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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이희인 지음 / 홍익 / 2019년 2월
평점 :
톨스토이는 거의 20년만에 내게 왔다. 처음엔 제목에 끌렸다. 인생이라니. 정말로 위대한 말 아닌가. 게다가 거장 톨스토이가 주제다. 당연히 봐야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다. 어릴 때 톨스토이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만 유명했었지, 그의 저서는 기억도 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 그날도 역시나 서점에 갔다. 그때의 난 만화책을 사서 모으는 취미를 가진 어린아이였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톨스토이가 떠올랐다. 태어나 처음으로 <톨스토이 단편선>을 초등학생때 구매했다. 왜그랬는진 아직도 모르겠다. 초등학생이 톨스토이라니. 요즈음 정보를 어디서나 공유할 수 있는 이런 세상에서는 초등학생에게 톨스토이는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옛날엔 동화책만 읽어도 칭찬받던 시대였다. 그때의 난 거금을 주고 산 돈이 아까워서인지, 아주 열심히 읽었다. 당연히 초등학생 수준엔 어려운 내용이었고, 별로 재미도 없었다. 기독교가 아닌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읽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기독교적인 요소를 담은 내용이어서 기독교가 아닌 나에겐 흥미가 없었다. 그래도 끝까지 읽었지만 무슨 내용이었는지 특징적인게 좁혀지지않아 기억이 잘 안난다. 그냥 읽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던 시절이었다.
작가가 언급을 많이했던 <안나 카레니나>. 유명한 것은 당연히 안다. 하지만 그것도 이름뿐이다. 안나 카레니나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처음부터 중점적인 내용으로 자리잡은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 이해하기가 난감했다. 줄거리가 정말 많이 나열되어 있기에 그냥 열심히 읽었다. 읽으면 이 작가의 의도를 알아낼수도 있겠다는 생각하에.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은 따로 있었다.
첫째. 책의 구성은 7가지 주제별로 다루었다. 그리고 각 단락마다 짧고 말하고 싶은 내용이 확고하다. 어떤 것은 주제가 짧고 그 주제에 대한 내용이 너무 길어서 도대체 이 주제가 언제 끝날지 가늠이 없고 지루했었다. 하지만 간결하니 짧게 구성되어 있기에 보기가 편했다.
두 번째. 물론 줄거리가 너무 많은 것이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에겐 버거운 면이긴 하다. 하지만, 그만큼 줄거리에대해 얘기해주고 또한 지식도 쌓을 수 있으니 좋았다. 굳이 다른 책을 읽지 않더라도 말이다.
세 번째. 작가의 연구. 작가는 러시아문학 전공자는 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자세한 묘사, 뚜렷한 줄거리 및 부연설명, 그리고 본인의 색채를 담아냈다. 작가가 얼마나 톨스토이에 대해 연구하고, 그를 존경하였는지 알게 해준다. 또한 그에게 존경만 표출할 뿐만 아니라 비판적인 목소리까지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였을까 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바보이반>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반갑기 까지 했다. 너무나 어린시절에 읽어 잘 생각은 안나지만 톨스토이가 지었을 줄이야. 아마 어렸을땐 알았는데 세월지나 작가가 누군지 기억이 안났을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니 초등학생때 톨스토이가 유명하다고 알았던 것 아닌가.
인상 깊었던 것을 세가지 꼽겠다.
1) 톨스토이의 길고도 놀라운 인생
- 들어가는 말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톨스토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슷한 인물이었다. 한마디로 만능박사. 못하는 것이 없었구나. 그리 오래된 인물이 아니어서 더 정감이 간다. 나도 20세기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비록 몇십년이란 세월이 차이나지만, 그래도 동시대를 살았다고 생각하니 뭔가 공통점을 찾은 것 같아 좋다.
2) 6. 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 _35.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할까?
