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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책읽기 - 독서, 일상다반사
가쿠타 미쓰요 지음, 조소영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16년 5월
평점 :
보통의 책읽기
일본인 소설가 가쿠타 미쓰요의 독서에세이인 이 책은 주로 소설을 소개하며 저자만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나는 소설을 즐겨 읽지 않지만 가끔 읽고 싶은 소설을 읽는다. 이 책을 읽으면 내가 읽지 않았지만 저자가 심플하게 그려내는 보통의 책읽기에서 의미있는 메시지를 발견하게 된다.
소설의 힘은 역시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모순과 환희, 그리고 읽는 이의 가슴을 초기화 시켜주어 인생에 대해 다시 해석하여 보여주는데 있다. 우리가 잊어버렸던 이야기, 추억, 자아, 정체성, 가족, 사랑,..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인간 군상들의 뒷이야기까지, 책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또한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소설속에서 위로를 받고, 분노하며, 세상을 잠시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나 자신은 어떻게 살았는지, 무엇을 생각하지 않아도 내 기억들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순간이 오면 맞춤형 장치처럼 자동으로 나를 불러내어 추악함과 그리움, 그리고 누군가를 마주하게 만든다.
책들이 살아나 저자에게 말을 거는 기적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은 간절함에 있다. 히말라야 도서관의 저자 존 우드는 인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책을 사원에 가져다 놓자 한 주에 50명은 족히 될 어린이가 아침부터 임시 도서관으로 달려왔다고 한다. 이렇듯 도서관에서는 계급, 성별, 재산의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읽기에 도서관에서 그 아이들이 배운 삶의 교육은 그 어느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이자 구원이다.
나도 오늘부터라도 하루에 몇십페이지를 목표로 두고 읽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책을 읽고 글을 쓰자. 그들의 언어들을 나의 것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야겠다. 아무튼 이 책은 기타 다른 독서책과는 다른 재미를 맛보게 해줄 것임은 분명하다.
사실 내가 모르는 소설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일본인이기에 일본 책을 소개하기에 그렇지만 번역이 안되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이 책을 보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런 소설들이 있다는 것과 마음의 상황에 따라 책읽기가 가능하며, 새로운 소설을 알려주어 기쁘기까지 하다.
책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통의 책읽기는 반가운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소설을 좋아하게 만들것이고,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소설이 주는 매력을 깨닫게 되어 그 전보다 더욱 소설책을 가깝게 두게 될 것이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읽는 다면 책을 읽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일본인 소설가가 자국의 책을 읽고 그의 편지같은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이 오히려 더 넓은 책세상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