듯한 표지

칼데콧아너상 수상자 말라 프레이지가

코로나로

생각지도 못한 오랜 시간을 단절과 외로움으로 보내야 했던

우리들에게 전하는 깊은 위로가 느껴졌다.


일상이 소중했음을 일깨우고

주어진 삶의 평범함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무거운 슬픔과 고통에 위로를 건네고 함께하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는 걸 다시금 이야기 한다.

잊혀진듯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잊혀져서는 안되는 것들에 대하여.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일들을 이야기 하게 되었는데


-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말이야,

- 우리 아빠는 울보인가봐, 책 읽다가 울어.

- 지금까지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어?

- 좋아서 울어본 적 있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인생 그래프가 하나 나올 듯도!!

(2학년 성장 일지 만들 때 같이 하면 재미있겠답)



오늘 저녁엔 아이와 함께 앉아서

책 장 한 장씩 넘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겠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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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마법사 ㉠ :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 가느다란 마법사
김혜진 지음, 모차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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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번 길다.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

그렇지만 몇 번 소리내어 읽다가 눈치를 채버렸다. (이런이런)

가나다라 마바사, 아자차카 타파하

유치원 다닐 때 네모칸 노트에 '마요네즈'를 열 번씩 쓰던 날이 생각났다.

지금처럼 더운 여름이었는데, 유치원 끝나고 집에 와서

마루에 엎어져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숙제를 했다.

'마요네즈'를 소리 내면서 '예쁘'고, '또박또박' 쓰는 것이 숙제였는데

(마..가 시작된 날이었으니 한글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거다 분명 ㅎㅎ)

마..

요..

네..

즈..

마.

요.

네.

즈.

를 썼는데, 손이 너무 아팠다. 그러다 알아버렸다.

마마마마마마

요요요요요요

네네네네네네

즈즈즈즈즈즈

를 쓰는 것이 훨씬 빠르고 예쁘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이런이런)

내 한글 공부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차'부터였다.

차카타파하의 순서가 문제였다.

낱자는 다 읽을 수 있는데

차카타파하는 발음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 또 머리를 써버렸다.

자(동)차

(차는) 카

카(car는) 타

(타니까 기분 좋아) 파하(하하하)

정말이지 하하핳하하하ㅏ하하, 나는 못말리는 잔머리꾼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비법을 진짜 비밀인냥 이야기 하면서 웃곤 했는데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건 아니었나보다 ^^;

덕분에 아이들이 가부터 하까지 훨씬 재미있게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마법을 배우고 싶던 아이는

길을 잃고 헤매다 마법 학교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가느다란 마법을 하게 된다.

가느다란 마법은 결코 가느다랗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가느다란 마법사는 마법 학교를 졸업해 세상으로 나온다.

그리고 1학년 교실 앞에서만 노는 참새를 만난다.

"가나다라마바사? 다인이 가나다라마바사야? 나 그거 아는데! 배웠지, 배웠어!"

...

"가나다라마바사가 아니라 가느다란 마법사예요."

(p.37)

참새들이 가느다란 마법사를 이끈 곳은 향나무가 있는 집이었다.

참새들이 모이고 쉬기 적당한 이 집 향나무가 이상하리만치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알게 된 먼지뭉치의 소망.

가느다란 마법사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지도를 그리기로 하지만

종이가 말을 하면서 가느다란 마법사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향나무가 커지는 건 서리 때문이었다.

봄을 보고 싶다, 봄을 이겨보고 싶다는 서리 때문에

향나무 그늘이 커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가느다란 마법사는

그의 마법이 그러하듯

서리 마음의 틈을 찾아내지만, 잠시 방심한 틈에

심장까지 얼어붙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서리를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책에서 확인하시길!)

한편,

종이의 정체는 마법의 도서관에 있던

기록되었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책이었지만

짝이 있어야만 한다는 다룰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반납 되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가느다란 마법사는

참새들이 자신을 가나다라마바사 라고 부르던 말을 생각해내고

종이는 비로소

아자차카타파하.. 아니

아주 착한 타파하

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읽는 내내

마법사는 여자인가, 남자인가

이름은 무엇일까,

왜 하필 서리였을까, (올라프처럼 눈사람도 괜찮지 않을까 - 뜨거운거 차가운거 한데 담아도~♬)

우리끼리 의견이 분분했다.