- 공부는 평생동안 해도 끝이 없는게 답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현재도 많은 어르신들이 '문해교육'을 지향한다. 왜 그런것일까?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고 늘 사람들은 말한다. 그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때'가 늦다고 해서 그르치는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문해교육을 받는 어르신들은 당연히 그 '때'에 교육을 받지 못했던 것이 평생 한이되어 살아오셨기 때문에 죽기전에, 여유가 있을 때 아직도 배우고 싶은 갈망이 남아 있어 배우시는 분들이다. 그것은 정말 존경받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런 어르신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다. 작가는 정말 고맙게도 '파울로 코엘료'를 적당히 언급해 주었다. 당연히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연금술사>도 말이다. 연금술사를 완독 한 난, 완독은 했다지만 무엇을 내포하는지에 대해선 아직도 의문이다. 그런 영화가 있지 않은가? 결말을 정확히 알려 주지 않은 채 시청자에 상상에 맡기겠다는 애매한 결말을 가진 영화 말이다. 그것과 비슷하게 연금술사도 나에겐 그런 존재다. 그냥 그 황금은 어디 있었나? 엘도라도 같은 황금을 찾을려고 여행을 떠났지만 나중엔 결국 빈털터리가 되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는데. 알고보니 그곳이 아니던가? 솔직히 말해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고 좀 언짢았었다.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는 '삶의 교훈, 지혜'를 알려주는 것 같긴 한데 정확한 것이 뭔지 아직도 궁금하다. 하지만 그것은 위에 언급했던 영화와 마찬가지로 내가 인생을 살면서 풀어야할 숙제겠지 라 생각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해야하는 정답은 없다. 하지만 또 정말 고맙게도 작가는 공자를 많이 언급해 주었다. 내가 내린 해답은 공자의 사상과 비슷하다. 배움엔 끝이 없다.
3) 마치며_ 인공지능 시대에 톨스토이를 읽는다는 것
- "당신과 같은 시대를 살아서 행복했습니다.“ (투르게네프가 톨스토이에게 보낸 편지)
나는 앞서 톨스토이와 동시대를 살아서 좋다고 했었다. 또한 마치며 부분을 읽자마자 너무나 많은 감정들이 요동을 쳤었고, 눈시울이 붉어짐을 느꼈다. 한마디로 소름이 돋았다.
작가는 왜 하필이면, 인공지능 시대라고 표현을 했을까? 그에 대한 해답을 풀어보자면, 이미 세계는 너무나 옛날과는 현저히 다른 모습으로 발달되었다. 하지만 인간은 그대로다. 문명과 기기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간의 이성과 감성은 옛것 그대로다. 아니, 원래부터 이런 것이 인간이다. 시대가 지나도, 세월이 흘러도 거장은 거장이고 명작은 명작이다. 이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나도 투르게네프가 말한 구절에 대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나는 원래 잡학을 좋아해 작가의 팬이라던지, 그 작가의 책만 고집한다던지 이런 것은 없는 사람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한데, 그래도 그 중에 꼽자면 딱 한 사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정말정말 감사하게도! 내가 존경하고, 또한 너무나 사랑하는 작품의 주인공을 언급하여 주었다. 바로 신영복 교수다. 나에게 있어선 은인 같은 사람인데, 신영복 교수의 책을 여러번 읽고 인생이 걸린 시험에 합격하였다. 덧붙이자면, 우연이겠지만 이번에 신영복 교수의 유작을 구매했었는데,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끝 구절에 신영복 교수를 언급하니 너무나 놀라웠다.
이희인 작가님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와의 공통점, 그리고 내가 가진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배경지식이 없으면 어렵긴 하다. 하지만 본인과 작가의 생각을 나누며 공감할 수 있고 또한 톨스토이에 관한 철학적인 면모와, 그동안 여태 몰랐던 그에 대한 지식을 섭렵할 수 있기에 모든 연령층에게 추천할 도서다. 책을 선물해주신 ebook cafe 및 홍익출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