우리 집 토끼들은 이 책을 함께 읽고 '당당'에도 참여했다.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토끼 두마리 ㅎㅎ

  • 부족하고 모자라 보이는 점들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언젠가 해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누구도 쓴 적 없고 주목한 적 없는 가느다란 마법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보잘것 없어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마법, 강력하고 대단하지 않지만 가느다란 마법사에게 꼭 맞고, 세상에 필요한 마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긴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내가 타파하였다면 사람이 될 방법을 찾아 지상 최강 마법사가 되었을 거다. ㅎㅎㅎ(6학년)

  • 작가님은 아주 긴 책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이들과 남편의 아이디어에서 왔다고 했다. 신기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법사가 서리의 틈을 발견해냈던 장면이다. 마음을 흔드는 틈을 찾아내는 능력이라니, 가느다란 마법은 사실 엄청나게 강력한 마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님은 답이 없다고 했지만 나는 마법사가 남자인 것 같다. 너무 재미있고, 인상 깊은 만남이었다. (4학년)

같은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을 같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혼자서 읽을 때보다 감정이 증폭되고,

혼자만 생각할 때보다 다양하고 길이가 더해진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뜨끔하기도 하다.

책으로 가족이 함께 이야기 나누는 기회가 더 늘어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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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꿈이는 똥파리 학교종이 땡땡땡 14
김가을 지음, 전금자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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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날꿈이는 비록 파리로 태어났지만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착한 마음을 가졌다.

아무 잘못이 없지만 겉모습만으로 멸시받고 천대받아야 하는 파리이지만

다른 파리들과는 달리 남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고,

개미를 도와 알을 구하면서 자기의 꿈을 키워나가게 된다.

파리가 다른 곤충을 돕는다는 설정이 조금은 억지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보잘것 없고, 무시 받던 이도

나름의 기여를 꿈꾸고 있다는 점,

겉모습만으로 가능성까지 판단하지 말라는 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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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성 : 백 년이 넘은 식당 - 2023 뉴베리 아너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리사 이 지음, 송섬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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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는 엄마와 함께 라스트찬스로 향한다.

오마(할머니)와 오파(할아버지)가 오랫동안 해오던 식당 황금성이 있는 곳.

할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내린 결정이었다.

메이지에게 이번 여름은 길 것 같았다.

메이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사랑하고, 두 분 역시 메이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지만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는 무언가 어색하기만 하다.

메이지는 오파를 돌보면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러키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오파와 오마에게 이곳 황금성이 가진 의미를 알게 된다.

백여년 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러키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와

이민자로 살아 남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던 인생사를 들으며

메이지는 황금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오파가 그간,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자신이 겪었던 차별과 혐오의 아픔을

앞으로의 동족들이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조용히 돕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겉모습으로는 화해와 연대를 말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명망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메이지는 오파와 카드를 하며 사람을 읽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포춘쿠키 속에 상대를 위로하는 문장을 넣는다.

엄마와 오마의 화해를 위해 이야기를 전하고,

종이 아들의 후손들에 관한 정보를 모으던 중,

황금성을 지키던 나무동상 곰(버드)이 사라지고

중국인 혐오 메시지가 현장에 남는다.

메이지는 부당함에 맞서기로 하고,

라스트 찬스에서

라스트 찬스(마지막 기회)를 찾는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과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 생각났다.

낯선 땅에서 이인으로 삶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은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 차별과 혐오의 시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의 지금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차별받았지만 내가 아닌 누군가를 차별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사는 것이 고통임을 알면서도 다른 누군가를 혐오하는 우리

<같이 삽시다 쫌!>에서처럼

폭탄 돌리기 - 비둘기가 사라지고나니 길고양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식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텐데 말이다.

오파가 눈을 감으면서 한 세대가 또 저문다.

메이지는 라스트찬스에서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고,

많은 것이 달라짐을 느낀다.

혐오를 이겨내는 메이지와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겉모습에 숨겨진 진실의 이야기

<황금성: 백 년이 넘은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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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도 달린다 사계절 중학년문고 39
황지영 지음, 최민지 그림 / 사계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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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동화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짧아서 기억에도 잘 남지 않고, 

그간 읽은 동화집 중에 좋았던 책이 손에 꼽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학교 꼬꼬마들과 동화집을 쓴다. 내 역할은 대장님.. 아아, 편집장이니

말이 안되는 상황이긴 하다 ㅎㅎ)



그런데 

<달팽이도 달린다>는 달랐다. 

(초성의 라임이 기가 막히게 떨어진다.. ㅎㅎ)

한 편 한 편 

작가가 얼마나 공들여 생각하고 썼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아이들을 잘 아는 동화 작가님을 만난 듯 하여 좋았다. 



다섯 편 모두 

아이들의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소소한 사건들이 주를 이루는데

사실은 굵직굵직한 한 마디와 핵심어가 자리잡고 있었다. 

늘 말하지만 

글이나 사건이 너무 어려우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 어렵다. 

텍스트 이해가 덜 되었는데 

생각이랄게 있냔 말이다.

 

<달팽이도 달린다>는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쓰여진 이야기였지만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고, 

내 생각을 바꾸어 가기에 좋은 것들이었다. 



이번에도 두 토끼는 '당당'에 참여했다. 

(당당과 책읽는 가족 책이 겹치니 좋기도 한데, 

안 좋기도 하다... ← 이거 엄마 욕심입니다.. 어머니.. 욕심이에요.ㅎㅎ

무슨 말인고 하니.. 책이 겹치니 

일단 두 권의 책이 ㅎㅎ 확보(?)되고,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고 

가족들과도 생각을 또 한 번 나누면서 생각이 커진다. 

어린이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까지도 비교해보는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ㅠ 요래요래 두 권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거...? 

↑ 써놓고 다시 봐도 이거 분명 엄마 욕심이다. ㅎㅎㅎ 엄마 욕심쟁이네.. ㅠ )



6학년 큰 아이는 수학여행 일정과 겹쳐서

-출발하는 날 아침까지만 해도 수학여행지에서 꼭 줌에 들어갈거라고 했지만

당일 레크레이션 시간.. ㅎㅎㅎㅎ 무대위에서 노래하고 계셨다는 후문.. ㅎㅎ

작가와의 만남은 참여하지 못했고, 

4학년 둘째만 황지영 작가님과 당당이들을 만나는 호사를 누렸다. 




나는 <달팽이도 달린다>에서 '달팽이도 달린다'가 가장 인상 깊었다. 진형이는 학교에서 반려00에 대해 소개하는 활동에서 달팽이를 키운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챈 다민이 앞에서 자꾸만 곤란해 진다. 사실 진형이는 달팽이를 키운다고 했지만, 엄마가 키우기 때문이다. 진형이는 달팽이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다민이와 함께 달팽이의 진짜 모습에 대해 알아가는 게 따뜻하고 좋았다. (4학년)



나는 '땡땡님을 초대합니다'가 인상적이었다. 나도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한 적이 있다. 송언 선생님이랑 이야기도 나누고 이안 선생님이랑 그림도 같이 그렸다. 독서체험 행사라고 해서 간 거였는데, 작가님이 책 속에서만 사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 (사실 살아 계신다는 데 충격을 받았었더랬다) 만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었다. 이야기에 나오는 희석이는 희망이 없는 아이 같았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교실에서 소외된 아이 말이다. 희석이는 주완이의 도움을 받아 땡땡 작가님께 초대 이메일을 보낸다. 처음에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처럼 보였다. 아무도 희석이의 희망 따위엔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주완이와 보이지 않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희석이의 희망이 지켜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희망이 없을 것만 같았는데, 그 희망을 지켜준 사람들의 마음이 고마웠다. 나도 누군가의 희망을 지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6학년) 



하리에게 이야기 하는 지현이의 담담한 말에는

슬픔과 화가 녹아있다. 

바닷가에서 잡은 복어를 데리고 놀다 두고 오는데 

그 복어가 또 다른 아이의 손에서 장난감이 되는 모습을 본 승재와 내 발걸음은 무겁다.

다리가 불편한 미주는 핼러윈 날 좀비가 되고, 

지나친 친절을 베풀어 준 친구 유진이에게 솔직한 자기 마음을 털어 놓는다.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아니, 읽고 나서 생각할 수록 무거운 주제들이 떠오른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일들이 

얼마나 상처가 될 수 있는지 

그냥 지나친 일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각 편별로 

이야기 할 거리가 많아서 

3-6학년 토의토론 주제서로도 적당할 것 같다. 



p.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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